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1장 덕은 베풀수록 커진다
信言不美, 美言不信, 善者不辨, 辯者不善, 知者不搏, 博者不知, 聖人不積, 旣以爲人, 己愈多, 天之道, 移而不害, 聖人之道, 爲而不爭,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진실하지 않다, 착한 사람은 말을 잘 하지 못하고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착하지 않다.
아는 사람은 넓지 않고, 넓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성인은 쌓지 않는다. 이미 남을 위함으로써 내가 더욱 있게 되고, 이미 남에게 줌으로써 내가 더욱 많아진다.
하늘의 도는 이롭게 하고 해치지 않으며, 성인의 도는 위하고, 다투지 않는다.
사람은 말을 하고 산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 잠자리에 들 때 까지 말을 한다. 말이란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언어인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말로써 말과 함께 말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말은 단순히 입에서 나오는 음성만이 아니다. 말에는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말하는 사람의 인격이 그리고 말하고자 하는 사람의 생각이 담겨있다. 그러기 때문에 한번 내 뱉은 말은 주어 담을 수 없다.
일상생활 속에서 타인과의 만남으로 살아가는 인간은 너와나의 주고받는 대화를 피할 수가 없다.
가루는 채로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고 한다. 믿을 만한 말은 외연을 꾸미지 않는다. 말을 억지로 꾸미려 하지 말고 말을 쉽게 하지 말며 하고자 하는 말은, 말하기 전에 세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말은 입에서 입으로 옮겨 갈수록 보태져서 거칠어지고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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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란한 말솜씨로 상대방을 설득 시키는 사람을 세객(說客)이라 이른다. 옛말에 세치 혀로 설득 시킨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무력을 쓰지 않고 적군을 설득 시켜, 이긴다는 말이다.
그런데 능란한 말솜씨 보다 더 중요란 것은 신뢰도라 한다. 신뢰도가 없는 말은 아무리 설득 시켜도 상대방에게 경멸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목숨까지 잃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말이 많으면 덕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한다.
무엇 때문인가.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다.
선거철이 되면 사람들은 죽을힘을 다해 상대방 약점을 꼬집고 파헤쳐서 참을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대는데 결국은 모두가 만신창이 되어 신세를 망치게 된다.
심지어 지킬 수 없는 공약까지 남발하여 모두를 공분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게 되기도 한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학자이며 경제학자인 죤 스튜어트 밀은 당시 부패한 선거 풍토 속에서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얻어 성공한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가 하원의원으로 출마했을 당시 영국의 선거판은 몹시 부패해 투표용지가 공공연히 돈으로 거래 되였다. 그렇지만 그는 돈 한 푼 쓰지 않고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다. 누가 봐도 그가 당선될 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어느 날 그는 영국의 노동자들은 거짓말 하는 것을 몹시 부끄럽게 생각하면서도 대부분이 거짓말쟁이들이다 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이것을 놓칠리 없는 경쟁 후보들은 노동자 유권자 들 앞에서 이 사실을 폭로하여 그를 매도하였다, 그러자 노동자들은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어떤 사람은 정말로 그런 글을 썼느냐 하면서 확인을 재촉했다. 그때 밀은 떳떳하게 그렇다, 라고 대답했다. 뜻밖에도 노동자들은 신념을 가지고 노동자들의 결점을 충고해 주는 정치가라면 진정으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대변자이자 친구라며 오히려 그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마침내 유권자들은 그에게 공약을 요구했고 그때마다 밀은 거리낌 없이 거절 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방의원이 아니라 나라의 국회의원이다, 라고 하면서 공약을 말하지 안했다. 그렇지만 그는 당선 되었다. 그가 당선 된 데에는 그에게 훌륭한 점이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남발 하지 않고 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데 있었다.
만약에 우리나라 같으면 이런 사람에게 표를 줄 사람이 몇이나 되었겠는가,
노자는 믿을 수 있는 말은 외형을 꾸미지 않는다. 라고 했다. 말하자면 자기가 하는 말을 믿게 하려고 온갖 지식과 미사여구로 꾸며 청중들을 현혹시키지 않는다는 말이다.
말 잘하는 사람의 밑바닥에는 상당한 량의 거짓말이 숨어있다. 말을 이해 할 줄 아는 사람은 상대방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확 할 줄 알어야 한다. 말 잘하는 사람이 적당히 얼버무리거나 거짓말을 해서 재미있게 말을 돌려 꾸며대면 거짓말도 참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거짓말을 피하고 참말을 하는 것이 말의 덕이 된다.
참말이란, 말 많은 것 보다 침묵하는 편이 서로 통하게 되어 있다. 부처님의 말을 염화시중이라 한다, 말 하지 않고 웃고만 있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서로 뜻이 통한다는 말이다. 말 잘하는 말보다 말이 적어야 인덕을 쌓을 수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공자도 남에게 호감이 가는 얼굴로 말을 잘 꾸며대는 사람은 어질지 못하다고 했다. 그래서 성인은 아는 체를 하지 않고 차라리 덕을 베풀 뿐이다, 남을 위해 베풀어 주므로 더욱 덕은 자기에게 불어나고 남과 더불어 이미 나누었으므로 덕은 많아진다.
행복은 나누면 두 배로 불어나고 불행은 나누면 절반으로 준다고 한다. 이미 남을 위해 베풀어주므로 내가 있게 되고 이미 남에게 줌으로써 내가 더욱 많아진다.
하늘의 뜻에는 다툼이란 것이 없다. 봄과 여름이 다투지 않고 가을과 겨울이 다투지 않는다. 이것이 자연이고 무위가 아닌가.
그러므로 자연의 도는 만물을 이롭게 하되 헤치지 않고 성인의 도는 남과 더불어 남을 위해 일하되 다투지 않는다
지금까지 道로 시작해서 不爭 즉 다투지 말라는 말까지 노자 제 81장의 5,000자 이야기는 끝이 났다.
끝으로 노자 철학의 중심 사상인 무위의 다스림(無爲自然)에 대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 노파심에서 강조 하거니와 노자는 아무 할일도 없이 손발을 내려놓고 가만히 있는 무능한 사람의 얘기가 아니다.
노자철학의 본뜻은 억지로 일을 꾸미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일을 하되 상대방이 의식을 못할 만큼 스스로 행동에 옮겨가는 것을 강조 하고자 함이다.
이점이 바로 노자철학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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