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의 교훈
광주지방보훈청 총무과 이보람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더운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경술국치 100주년이 다가온다. 나라를 잃은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고 교훈을 되새기라는 순국선열들의 뜨거운 외침 때문일까? 올해 여름은 어느 여름때보다 찌는 듯한 더위가 숨을 탁탁 막히게 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경술국치라는 말이 대중적으로 쓰여진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한일병합조약(韓日倂合條約), 한일합방조약(韓日合邦条約), 한일합방늑약(韓日合邦勒約) 또는 경술국치(庚戌國恥)는 1910년 8월 22일에 대한제국과 일본 제국 사이에 맺어진 합병조약(合倂條約)이다. 대한제국의 내각총리대신 이완용과 제3대 한국 통감인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형식적인 회의를 거쳐 조약을 통과시켰으며, 조약의 공포는 8월 29일에 이루어져 대한제국은 이 길로 멸망하게 된다. 말 그대로 경술년에 우리나라 역사상 씻을 수 없는 치욕을 겪은 날이다.
암울했던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부끄러운 역사일수록 분명하게 기록하여 후세에 남겨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8월15일 광복절이 우리민족에게 경축될 해방의 날이고 기뻐해야할 날이지만 그보다 더욱 국가적인 행사로 기념하고 후세에 기억되게 해야할 날이 경술국치라고 생각한다. 뼈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나라를 온전히 지켜내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에서 안위와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 지금은 잠시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인류역사를 통틀어봤을 때 전쟁이 없는 시기는 십수년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세계무대는 약육강식의 무대이고 치욕의 역사를 교훈으로 하여 우리 스스로 힘을 길러 우리 자신을 지켜내지 않으면 언제 또 강자에게 잡아먹힐지 모르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재 우리는 같은 민족인 남과 북이 대치중이며 북한은 수시로 적화통일을 노리며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변은 강대국의 격전지로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남과 북을 이용하고 있으며 유사시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럴 때일수록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고 힘을 길러야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로 대변되는 대립과 반목, 환경문제, 실업문제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있으며, 외부적으로도 천암함 사태 등으로 촉발된 중국과 외교 갈등 등 나라안팎이 어수선한 상황이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뭉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왔다. 1000여회의 수많은 국난을 극복해왔고, 근대사에 이르러서는 동족상잔의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사에 유래없는 한강의 기적, IMF 최단기 극복 등의 저력을 보여줬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단결력이 아닐까? 지금 나라 안팎의 상황은 급박하고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보는 것은 이러한 우리민족의 저력이 있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그때의 상황을 되돌아보고 지금의 어려운 시점을 국가적으로 잘 극복해내기를 기대한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