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여는 오늘-
장여옥
조선대학원 국문학 박사과정
모란촌문학회 회원
가끔 우리는 일상을 벗어나서 여행을 하게 된다. 새로움이 펼쳐지는 그곳에서 또 하나의 삶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나의 삶의 테두리인 지구를 잠시 비워두고 우주선에 승선하여 여행을 떠난다면 어떠한 기분일까? 내가 없는 지구가 걱정되어서 여행을 떠나기가 힘겨워질까? 내가 없는 지구가 혹시 마비현상을 일으키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과 염려의 정신적 장애현상은 버려도 좋을 것이다. 그동안 인류의 선구자들이나 세상을 리더해가는 사람들이 삶의 무게를 놓아버림에도 지구는 삐걱거림이 없었다. 오히려 제 궤도를 이상현상 무로 잘도 돌고 돌아갈 뿐 이였다. 이러한 현상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우주의 주인공임이 확실하다. 내가 머무는 곳이 지구이며, 우주의 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늘도 지구의 주인공이며, 우주의 한 축으로서 모든 만물들과 공존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우리 모두에게 슬며시 다가오는 여명은 잠든 나를 흔들어 깨운다. 어제 그토록 꿈꾸며 기다렸던 내일을 오늘 맞이하게 된 것이다. 내일이란 단어는 지루하고 나른한 나의 삶에 희망의 메신저가 되어준다. 우리에게 내일이란 기다림이 생명력에 역동성을 불어 넣어 주는가하면 때로는 오늘의 삶에 속아가게 하기도 한다.
삶의 충만한 기운을 돋아나게 하는 아침이다. 봄날과 같은 아침은 우리들의 겨드랑이를 간지럼 피운다. 마치 여린 새 순을 살랑거리게 만드는 자연의 숨결은 태곳적 신비로움을 만끽하게 만든다. 우리들의 요람을 흔들어 깨우는 시계의 재깍거리는 소리는 우리네 인생에 음영을 가하고, 때로는 꿈꾸는 몽상가로 인도하기도 한다.
아침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하루의 삶은 종합되어진 오감 덩어리이다. 때로는 달콤하고 부드러우며 때로는 맵고 쓴 맛이 버무려져 있다. 모든 고통과 쾌락, 모든 사고와 한숨, 어떤 말로도 형언 할 수 없는 온갖 대소사들은 삶의 영원한 모래시계를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뒤집어 놓는다. 이 모래시계와 함께 지구의 미세한 한 점에 불과한 나의 삶은 영원의 한 선상에 자리하게 한다.
우주의 신비를 잇는 생명체들은 순환 고리로 모두가 한데 엮어져 있다. 작은 풀 한 포기에서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이어지는 생명의 신비로움은 참으로 경이롭다. 생물체들은 그 어느 것 하나도 자신만의 고유함을 간직하지 않는 것이 없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물체들의 셀 수 없는 삶들은, 수백만 가지의 형태로서 참으로 다양한 삶을 살아들 간다. 생명을 부여받은 모든 생명체들은 존엄한 생을 건강하게 이어가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지고의 노력을 한다. 주어진 삶의 자리 자리에서 내리쬐는 여름날의 한 낮 태양까지도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태양이 없는 밤은 암흑이요, 죽음일 뿐이다. 낮과 밤의 순환적 흐름은 우리들의 삶을 자연의 흐름에 순응토록 만들며, 자연의 오묘한 질서를 배워가게 만든다.
달콤한 잠에서 눈을 떴던 오늘 아침은 돌담 곁에 작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날의 목련과 같다. 하루의 한 낮은 만물을 살찌도록 도움을 주는 여름날의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영글어가는 청포도와 같다. 어김없이 다가오는 밤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서 안식과 고요함의 깊이가 각자에게 차별화로 다가올 것이다. 어제가 없는 오늘이 있을 수 없으며, 오늘이 없는 내일도 없다. 오늘에 최선을 다할 때에 내일은 분명 희망의 날로 다가올 것이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