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한글을 쓸 수 있답니다”
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
어머니 솜씨 전시회
5월 18일- 20일 강진군농업기술센터 1층
<여보쇼 항상 나를 무시 많이 했지요. 지금은 무시 못할걸요. 신세대 글도 배우면서 노래도 배우면서 재미있게 잘 살고 있지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찾아가는 여성농민 한글학교(교장 강광석)에서는 강진군농업기술센터에서 어머니 솜씨 전시회를 열었다. 강광석 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나이에 배워서 뭐하누, 하시던 분들이 보건소에서 나눠준 약봉지에 자신의 이름을 읽고 눈물이 났답니다. 농협에 가서 스스로 이름을 쓰고 지원금을 신청했다는 분, 평생 처음으로 자식들에게 편지를 쓰시는 분들이 처음에는 손이 떨려서 연필을 잡을 수 없었던 분들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수업에 임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1학기의 성과를 마무리하고 새롭게 2하기를 준비합니다. 피곤과 농사가 우리의 앞날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감격에 차올라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여성농민한글학교는 편지글 한줄 쓰지 못했던 문맹의 어머니들과 이주 여성분들에게 우리집 가훈쓰기, 모자이크, 물감 찍기, 꽃잎염색, 내 손으로 그려지는 우리집 주소, 연필 잡고 그림그리기, 손도장, 바람개비에 실려지는 소원 등 작품을 만들게 해 전시회를 연 것이다. 여성농민 한글학교에 참여했던 한 문맹 어머니는 “평생 까마귀눈이었다가 한글학교를 다니고 나서 광명을 찾은 것 같다”며 “이제 한글을 읽을 수 있어 무엇보다도 기쁘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글교실’ 수강생들이 쓴 글과 그림 등 200여 점이 선보였는데, 당초 200여명의 수강생을 예상했으나 300여 명 이상이 참여해 면학을 향한 열기가 뜨거웠음을 실감케 했다. 한글교실은 1년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가르치는 교사는 6명이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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