다문화 사회의 진정한 통합
장여옥
수필가. 모란촌문학회 회원
동신대학교 강사. 조선대학원 박사과정.
지난주에는 조카의 결혼식을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갔었다. 예식장을 찾아가는 길에서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지하철 안의 풍경은 세계가 하나임을 보게 만들었다. 변화무쌍한 세계의 무대가 한국의 한 복판인 서울을 무대로 삶의 향연이 펼쳐지는 듯 하였다. 축소판으로 자리하는 세계의 서울임을 온 몸으로 감지하게 한 것이다. 나의 시선은 다양한 인종들의 모습을 바라보게 하였으며, 청각은 다양한 언어들의 혼합된 음성을 듣게 하였다. 우리사회가 다문화사회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일면 이였다. 외국인이 총인구수의 2%를 초가하면 ‘다문화사회’라고 명한다.
2009년 5월 통계에 의하면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는 110만 6,884명으로 지난해 대비 24%가 증가하였다. 이는 주민등록인구의 2.2%에 해당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결혼이주여성(러시아), 외국인(일본)교수, 이주노동자(캄보디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공통적으로 세 사람은 한국생활을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가장 컸던 어려움을 언어로 들었다. 여기에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문제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한국인들의 생활상을 예리하게 진단하였다. 길가에 함부로 버리는 쓰레기에서부터 난폭한 운전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사회적 문제점이요, 기초생활적인 문제까지를 꼬집었다.
우리사회가 다문화사회를 인정하면서 언어소통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미약하나마 도움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어소통에서 발생하는 더 큰 문제는 이주민의 자녀들이다. 특히 16세 미만의 불법체류 아동은 1만 7,000여명(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집계, 2009년 3월)에 이른다. 이들 중 90%의 아동은 정규교육에서 방치되어있다. 이러한 현실을 해결키 위해서 헌신의 노력을 하고 있는 대안학교나 교회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몇몇에 불과한 대응은 규모면에서 미비할 뿐만 아니라 수용에 한계점이 있다. 견고히 자리매김 된 국가의 정책으로 이어져야만 될 것이다. 날마다 PC게임에 방치된 아동들은 청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들이 설 자리는 어떠하겠는가? 우리나라에 과연 유익을 줄 것인가?
이주 외국인(일본) 교수는 2~3년 전부터 시, 군, 여성 회관, 문화원, 이주여성 지원센터 등에 다문화 가정 프로그램이 있지만 행사성에 그칠 뿐이라고 지적하였다. 행사가 있을 때에만 연락을 하여서 참가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실적과 선전용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여성 공무원과의 자매결연 등도 이벤트성에 그치지 않느냐고 반문을 하였다.
이러한 말을 듣고 있는 마음이 참으로 불편하고 부끄러웠다. 옆자리에 있는 친구와 수다라도 떨면 마음이 조금은 풀릴 것 같았다. 그런데 옆자리의 친구가 중국인(조선족) 이여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한국인으로서 그들에게 미안할 뿐 이였다.
우리나라의 현대역사를 밝혔던 중심에는 해외로의 진출을 들 수 있다. 좀더 잘살아 보기 위한 꿈을 안고 해외로 진출을 하였었다.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갔던 여성들, 그 후 독일로 떠났던 광부와 간호사들, 중동지역에서 피땀을 흘렸던 노동력은 오늘날의 한국을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예전의 모습을 망각 한 채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이주노동자들은 우리나라의 산업전선을 성장토록 돕고 있다. 그들이 없는 3D산업업종은 존속할 수 가 없다. 그렇다면 한국의 경제를 그들이 1차적으로 담당하고 있음이 확실하다. 그들이 없는 사회 발전이 있을 수가 없으며, 그들이 없는 경제력 또한 상상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그러한 그들을 진정한 다문화 사회의 구성원으로 껴안지 않는다면, 내일의 한국사회는 암울할 뿐이다.
이제는 군림하는 자세에서 ‘너와 나의 공존’의 자세로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다문화사회로의 현실에서 다방면에 걸쳐 통합(統合)사회를 거론하고 있다. 법무부에서는 통합을 다문화정책의 화두로 내걸고 있다. 통합은 다민족 사회인 미국과 캐나다에서 주류적인 백인과 더불어 소수민족(흑인, 아시안, 인디언, 멕시칸 등) 을 병존 발전시켜가자는 의미로 통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통합은 한국의 사회를 다문화 구성원들에게 빨리 적응시키고, 그들을 내재적 가치로 만들어 함께 가자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즉, 외모는 다를지라도 내면은 한국 사람으로 만들자는 同化(동화)의 의미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문화 구성원이 지니고 들어온 그들의 고유문화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의 문화를 한국문화로 대체시키려는 것이다. 즉, 동화정책은 “나는 변할 필요가 없고 너는 변해야 한다”는 종교사상을 반영한다.
나로부터 시작하여 다문화사회인 우리가 함께 고민하여 풀어가야 할 국가적 과제이다. 물론 정책적으로 정부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근시안적이며 미세할 뿐이다.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가장 인도적인 정책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 것이다. 이상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한국사회는 아노미에 빠질 것이며, 우리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전망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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