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기자의 현장취재>
‘타 시군 우수사업장을 찾아가 현장에서 배운다’
지난 18~19일 강진군 주요 사업부서 소관 정책위원과 함께 벤치마킹을 위한 타 시군 우수사업장 현장을 찾았다. 지역농산물 직판을 성공적으로 이끈 전북 완주군 로컬푸드 직매장, 전국 최고급 한우 브랜드 ‘장수한우’의 산지 전북 장수군 한우 유전자뱅크, 시설원예 수출에 앞장서는 김해 대동농협, 국내최초 최대규모의 유배문학관 남해 유배문학관, 산림 체험치유의 공간을 조성한 고흥 거금생태숲 등이다. 이틀간의 빽빽한 일정으로 이루어진 이번 우수사례 현장 교육을 통해 강진군은 지역농특산물 직판, 강진 한우 명품화, 화훼1번지 조성, 다산기념관 건립, 보은산 테마공원 조성의 역점 현안사업 추진에 우수한 점을 반영하키 위해 정책위원회의 역할과 역량을 제고하고 효율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1. 전북 완주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월급쟁이를 선택한 농민들....
로컬푸드 직매장이란 농업인이 농산물을 생산 수확하고 직접 포장까지 하여 직매장을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직거래 유통 허브를 말한다. 판매되는 가격 또한 농업인 스스로 결정하고 그날그날 팔다 남은 상품은 직접 회수하며 재고관리까지 직접 한다.
중간유통상에 도매로 넘기는 일반 판매구조와 달리 생산 및 유통, 판매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농업인의 자율성과 참여를 높이는 만큼 생산자는 생산품의 제값을 받을 수 있으며, 소비자는 싱싱한 제품을 유통마진 없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자는 작년 2012년도에 일본 우수농업 현장을 돌아보면서, 일본에서는 매우 활성화 되고 있는 농산물 직매장을 보았다. 일본에서는 이미 20년 전부터 농촌 고령화가 심화되어 각 지자체가 위기에 직면하게 되자 그 타개책으로 직매장이 들어서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에는 현재 17,000여개 이상의 직매장이 생겨났고 활성화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것이 이와같은 직매장이다.
완주군 용진농협은 전국 최초로 2012년 4월 27일 개장하였지만, 매우 빠른 정착을 하여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역농산물 직매장이다. 완주군은 큰 도시인 전주를 둘러싸고 있는 군이다. 그중 용진면은 작은 면이지만, 직매장이 성공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70만 인구가 사는 전주시가 바로 인근에 있기 때문이다. 직매장의 성공여부에서 도시접근성은 매우 크게 작용한다. 무작정 직거래 매장을 낸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모여든다고 생각하면 실패는 뻔하다. 그만큼 입지조건이 중요하며, 운영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성공여부가 달려있다. 일본의 경우도 농협이 운영한 직매장은 90% 성공했지만, 그 외는 90% 실패했던 사례가 있다. 농민들에게 체계적인 교육과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꾸준한 여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욕심과 의욕만 가지고 덤벼서는 쉽지 않은 것이 직매장이라는 것이 용진농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래서 의식 있는 리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본의 직매장 중 매우 빠르게 정착한 곳이 4~5년 걸렸다고 한다. 용진농협의 경우도 1년6개월간 차근차근 준비하는 기간을 거치고 농민들을 변화시키는 교육을 1년간 대대적으로 한 후 문을 열었다. 농산물 직매장의 가장 큰 변화는 농민들 스스로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원칙을 지키면서 정확하게 하는 것이다. 보통 농협 파머스마켓의 경우 지역농산물 판매장이 아니라 일반대형마트화가 된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직거래매장 운영은 쉽지 않다. 이곳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처음 매장 개설시 지역토호 세력들의 구태연연한 방법을 버리지 못해 의식개혁을 하는데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이곳 농민들은 용진농협 직매장을 통해 매주 통장에 들어오는 판매액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는 월급쟁이를 선택했고, 신뢰를 통해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이곳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의 농축산물과 가공품에는 생산자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2. 장수 한우유전자뱅크
수정란 이식을 이용한 우수혈통 보존으로 장수한우의 브랜드화 성공
한우유전자뱅크가 매우 생소한 단어로 느껴졌다. 우수한 유전자만을 골라 철저한 생산이력제를 하는 곳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첩첩산중으로 들어가자 거대한 축사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산골이어서 그런지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으며, 산길을 오를 때는 빙판이 되어있어 조심해서 걸었다. 사람도 이런 쾌적한 환경에서 살면 가지고 있던 질병도 싹쓸이 낳을 것만 같은 곳이다.
