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문 끝마무리가 좋은 인생(人生)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 인간은 죽는 날까지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다. 그런 속에서도 깊은 인연으로 영원토록 알콩달콩 연을 맺어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엔 속까지 다 빼줄 듯 가까웠던 사이가 천추의 원수로 마감되는 그런 악연도 있다.
그런 사정(事情)들이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건 서로 간 이해타산인 감정(憾情)에서 온다. 다시 말해 양보 없는 이기심(egoistic)에서인데 이기적이다는 표현은 상대를 돌보지 않고, 제 한 몸의 이익만을 차려 멋대로 행동하는 행위로 양보와 이해라는 것조차 무시해버린 독선적 생각에서이다.
그런 관계란 가까운 사이에서 많이 발생 되기에 지나온 날들의 쌓아둔 인연들을 서로가 중히 깨닫고 양보라는 미덕을 베풀지 못하고 자신만의 이해타산에서 얽히다 보니 그런 순간적인 것들은 다 잃어버리는 데서부터 생겨난다. 시작도 좋고 끝이 좋은 사람, 끝이 아름답게 마무리 짓게 되길 기원한다.
인생살이 끝마무리는 참으로 중요하다. 한 나라의 지도자인 경우, 국민과 처음 했던 약속과 끝마무리가 같아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하고 독선적으로 이끌어 나라를 혼돈사회로 만들어버린다.
2500년 전 공자(孔子) 님의 말씀이다.
소정묘(少正卯)란 사람은 노(魯)나라 사람인데, 그 사람의 인기에 부합하는 이상한 학문을 가르쳐서 인기가 높았던 사람으로 당시 노나라 조정에서 대부(大夫)란 관직에까지 올라 있었다.
공자가 노나라의 사법을 관장하는 장관격인 대사구(大司寇)란 간직을 맡게 되자, 7일 만에 대사구 취임 첫 조치로 소정묘를 대궐의 궁 문 앞에서 처형하고 그 시체를 3일 동안 사람들에게 보여주어 경종을 울렸다. 그를 처형한 까닭을 물었다.
이에 공자는 “사람이 저질러 서는 안되는 사악한 행위에는 다섯 가지 유형이 있는데, 도둑질 같은 것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첫째로, 만사에 통달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마음이 음험하여 흉험한 짓을 하는 것이고, 둘째로 행실이 괴팍하고 고집스런 것이고, 셋째는 말이 거짓되며 교활한 것이며 넷째는 괴이하고 추잡스러운 일들을 잡다하게 너무 많이 알고 있는 것이고, 다섯째는 그릇된 일을 일삼으면서도 겉으로는 교묘하게 옳은 일이라고 꾸며대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중 한 가지에만 해당하는 사람일지라도 군자(君子)(덕성과 교양을 갖춘 사람)의 처형을 면하기 어려운데, 소정묘는 이 다섯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소인들의 영웅이 되어 있는 사람이니, 처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꼭 사형에 처해야 할 사람은 대낮에는 강도짓을 하고 밤중에는 남의 집 담장을 넘어가 도둑질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라를 어지럽히고 뒤엎을 그런 사람들이다. 이런 자들은 현명한 군자들마저도 의혹을 품게 하는 자이며, 어리석은 백성들을 미혹에 빠뜨리고 속이는 자이다.
남보다 별로 뛰어난 점이 없는 소인배는 나라를 어지럽힐 힘이 없으며, 재주는 있지만, 군자의 통솔에 기꺼이 따르는 소인배는 오히려 나라를 잘 다스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이런 소인배는 배척하지 않아도 된다. 소정묘는 헛된 이름만 높았을 뿐이며, 겉으로는 아주 유용할 것같아 보이지만, 절대로 써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 웬만큼 간사하고 교활한 인물이라면 보통의 지도자도 쉽게 처단할 수 있다. 그러나 아주 사악하고 교활해서 자기의 악행을 기발하게 미화하는 인물이라면, 이런 사람을 처단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실린 글 하나를 옮겨 본다.
안 쓰는 화분에 새싹이 나서 물을 주고 잘 키웠더니 꽃이 피었습니다. 이건 꽃인가요? 잡초인가요? 라는 이 질문에 기르기 시작한 이상, 잡초가 아닙니다라고, 이 답글은 가장 아름다운 인터넷 댓글로 선정되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지요. 저절로 자라면 잡초지만, 관심과 쏟으면 화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우리가 태어날 때는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세상에 태어났지만, 스스로 자신을 보살피고 가꾸지 않으면 금 새 잡초가 될 것이다. 나를 돌아보고 내가 지금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그리고 남과 바른 대화로 상대에 어떤 마무리로 상대를 대하고 있는지? 한 번쯤 깊이 있게 반성하며 스스로가 왜 상대와 원수가 되었는가라는 처신의 방법을 생각해보며 스스로 돌보고 정성으로 가꿔 나갈 때 내 삶은 화초가 되고 내가 가는 마지막 날까지 바른길로 걷는 꽃길 될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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