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시 문학상 심사위원 본상 수상자 선정 이유 밝혀
지난 1월 본상 수상자 이가림 시인 선정
올해는 우수상 수상자 없고 본상만 시상
심사위원
김남조 시인 :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고 은 시인 : 전 민족문학작가회의 의장
신달자 시인 : 제6회 수상자
김재홍 문학평론가 : 경희대 교수, 시와 시학사 주간
김영랑 시인은 일찍이 16세 때인 1919년, 향리인 강진에서 3ㆍ1독립운동을 모의하고 주도하다가 일경에 체포되어 대구형무소에서 6개월간 복역한 바 있는 실천적인 독립투사이자 민족사상가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한 저항적 현실인식과 비관적 생의 인식을 바탕으로 한글의 문학적 훈련을 통해 민족혼과 민족 정서를 계발하고 민족어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자 진력한 바 있는 이 땅의 대표적인 서정 시인이기도 하다.
이 점에 비추어 그간 영랑시문학상은 제1회 수상자로 오늘날 남도의 대표적인 서정 시인인 송수권 시인을 선정하여 계간 시와시학에 수상자 특집, 송수권 집중연구를 게재한 바 있다. 제2회부터는 계간 시와시학사가 상금은 물론 상 자체를 전적으로 주관하면서 수상자로 역시 이 시대의 대표적인 저항 시인이자 서정 시인인 고(故) 김남주 시인을 선정하여 서울ㆍ문학의 집에서 시상하고 역시 특집을 마련한 바 있다. 그리고 제3회 수상자로는 빼어난 순수서정 시인인 이준관 시인을 선정 시상함으로써 그 품격과 위상을 확보하여 왔다.
아울러 제4회부터는 영랑의 고향인 강진군(황주홍 군수와 전석홍 전남지사)의 실질적인 도움과 영랑시문학회 그리고 강진 군민들의 전폭적인 성원으로 다시 한 번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계간 시와시학사 김재홍 교수의 제안으로 제1회 ‘영랑문학제’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기로 하고 수상자에게는 본상과 우수상으로 구분하여 본상에는 상금 1000만 원, 우수상엔 300만 원 및 상패를 드리고 역시 계간 시와시학에 특집으로 집중연구 되는 영예를 드리기로 하였다. 따라서 이때부터는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해 수상 대상을 원로ㆍ중진ㆍ신진으로 확대하였고, 이에 걸맞게 해방 후 여성문학의 개척자인 예술원 회원 김남조 시인을 본상 수상자로, 정일근 시인을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아울러 5회 수상자로는 역시 해방 후 현대시의 한 정상이자 근년에 노벨상 후보자로도 거론되고 있는 고은 시인을 선정ㆍ시상함으로써 영랑시문학상이 이 땅 문학상의 정상의 위치로 격상됐음을 확실하게 보여 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제6회 수상자로는 오늘날 이 땅에서 가장 문학성이 높고 활동성이 두드러진 시인의 대표격인 신달자 시인을 본상으로, 그리고 ‘광주 정신’의 한 표상인 임동확 시인을 우수상으로 선정 시상하였다.
또한 7회 수상자로는 허형만 시인과 윤효 시인이, 8회 수상자로는 김지하 시인과 김선태 시인을 선정하여 수상한 바 있다.
제9회 수상자로는 오늘날 광주 출신의 탁월한 시인인 원로 이성부 시인을 본상에, 역시 담양 출신의 중진 시인인 최두석 시인을 우수상으로 선정ㆍ시상한 바 있다.
올해 제10회는 본상만 시상하기로 하여 오랜 논의 끝에 이가림 시인을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이가림 시인은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빙하기｣가 당선된 이래 반세기 가까이 첫 시집 빙하기부터 이번까지 다섯 권의 좋은 시집을 간행하고, 바슐라르의 촛불의 미학 등을 번역하며 인하대 불문과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대표적인 중진 시인이자 불문학자이기도 하다.
반세기 가까운 시력에서 시인은 모더니즘적인 감수성과 리얼리즘 정신을 잘 조화시키는 격조 높은 서정시의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대ㆍ심화해 온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인생이라는 무거운 주제 또는 삶이라는 폭넓은 테마를 탐구하면서도 그것을 감각적인 표현으로 예술적 형상성을 성취해 내는 이가림의 솜씨는 가히 이 시대 정상의 수준이라 할 만하다. 특히 근년에 이르러 펴낸 시집 바람개비 별에서 그는 운명의식과 허무의지를 비애의 정서로 아름답게 끌어올림으로써 21세기 이 땅 현대시가 나아가야 할 철학적ㆍ예술적 서정시의 한 방향성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이가림 시인의 시가 더욱 무르익고 절정을 향해 발전해 가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새롭게 시작한 영랑기념사업회가 더욱 발전하여 영랑문학제가 전국적인 축제로 발전하고 나아가서 강진군이 주관하는 세계적인 문학 축제로 발전해감으로써 한국 문학의 영예가 될 것을 확신하고 기원하는 바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