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광주. 전남 방문의 해
강진고을 8경(八景) 8유적(遺蹟) 8미(味)
산(山)과 수(水)가 어우러진 한 폭 동양화의 풍광
선대의 빼어난 솜씨가 묻어있는 세계적인 문화유적
혀끝 녹아내는 남도 최고의 음식
이미 강진을 대표하는 풍광이나 유적과 맛은 알려질 대로 알려져 있다. 한국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도 왜 강진은 인구 4만이 조금 넘는 열악한 군세를 뛰어넘지 못하고 살고 있는가. 2008 광주. 전남 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새삼스럽게 강진고을을 대표하는 8경, 8유적, 8미를 조명해 본다.
사실 강진고을은 하늘과 바다, 산과 강이 어우러져 자연의 깊은 맛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을이다. 수인산만 보아도 그 천혜의 산세는 남도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전라병영성이 있었던 곳이다. 천길 암석이 사방으로 둘러싸여진 수인산은 그 웅장하면서도 부드럽고 펑퍼짐하면서도 날카롭게 조화를 이룬 산이다. 영암과 반쪽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경포대가 있는 육산의 월출산 진면목은 분명히 강진쪽 월출산이다. 녹차밭이 펼쳐져 있어 더욱 그 풍광을 아름답게 구성하는 월출산을 중심으로 수인산, 만덕산, 덕룡산 등이 병풍처럼 펼쳐진 산들이 저 멀리 펼쳐진 다도해와 더불어 한 폭 동양화 그대로다. 천년 도공의 혼이 아직도 숨쉬고 있는 청자도요지, 다산말씀이 바다 되어 흐르는 다산초당, 영랑의 시혼이 강물처럼 흐르는 영랑생가, 불교미술의 진수를 웅변해주고 있는 무위사 등 한꺼번에 열거하기에는 숨이 찰 정도다.
맛은 남도에서도 그 수준이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지만 전국적으로도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한정식의 가지 수 많은 반찬의 맛은 말할 것도 없고, 토종닭을 푹 삶아서 나오는 토종백숙, 입에서 사르르 녹는 장어, 쫀득쫀득한 생고기, 자연산 회 등은 유독 강지고을에서 그 감칠맛을 더 한다. 그러므로 강진고을의 8경, 8유적,8미는 강진고을만의 자랑이요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강진고을 8경 8유적,8미는 매회 연재형식으로 싣습니다.
볼 거리.. 돌병풍의 기묘한 아름다움을 연출한 덕룡산
용혈암(龍穴庵)은 옛 고승들이 수도했던 곳
등산을 좋아하는 산인이라면 어떻게 덕룡산을 그냥 지나칠 수가 있으랴. 수없이 솟고 솟은 봉우리가 20여리에 뻗어 있어 산행의 즐거움을 끊임없이 안겨주는 산이 덕룡산이다. 산은 낮되 길은 가파르고 칼끝 같은 암봉을 바라보며 산행을 하다보면 어느 틈에 두륜산과 달마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달마산 역시 암봉으로 된 산이고 보면 같은 형제가 아니겠는가. 강진만 서쪽을 턱 버티고 서 있는 덕룡산은 특히 봄철 철쭉이 대자연의 은밀한 숨결을 느끼게 한다. 정상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려면 5시간 쯤 걸리지만 산행 뒤의 맛은 여느 산과 다르다. 산세가 강하기 때문인데 그래서 힘을 느끼게 하는 산이다.
출발지인 도암 석문산부터 바위가 만들어낸 기묘한 절경의 맛을 느끼게 하겠지만 시종 그 즐거움을 안겨준다. 433m 밖에 되지 않는다고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 그만큼 바위들은 제 맘대로 이리 뻗고 저리 뻗는가 하면 솟구쳤다가 내려오는 모습이 도리깨질처럼 어지럽다.
덕룡산에는 또 용혈암이 있다. 이 굴은 옛 고승들이 수도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다산 정약용 선생까지 자주 다녀갔던 곳이기도 하다. (사진:수양계곡)
찾을 거리
다산 말씀이 바다 되어 흐르는 곳 다산초당
다산초당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요즘처럼 학벌이 높아진 시대이고 보면 중학생도 다산초당은 알이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진고을신문에서 새삼스러우리만큼 다산초당을 말하고자 하는가. 물론 2008 광주, 전남 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강진고을의 8유적을 소개하기 위해서이지만, 그보다도 골백번 다산의 숨결을 느껴본다 해도 새록새록 그 분의 말씀이 우리의 정수리를 때리기 때문이 아닐까.
다산초당은 강진고을 유배생활 18년 중 10여 년 동안 기거하면서 그의 학문이 집대성된 곳이다. 대표작 <목민심서(牧民心書)>, <경세유표(經世遺表)>, <흠흠신서(欽欽新書)>를 집필하기도 했지만 제자들을 가르치기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초당 주위로 동백을 비롯한 각종 수목이 우거져 그 분위기가 고즈넉할 뿐 아니라, 천일각(千一閣)이 있어 강진만의 아름다운 탐진바다를 한 눈에 굽어볼 수 있어 누구나 잠시라도 경관에 취해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특히 둥근 달이라도 떠오르는 밤에 천일각에 앉아있노라면 신선이 된 기분에 빠져든다. 달빛이 온 바다에 스며들고 삼라만상이 숨 쉬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은 분위기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다. 다산초당을 보러온 사람이라면 다산 선생이 유배생활을 처음 했던 ‘동문매반가(東門賣飯家)’를 들려보는 것도 좋다. 강진읍 동문 밖 주막집이었던 그 곳은 최근 강진군에서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복원해 냈다. 다산이 처음 묵었던 주막집은 당시‘사의재(四宜齋)라고 다산 선생 스스로 명명한 곳인데 200년 전의 모습이 다시 살아난 곳이다.
먹을 거리
쫀득쫀득한 육질이 맛이 입안 가득 채워지는 토종백숙
강진고을에는 토종닭을 키우는 곳이 많다. 10여 년 전만해도 토종닭 몇 마리 키우지 않는 집이 없었다. 우리 민족이 지금까지 즐겨먹었던 음식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유독 강진고을의 토종닭 맛은 다르다. 주변 환경이 그만큼 좋기 때문일까. 토종닭의 털을 죄 벗겨낸 후 마늘을 넣고 푹 고아내면 곧장 먹을 수 있어 조리법이 쉽고 간편한 편이다. 여러 가지 조리법이 있지만 백숙이 보편적이다. 특히 여름철에 먹는 백숙은 더위에 지친 몸을 금방 되살릴 만큼 효과가 크다. 요즘에는 토종백숙에 옻을 넣은 옻닭을 먹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있다. 옻닭은 특히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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