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많으면 여유가 있다.
다음은 장자가 인생의 고달픈 삶을 시적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늘 한가롭고 여유가 생기며 너그럽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러나 적은 지혜를 가진 사람은 무엇이든지 옳고 그르다고 하여 따지려 한다. 또한 훌륭한 말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담담한 모습을 하고 있으나 쓸 때 없는 말을 하는 사람은 항상 수다스럽고 시끄럽다.
사람들은 잠을 자도 뒤숭숭한 꿈을 꾸기 때문에 힘들고, 깨어 있을 떼는 언제나 바쁘게 움직여야 하므로 피곤해 있다. 그래서 밤낮으로 싸우고 있는 뜻하다. 어떤 때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다가도 깐깐해지기도 한다. 작은 두려움에 흠칫 놀라기도 하며 큰 두려움에 실망하여 기운이 쑥 빠지기도 한다.
이것이 옳고 저것은 그르다고 하여 따질 때는 활시위에서 화살이 씨잉하고 날아가듯이, 입에서 침을 튀겨 가며 하늘에다 맹세 하듯이, 목숨 걸고 지키겠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리고 따진다.
이란 식으로 살다보면 가을에 낙엽지고 겨울에 초목이 말라지는 것처럼 사람들은 날마다 시들어 갈 뿐이다.
늙으면 욕심이 많아져 더욱 답답하고, 억눌린 마음은 더욱더 심각해진다. 죽음이 가까이 오면 다시 되살아 날 수가 없다.
이들의 소리는 더욱더 사납다. 기뻐하다가도 화를 내고 슬퍼하다가도 즐거워한다. 걱정도 하고 후회도 하고 변덕도 부린다. 아양 떨다가도 건방지게 군다. 이런 소리들은 마치 빈구멍에서 소리가 나오듯이 촉촉하고 습기 찬 곳에서 버섯이 나오듯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들이 어디서 나오는 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에는 아침저녁으로 수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우리는 이런 변화를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진리와도 같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히 이런 변화를 맡아서 움직이는 진짜 주인이 있을 것 같은데, 그가 있는지 조차 알 수가 가 없다.
실체는 분명한데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우리 몸에는 백 개의 뼈마디와 아홉 개의 구멍. 여섯 개의 내장이 있다. 이 가운데 당신은 모든 것을 다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특별히 더 좋아하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머슴 정도로 여기는 것일까? 머슴은 다스릴 수 없는 것일까? 혹시 주인이 되었다가 머슴이 되었다하는 줄도 모른다. 그러나 진짜 주인은 따로 있다.
우리들이 진짜 주인을 알던 모르던, 진짜 주인은 따로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일단 사람으로서 몸을 받았다면 목숨이 다 할 때까지 잘 간직하여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이 받은 몸을 거스리기도 하고 서로 따르기도 하면서 달리기만 했지 멈출 줄 모른다. 그러니 슬픈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평생 허덕여도 성공 하지도 못하고 고달파 지쳐 쓰러져도 돌아갈 줄 모르니 어찌 애달프다 하지 않겠는가?
이런 식으로 살면서 너는 아직 죽지 않는다고 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이 몸이 달라지면 정신도 달라지니 슬픈 일이 아닌가? 사람들이 안다는 것은 원래 어리석은 것일까? 아니면 나만 어리석은 것일까? 다른 사람도 어리석은 것인지 모른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이 마음을 쫓아 스승으로 받들게 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이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이 세상에는 너도 나도 잘난 사람만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어찌 변화의 이치를 아는 현명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 우둔한 사람도 마찬 가지로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한 것이 없는데도 옳고 그름을 먼저 따진다면 이것은 마치 오늘 월나라로 떠났던 사람이 어제 그곳에 도착했다고 하는 것과 같다. 말하자면 있을 수 없는 일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우임금님처럼 훌륭한 분이라도 알 수 없을 턴데, 하물며 나 같은 사람이 어찌 이를 알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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