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千年의 한지공예
천년 비색의 청자를 만나다
이레공방 김인숙(58) 한지공예작가
이주 여성 및 저소득 가정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 몫 단단히
내년 전국 전통공예대전 계획 세워 1천 명 출품 예상
한지 패널 및 도자기 도판 삽입된 한지 패널 그 제조방법 특허 출원 2
1996 대학민국 꽃 박람회 공예부문 초대전(리츠칼튼 호텔)
1996 한국 플라워 디자인 협회 작품전(조선호텔)
1995 WFC 제3회 세계 플라워 초대전
1994 개인전(덕원 미술관)
1993 대만지부 설립 및 대만 회원전(Kaoshiung, Taiwan)
1991 회원전(세종문화회관)
1989 개인전(Rio De Janeiro,Brazil)
저서 : 지점토작품집(1994)
전남 공예협동조합 이레 공예회 회장(강진군 칠량면 영동리 1068-9)
(사) 한국 플라워 디자인 협회 예장예술 공예회 회장 역임
분당 세반문화센터 원장 역임
한지공예는 닥나무를 원료로 전통기법에 의해 만든 한지에 천연재료로 여러 가지 색을 물들인 후 그것을 가지고 반짇고리, 예단함, 보석함 등 삼합 상자 등과 애기장, 이층장, 머리장, 삼층장, 반다지, 책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용품을 만들 수 있다. 오동나무나 미송 등으로 만든 골격에 창호지로 초배를 한 후 색지를 바르고 문양을 오려 어울리는 색으로 배접한 다음 테를 돌려 마무리하고 묽은 풀칠을 해 준 다음 건조가 완벽하게 되면 락가칠을 해 주는 것이 순서이다.
한지공예는 담백하면서도 문양을 통해 화려한 멋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재질이 포근하고 가볍고 단단해서 최근 외국인들에게도 크게 호감을 사고 있다.
이 같은 한지공예가 시나브로 강진에서 열풍 예감을 느끼게 하고 있어 자못 고무를 느끼게 하고 있다. 이미 2008년 강진청자축제 때 한지청자등이 축제장에서 큰 인기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그 시초이기도 하다. 당시 김정식 청자축제팀장의 권유로 2008마리의 학이 새겨진 청자등을 12개 만들어 축제장의 밤을 밝혔던 것이 결국 강진과 한지공예, 한지와 청자의 만남, 그 시작이었던 것이다.
그 주인공이 바로 칠량면 영동리 1068-9에 자리 잡고 있는 이레공방 김인숙 한지공예작가이다.
“한지공예는 질기는 것은 물론 통풍이 잘 되는 것으로 서민층의 한 부분을 차지해 왔습니다. 선비들이 글씨를 쓰다가 공예를 조금씩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발전되어 오늘 날에 이르게 되었지만 특별히 한지공예는 스승이 없습니다. 목기, 칠기, 금속 등은 스승이 있어 연구하면서 발전해 온 것에 반해 한지공예는 이렇다할 맥이 없었고, 그러다가 해방 후부터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레공방 김인숙 작가는 이렇게 말문을 연 후 “그러나 지불(紙佛)을 만들었던 것처럼 전통이 있었고, 현대에 와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대중성은 없었던 게 사실이지만 화려하면서도 소박하고, 따뜻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한지공예이기 때문에 발전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김인숙 작가가 강진에 내려 온 것은 3년 전이다. 순서울토박이였던 김인숙 작가가 강진에 머물게 된 것은 청자 때문이었다. 청자박물관과 각 요에 전시된 청자를 보고 한 눈에 홀딱 반해버린 김인숙 작가는 아예 강진에 정착해서 청자와 한지, 한지와 청자를 접목시키고자 맘을 먹었다.
“서울에서 작품활동을 할 때 백자나 분청을 한지와 접목시키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천년비색의 청자와 한지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어떤 색상과도 잘 어울린다는 점입니다. 단아하면서도 신비적인 청자빛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진에 정착하기로 한 것입니다”
김인숙 작가는 스물세 살부터 한지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동양화를 배우기 위해 접근했다가 막상 한지에 매료를 느끼게 되었고, 한지공예를 위해 대만 등에 지부를 만들기까지 했다. 나아가 대만에 한지공예전시관을 만들었는가 하면 브라질에서는 개인전을 두 차례 갖기까지 했다.
“제가 추구하는 한지공예는 일반한지공예의 틀을 벗어나 문양을 붙이는 기법을 통해 동양화를 표현해 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동양화를 표현하는 기법을 화지공예라고 하는데 한지공예품에 화지공예를 접목시키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일입니다”
김인숙 작가의 작품에는 그래서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정감하고 편안하고 아늑하고 친밀감이 생기는 것은 그 까닭이다. 강진군청 김종열 경제발전팀장은 “지난 청자축제 때 온누비호로 청자 운반선 재현을 위해 강화도를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청자로 된 발우 8점을 전등사에 기증을 하기도 했는데, 김인숙 작가가 직접 오셔서 청자등 1억원 이상을 전등사에서 수주하는 것을 보고 매우 고무적이었다”
사실 청자도판으로 밑받침이 된 청자등 1200개가 수주되었다는 것은 한지와 청자의 만남이 얼마나 절묘했는가를 알 수 있다. 시작치고는 빠른 속도이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그 규모가 커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
“청자와 한지의 만남은 김광석 전 도서관장의 아이디어 때문입니다. 또한 그 분을 만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김광석 전 도서관장은 뭔가 청자축제 때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볼거리를 제공코자 노력했고, 이 때 김인숙 작가와의 만남이 곧 한지와 청자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그런데 청자도판을 구워주면 한지공예품을 만들 수 있고, 이것이 곧 한지와 청자와의 접목이 된다고 청자박물관 조유복씨에게 말했더니 흔쾌히 도와주셨습니다” 청자를 반드시 도자기에 국한하지 않고 공예품화 시켜서 생활에 이어지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김인숙 작가의 아이디어와 맞아떨어진 셈이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김인숙 작가는 생활 안정을 위하여 이주여성 및 저소득 가정을 위한 장기간 안정적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 14명의 이주여성교육을 20시간 실시하면서 재능이 엿보이는 사람은 계속 교육을 시켰고, 가정이 어려운 직원 네 사람을 고용해 일자리창출을 해내고 있다.
