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지역적 배타성(排他性)을 버리자
인생의 행복은 나누는데 있습니다.
행복을 나누는 사람은 물질이 많고 작고가 상관없습니다. 각박한 현대생활에서 혼자만을 위해 움켜쥐는 삶보다 믿어주고, 감싸주며, 박수치고, 칭찬하며 상대를 격려하고 기쁨 주는 넉넉한 마음을 나누는 인연으로 우리는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남을 시기하면서 의심하고 질투하며 상대를 무시하고 원망하고 변덕스런 성격으로 지역적 배타성이 강해 남을 비난하기보다, 상대를 존중하고 격려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따뜻이 안아주며 상대에 보탬이 되고 감사하는 인연으로 만들어 풍성한 중추가절에 타지에서 살러 온 분들과 함께 정(情)을 나누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강진이 너무 좋아 이곳에 살러온 지 어언 5년이 다 돼 갑니다. 그런데 우리 강진 사람들이 너무 지역적 배타성이 아주 큰 것을 자주 느끼곤 합니다. 일일이 다 표현할 수야 없지만, 심지어 강진에 귀농하여 살러온 분들 중에서도 지역사람들 텃세 때문에 그냥 봇짐을 싸 익산 쪽으로 살러 가야겠다는 하소연에 주막에서 술잔을 나누며 말려봤으나 헛수고였습니다. 타지에서 살다가 낯선 곳에 한번 이사 온다는 각오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다시 갈려는 그 심정이 오죽했으면 나온 생각이겠습니까?.
언젠가 잊혀지지 않는 강진신문(2008년11월 14일)이 기억나 메모해둔 것을 펼쳐보니 “폐쇄적인 강진”이란 제목에 신문사 창간 10주년을 맞아(장흥, 영암, 해남, 완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설문조사 결과는 강진이 제일 폐쇄적인 곳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는 오명을 남겼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처음 이곳 강진에 귀농하여 어렵사리 칠량면 한림마을에 한 2년 동안 칠량면에서 빈집을 수리해 살도록 승낙 받아 걱정 없이 살아 왔는데, 본 집 주인과 이장이란 분의 텃세에 시달리다 못해 수리한 집을 고스라니 그냥 비워주고 나온 아픈 경력도 있습니다.
현재 강진군의 혁혁한 귀농정책과 귀농 자금지원으로 전국의 많은 곳에서 귀농자가 제일 많이 살러 오고, 출산율도 전국 1위라는 신문 발표도 있었습니다. 이런 현실적 실정에 역행하는 지역적 배타성을 아직도 고수해야 할 일인가?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할 큰 문제입니다. 외지 분들이 와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따뜻하고, 편안히 정착할 수 있도록 불친절과 배타성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인위적인 노력이 절실 할 때입니다. 강진신문 그 내용 속에 “안에서 새는 그 바가지는 바깥에서도 샌다”고 하며 강진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지 않을 때 대도시에서인들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했습니다. 또한 강진 분들에게 느끼는 소외감은 전혀 친절한 인사성이나 접근이 어려워 “아! 내가 지금 객지에 살고 있구나” 라는 엉뚱한 심정을 떨구지 못하는 때가 있기도 합니다.
좀 더 우리 강진이 발전되고 잘 살아가는 강진이 되려면 우선 토착민들 중 특히 원로 노인분들부터 마음을 따뜻이 열어야 하겠습니다.
한 예를 들어 봅니다. 제가 이번 강진에서 그동안 강진고을신문에서와 강진군 편 강진 글사랑에서 인생교양 칼럼 연재한 것을 한데 묶어 “빌려 쓰고 가는 우리 인생”이란 제목으로 교양 에세이집을 발간했는데, 출판사에서 중앙지 한국일보와 경향신문에 크게 광고가 나가 전국 각처에서 격려 전화와 “강진이 그렇게 살기 좋은 곳이냐”고 물으며 “단체로 한번 관광을 가 저자분을 만나보고 싸인도 받고, 놀러 가겠다”는 분들과 경북 영주와 풍기 강원도 춘천, 대구, 부산, 인천, 전주 할 것 없이 수 십 곳에서 전화가 빗발쳤으나 우리 강진 분들께서는 단 한 통화도 받아 본적이 없고, 심지어 강진 책방에 가 보니 한권도 못 팔았다는 두 서점 주인의 부끄러운 말이었습니다. 서울 출판사에서는 벌써 2쇄 인쇄를 했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느 날 강진 새마을금고 곁에 어떤 지물점을 지나오다 원로 노인 분들 셋이서 앉아 있기에 제 책을 주며 강진에 대해 쓴 내용의 글이니 그냥 읽어 보시라고 권했더니 한분이 “당신이 언제부터 강진을 그리 잘 알고 있느냐”고 반문하며 아주 냉대한 어투의 인상을 받았는데, 책을 주고 나오며 머리 뒤끝이 부끄러웠습니다. 정말 우리 강진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필자가 옛날 청소년 시절,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여수, 강진에 와 돈 자랑 말고, 고흥, 순천에 와 자식 자랑 말고, 장흥에 와 글 자랑 말고, 벌교, 목포에 와 주먹 자랑 말며, 해남, 완도에서 음식 자랑 말고, 광양 사람들 뻘밑으로 30리 간다”고 하는 유행어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인생의 행복이란 한 개인 내 자신이 아니라 주위에 다른 사람에게와 지역적 상호 유대속에서 오고 가는 정의 만남에서 주어집니다. 커다란 행복은 많은 사람들이 하께 나누는데 더 큰 의미가 있고 발전이 있지요.
폐쇄적 감춤보다 터놓고 서로 아끼고 격려하고 사랑하면서 공유하는데 발전도 따릅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통영이 고향이고, 청소년기에 여수에서 자라고, 서울생활 수십 년, 이민생활 13년을 했지만, 그래도 이곳 강진이 너무 좋아 정착한 귀농인의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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