장수군 천천면 월곡리 반월 일대에 있는 유전자뱅크의 핵심사업은 이곳 관계자의 설명에서 보듯, 수정란 이식을 이용한 한우암소개량 사업이다. 따라서 장수군의 암소를 모두 바꿔보자는 의욕으로 시작하여 암소개량목적이 취지였으나 농가에서는 좋은 소를 선뜻 내놓지 않아서 애로점도 있었다는 것이다. 장수 한우유전자뱅크의 시작은 이곳 장수 장재영 군수가 40년간 축산업에 종사해온 사람이라는 것과도 연결 지어진다. 장수한우신활력사업단을 통해 2005년부터 축산박람회, 농협가축개량사업소, 안성교육원 등 전국각지에서 검증받은 우수 암소 234두의 등록우 가운데 우수유전인자 11마리를 선발 2007년 수정란 이식을 시작한 것이 신호탄이 되었다. 장수한우는 유전인자를 보존하기 위해 수정란을 동결 보존하고 소비자 선호에 따른 맞춤형 한우 생산을 한다. 생산된 우수 수정란은 선도농가를 통해 공급하며, 이를 기반으로 일반농가에까지 확충해가고 있는데, 이곳 면적은 6만2507㎡ 규모로 5만1946㎡의 넓은 초지와 자연형 시범축사, 퇴비사, 실험실, 관리사 등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우수 유전 수정란 채란 및 이식사업을 통해 장수한우의 우수혈통을 보전하여 장수의 명품한우, 장수한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또, 이곳 유전자뱅크의 궁극적 목표는 고능력 유전형질을 가진 한우밑소의 대량 생산을 통한 번식기반 조성이다. 우량형질을 지닌 한우 암소로부터 수정란을 생산하고 소실되는 고능력 암소의 유전자원을 잘 활용한다. 또 한우의 대리모를 이용해 유량 형질의 한우 증축을 생산하고 성감별을 통한 계획생산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곳 관계자는 해를 거듭하면서 좋은 소만 남겨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3, 김해 대동농협 화훼수출공동선별장
적자상황에서도 농민들 위한, 농협운영에 치중
전국 최대 화훼수출농협인 김해 대동농협에서는 경제사업으로 전국의 화훼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이곳 대동농협이 전국의 화훼수출을 주도하게 된 원인은 김해가 대규모 화훼단지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장미, 국화, 카네이션 등이 전국 생산량의 11%를 넘는 화훼단지가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곳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꽃 물량이 들어오면 우리나라 화훼사업은 위험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한중FTA가 더 걱정되는 부분이라며, 현재도 이곳 농협의 화훼경제산업은 적자상황이지만 농민들을 위해서 꾸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40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농협으로서 일반회사 같으면 벌써 도산하고 말았을 것이지만, 그나마 농협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곳 대동농협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화훼의 주수출국은 일본이 99%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에 화훼수출지는 10곳이 있지만 그중 제일 큰 수출업체가 바로 대동농협이다.
화훼선별장에는 아주머니들이 줄을 지어 수출할 꽃들을 손질하고 있었는데, 꽃이라는 것이 그저 보기만 해도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게 만들었다. 작업장 및 선별장 등을 돌아보는 동안 참석자들을 꽃을 사진에 담아보기도 하고, 아름다운 꽃들을 바라보는 표정이 무척 밝아보였다.
농협에서 수출과 내수를 저울추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농산물의 생산이 조금만 과잉되어도 가격이 폭락하게 되고 그 반대로 부족하게 되면 폭등하게 되는 현상이 매년 번갈아가며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농협이 농민들의 안정된 면에 걸쳐 경제적·사회적 서비스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역할이며, 지자체와 농협이 협력하여 농업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필수일 것이다. 대동농협하나로마트에 들어서니 관내농산물과 관외농산물을 분리하여 표시해놨는데, 소규모지만 직거래장을 개설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처럼 지역의 우수한 농산물의 유통문제는 농협과 지자체의 지속적인 중간 역할이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4. 남해 유배문학관
유배문학이 국문학에 끼친 영향,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경남 남해 남해읍에 위치한 남해 유배문학관은 전국 최초, 최대 규모답게 너른 터를 자연으로 조화시켜 편안하게 느껴졌다. 유배객이 살았던 초가집, 사씨남정기 이야기 패널, 십장생 조형물, 남해바다를 형상화한 수변공원, 삼자동산과 은행나무길 등이 조화를 이룬 야외공원은 흙길로 된 산책로로 만들어져 자연과 호흡하며 걸을 수 있게 하여 과거와 매래를 이어주는 오감의 공간으로 조성됐다. 안으로 들어서자 바깥에서 느꼈던 것보다 더 웅장한 울림이 강한 생명력을 담고 다가왔다. 권력도 부귀도 모두 빼앗긴 절망적인 삶 속에서도 문학과 예술의 꽃을 피웠던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불멸의 혼이 곳곳에 살아 있는 곳이다.