“강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청자를 생산하는 고장이므로 한지공예에 청자를 접목한 관광 상품을 만듦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지와 청자의 만남’이란 브랜드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미 유통팀과 청자박물관의 협조로 2006년부터 시제품 10여 종을 제작 주부들의 선호도 및 소비자가격을 선행 조사하였고, 강남 신세계백화점 2회, 광주 신세계백화점 3회, 서울 코엑스 전시홍보 1회, 전남 도청 전시 2회 등을 가졌습니다. 인력 확보 및 기술교육을 위해 사회복지팀과도 협의중에 있습니다”
김인숙 작가는 한지공예야말로 일자리 창출에 있어 가장 좋은 것으로 고급 기술 인력을 많이 확보했을 때 외국 수출 능력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이레공방에서 수주한 강화도 전등사의 투각무늬 청자등 1,200여 개를 제작하기 위해서도 많은 시간과 기술 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일본 무역교류단과 지난 6월 5일 일본에서 바이어 상담결과 2개 품목의 샘플을 보냈고, 현재 상담진행중이어서 발주가 될 경우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급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기업이 커질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구성원도 더 늘어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김인숙 작가의 주장이다.
한편, 김인숙 작가는 한지패널 및 그 제조방법과 도자기 도판이 삽입된 한지패널 및 그 제조방법이란 발명 명칭으로 지난 7월 말 특허출원을 했다. 쉽게 파손되지 않고 처지지 않는 한지 패널 및 그 제조방법인데, 질겨 잘 찢어지지 않는 한지의 특성에 더하여 패널의 모양 변형을 방지하고 목재나 플라스틱 재질에 비해 견고한 패널을 형성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도자기 도판 또는 청자 도판을 한지 패널 내부에 삽입하더라도 한지패널의 견고성으로 인해 용이하게 지지할 수 있는 도자기 도판이 삽입된 한지패널 및 그 제조방법에 관한 내용의 특허이다.
“특허가 통과되면 강진군에 기증해서 브랜드화 할 예정입니다. 결국 한지와 청자와의 만남은 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김인숙 작가는 하나의 간절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미 김승식 신협이사장과 전남공예조합이사장이 공동 추진위원장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전국전통공예전국대전이 그것이다. 전주시에서는 “천년의 숨결 전통문화도시와 한국 전통공예 미래의 꽃 전주를 세계로···”라는 슬로건으로 제14회를 개최할 만큼 앞서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는 것이 김인숙 작가의 속내이다. 하지만 추진위가 구성된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며 애써 기대를 하고 있는 김인숙 작가는 “제 경험으로 볼 때 1천 명 정도는 공예대전에 참가할 것”이라고 자신이 만만하다. “청자가 알려진 만큼 그런 청자와 접목한 한지공예야말로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작품으로써 가장 한국적인 것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김인숙 작가를 일컬어 김승식 신협 이사장은 “참으로 우리 강진으로써는 좋은 분이 와서 사신 것 같다. 많은 문화 예술인들이 청자와 다산, 영랑과 강진의 아름다운 자연에 반해 오셔서 그 문화예술적 영역을 넓혀간다는 것은 곧 강진발전과 연관이 될 뿐 아니라 결국 강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강진에서 한지공예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만큼 전국대전을 통해 많은 문화애호가들이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전북에서 실시하고 하고 있는 정지용문학상만 해도 많은 세월 동안 강진에서는 영랑의 고향임에도 영랑문학상을 제정하지 못했었다”면서 “비록 늦었지만 영랑시문학상을 제정해 정지용문학상 못지않은 위상을 전국적으로 가졌듯이 한지공예의 전국대전도 우리 강진에서 개최해 강진을 알리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추진위원장답게 힘주어 말했다.
“강진은 참으로 축복받은 고장임에 틀림없습니다. 뒤늦게나마 강진에서 살게 되었고 청자를 가까이하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한지공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강진을 자랑하는 김인숙 한지공예작가의 가까운 미래는 무형문화재로써 후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김인숙 한지공예작가
김인숙 작가는 항상 새로움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35년간 공예활동에 몸담아 오면서 다양한 공예를 작가 자신만의 새로운 접목을 통해 또 다른 작품세계를 늘 시도해 왔다.
이후 우리 고유의 한지를 이용한 한지공예와 천년을 이어온 비취빛 청자, 고온의 불에서 제 빛깔을 드러내는 칠보와의 접목은 작가의 다양한 경험으로 무장해 온 공예의 복합체이다. 따라서 전통공예의 맥을 이어오면서 언제나 새로운 접목을 통한 시도는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남 강진군 칠량면 영동리 1068-9 이레공방
061) 434-8049 핸드폰 010- 4707- 7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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