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깊이 병들어가고 있습니다…⑴
요즘 세상이 하도 어수선하니 서로 믿고 더불어 사는 세상이 그립다고 느끼며 2천 년 전쯤에 쓴 ‘공자’맹자’노자’장자’순자’논어’명심보감’서양의 ‘소크라테스’등 우리가 사는 진실한 세상 삶의 도리를 쓴 성인 분들의 유교적 책들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 고을신문에 연재중인 ‘송 영우’선생의 공자 말씀에 이어 장자이야기 등에서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글 내용을 많이 읽으며 더욱 현실사회와 비교되는 실상을 개탄 해 볼 뿐입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 사회가 너무 피폐되고 기준조차 없는 세상에 오늘날 눈만 뜨면 보고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도리로 과연 저럴 수 가 있을까? 라는 막가파세상으로 치닫고 있어 사는 기준조차 무시해 버리니까 사는 게 힘들어 지는 게지요. 참으로 우리나라가 어느 때보다도 더 깊이 병들어 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유교사상(儒敎思想)을 다시 공부하는 이유는 유교가 이 세상에서 유토피아를 이루려는 사상이기 때문에 제일 큰 목적은 세상 사람이 너, 나 없이 다함께 더불어 깨끗하게 살자는 세상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학교 같은 배우는 신선한 장소에서 ‘왕따’를 당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의미의 공부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답게 서로 의지하며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교훈입니다. 그러므로 종교학적으로 말하자면, 유교의 근본정신은 ‘극기복례(克己復禮)’입니다. 극기복례란 뜻은 나 자신을 이겨내며 남과 더불어 예의(禮儀)지키며 사는 세상을 뜻합니다.
필자는 마음이 심산할 때는 가끔 이런 책을 많이 읽거나 특히 중국의 시인 도연명(陶淵明)(365~427)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시 구절을 자주 읽어 봅니다. ”모든 것이 끝난다, 우리 인간에게는/ 그렇게도 적은 시간이 허용되어 있을 뿐/ 그러니 마음 내키는 대로 살자, 애를 써서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재물에 욕심이 없다, 천국에 대한 기대도 없다/ 청명한 날 혼자서 산책을 하고 등나무로 만든 지팡이를 끌고 동산에 올라 오랫동안 휘파람을 불고 맑은 냇가에서 시를 짓고/ 이렇게 마지막 귀향할 때 까지 하늘의 명을 달게 받으며 타고난 복을 누리리라/ 거기에 무슨 의문이 있겠는가?
이상의 글을 읽고 나면 우선 필자도 세상살이를 한사코 아옹다옹 사느니 보다 차라리 편한 마음이 들어 이 나이에 집사람과 다 잊고 훌훌 기차 여행을 자주 즐기고 돌아오면서 차창에 펼쳐진 푸르른 녹색 자연을 보며 생각하기를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제국주의는 언젠가 망하고, 선비정신을 되새기고 익히고 평화의 시대가 오면 우리 사회는 신뢰와 안정을 추구(追求)하게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그것은 우리 인간들이 누구나 죄 많은 죄인이 이 세상에서 탈피되어 바르게 살고자하는 선비정신의 유전자가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사는 밖을 한번 돌아다보면 정말 구역질이 날 지경입니다. 필자가 어린 시절 자랐던 반세기 전 때는 이웃을 알고 예절이나 인사성이 있었으며 이웃과 제사 음식도 늘어진 담장 넘어 호박넝쿨 인심마냥 나눠먹고 정(情)이 넘치게 살아왔는데, 지금 세상은 비들기통 같은 아파트에서 숨통 막히게 문들을 이중 삼중 꽁꽁 잠그고 살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가? 얼굴조차도 모르게 살아갑니다. 살벌한 인심 속에 자기 가진 게 없으면 그저 죽는 세상이지요. 옆집에 누가 죽어도 몇 날이 지나서야 죽은 시체로 발견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 사회가 너 나 없이 깊이 병(病)들어 하루를 살아가기가 허겁지겁 누구에게 호소조차도 못하고 빈부의 격차 속에 어쩔 수 없이 즐기며 살기는커녕 내 목숨이 끌려서 사는 날까지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요즘 사람들의 얼굴 모습들을 찬찬이 들여다 보면 웃는 모습을 찾을 길 없고, 서민들이 사는 시장에 나가보면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없는 사람들은 하루살이 호구지책을 위해 다만 몇 푼이라도 값을 깎으려고 실랑이를 벌리나, 있는 집 사람들은 대형 마트에서 몽땅 사서 끌고나가 차 트렁크에 싣고 가는 세상입니다.
인륜도덕(人倫道德)이란 어느 시대 있었던 말이던가? 젊은 친구들은 알지조차 못합니다. 그게 뭐 필요한 세상이냐는 데는 할 말이 없습니다. 어른들에게 담배 불 붙이게 라이타 좀 달라고 해 주지 않으면 칼로 찌르는 세상이 돼 버렸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같이 놀던 친구를 자기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폭행한 후 구덕을 파 산 친구를 생매장시키는 끔직한 세상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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