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옷 입은 기병과 군대의 깃발 모두 날쌨던지라
촉나라 군영이 높은 곳에서 봄날의 위나라 군영을 압도하는도다.
맑은 하늘에 살기가 함곡관 서쪽에 모이더니
한밤중에 요사스러운 별이 위수 물가를 비추는도다.
아래쪽 나라의 와룡이 군주를 일깨운 것도 헛되어서
중원에서 사슴 잡는 일은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었다.
상아 평상처럼 화려한 휘장은 없노니
그때부터는 초주가 원로대신이었도다.
오장원은 제갈양(諸葛亮)이 최후를 마친 곳이다. 삼국지를 읽으면서 특히 유비가 죽는 장면, 제갈양이 죽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 독자도 많으리라. 그리고 제갈양의 귀신 곡할 만큼 전술을 부리는 장면 장면에서 통쾌함을 느끼지 않은 독자는 없을 것 같다.
이 시는 1200년 전 오장원에 왔다가 쓴 온정균의 시이다. 54세의 일기로 군영에서 숨을 거두게 된 것은 사마의의 계략으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결국 오장원에서 최후를 맞게 되었다. 234년 다섯 번째로 북벌정복에 나섰던 제갈양은 오장원에서 장기화가 되었는데, 바로 이 오장원은 해발 650m나 되어서 위수 북쪽에 진을 친 위나라 군사들의 동태를 잘 살필 수 있었다. 하지만 제갈양은 계속된 과로로 인한 병마에 쓰러지고 말았으니 중원의 꿈도 접어야 했다.
오장원이 있는 언덕 위에는 제갈전(諸葛田)이란 밭이 있고, 이곳에서 제갈량은 군사를 주둔시키면서 밭을 일궈 군량미를 조달했다는 곳이다.
당나라 초기에 오장원에 제갈량의 사당이 세워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처음에는 ‘충렬무후사(忠烈武侯祠’라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현판에 ‘오장원제갈양묘’라고 적혀 있고, 사당 안으로 들어가면 촉나라 장수였던 마대와 위연이 양켠에서 보초를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영명천고(英名千古).
사당의 현판글씨인데 천고에 빛나는 이름이라는 뜻이 아닌가 싶다. 사당 안에는 제갈양의 좌상이 있고, 좌상 위로는 ‘장상사표 將相師表’라는 현판이 걸려져 있다. 장군과 재상의 사표가 된다는 말인데, 삼국지연의를 읽은 독자라면 그가 얼마나 지략이 뛰어났으며 유비를 모신 재상으로서 얼마나 현명함이 뛰어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갈양은 자신이 만든 진법을 그림으로 그린 팔진도(八陣圖)가 있는데,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여덟 기둥으로 세운 팔각형 모양의 팔괘정(八卦亭)이란 정자가 사당 뒤편에 있다.
오장원에는 이 밖에도 제갈양의 일생을 엿볼 수 있는 ‘제갈양생평전’의 전시물, 제갈양이 묻혀 있는 ‘제갈양의관총’의 봉분이 있고, 낙성석(落星石)을 전시한 정자가 있는데, 제갈양이 오장원에서 진을 치고 있을 때 붉은 운석이 촉군 진영을 떨어진 후에 그가 죽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팔괘진(八卦陣)이란 곳에는 제갈양과 관련된 많은 서예작품들이 있다. 특히 두보가 제갈양의 죽음을 애도한 시도 있어 삼국지연의를 읽었을 때 제갈양의 안타까운 죽음을 절절이 느꼈던 감회가 새롭게 다가온다,
천하를 삼분하여 할거한 그 계책의 곡진함이여
만고의 하늘에 한 마리 봉황이어라.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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