처절한 신변 속에서 형틀 또는 감옥으로 다시 유배지로 떠나야 했던 그 분들의 상황을 체험하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유배지로 압송되는 고통을 몸으로 느끼면서도 위대한 문학예술을 남겼던 고려와 조선시대의 문장가들의 유배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로비는 목판 앤쇄 체험장을 통해 일점선도 남해의 아름다운 섬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보물섬의 비경을 담은 사진,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유배객의 모습을 표현한 생사의 기로는 백척간두에 선 유배객의 심정을 흑과백의 대비를 통해 기약 없는 유배길에 실날같은 삶의 희망을 동아줄로 표현했고, 기획전시를 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있으며, 18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홀도 갖추었다.
우리 일행은 해설가의 해설을 들으며 점점 내부로 향했다. 내부는 향토역사실, 유배문학실, 유배체험실, 남해유배문학실, 김만중특별실 로 나뉘어졌다.
향토문학실에는 이곳 남해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축소한 남해대교를 건너면 호국충절의 고장 남해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게 된다. 이순신 장군의 노량해전과 팔만대장경 판각지 남해 등 과거의 역사, 민요를 직접 듣는 코너, 특산물, 생활도구, 자암 김구의 화전별곡, 남해의 미래비전이 영상으로 펼쳐진다. 특히, 그림자 감응으로 멸치를 잡는 체험코너는 멸치잡이의 재미를 안겨준다.
유배체험실에는 어명을 받아 유형의 길을 떠나 유배지에 도착하기까지를 4D입체영상으로 유배체험을 할 수 있다. 또 남해유배문학실에는 남해로 유배온 김구, 남구만, 김만중, 이이명, 류의양, 김용의 생애와 그들이 남긴 문학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후송 류의양의 ‘남해견문록’과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 애니메에션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유배문학이 국문학에 끼친 영향을 소개하는 영상은 남해유배문학관 관람의 대미를 장식한다.
김만중 특별실에는 모든 부귀영화가 한낱 꿈이라는 구운몽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통해 숙종을 회개시켜 나라를 바로잡고자 했던 충과 어머니 해평윤씨를 향한 효의 마음이 유배문학으로 승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남해유배문학관에서는 고려~조선시대 남해로 유배된 문장가 200여명의 유배문학이 전시되어 있다
5. 고흥 거금생태숲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새로운 삶을 만드는 곳
고흥군 거금대교를 건너서도 한참을 간 듯 한다. 이렇게 먼 곳에 생태숲을 조성하면 누가 찾아올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총 사업비 60억 정도가 들었다는 이곳 거금생태숲은 일단 너무 멀다는 느낌이 먼저였다.
올려다 본 산 중턱에 다리가 보였다. 우리 일행은 그곳 다리까지만이라도 올라가 보자는 욕심이 생겼지만, 다섯 시가 넘어서면서 사위는 캄캄해지고 있었다. 안내자의 안내를 받으며, 일단 숲사랑 홍보관이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생태숲이란 현지내의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자생식물의 보전기능을 강화하고 특산물을 자원화하고, 숲을 복원하는 등 산림 생태계에 대한 연구에 따라 안정된 숲을 만드는 것이다. 이곳 홍보관에는 이곳의 생태를 보존하기 위해 난대림 식생 및 물을 지키는 녹색댐 등 숲의 역할에 대한 볼거리 공간을 구성해 놨다. 2009년부터 시작된 거금생태숲 조성은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새로운 삶으로의 초대라고 이름 붙인 거금생태숲은 고흥에서도 40분 거리여서 특별한 산림 체험 및 치유 휴양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찾을 듯 싶다. 깨끗한 바다와 하늘이 무척 아름다운 이곳 거금도는 지도상으로 보아도 고흥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 큰 섬이다. 관광지가 되려면 아직도 많은 비용이 더 투자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중턱으로 오르는 산책길 일부를 그곳에 산재해 있는 돌을 이용한 점이 독특해 보였다. 하지만, 어쩌다 이 먼 곳까지 개발하여 생태숲을 조성하게 되었을까. 자연을 자연스럽게 보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올해까지 마무리하는 공사로 되어 있지만, 앞으로 휴양시설을 더 갖추고 그럴듯한 숙박시설이 구비되어야 할 것이다. 하루일정으로 다녀가기에는 쉽게 생각되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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