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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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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아버님 기일에 즈음하여 -마혜정(강진문인협회 회원)
마 혜 정(강진문인협회 회원)

아버님 기일에 즈음하여

 

마 혜 정(강진문인협회 회원)

이번 주 금요일이 아버님 기일이라 대전 현충원에 갈 예정이다.

아버님은 월남전 참전 용사셨다. 월남전에 운전병으로 다녀오신 후 아버님께서는 운전으로 업을 삼아야겠다고 다짐하셨다는 말을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그 다짐을 지키시기 위해서였는지 아버님은 개인택시 기사를 하시고 계셨고 어머님께서는 집에서 손님의 전화를 받아 아버님께 연결해 주시고 계셨다. 광주까지 가는 손님이 있을 때면 아버님은 어머님을 동반해 일을 마치는 대로 작은집에 가보시곤 하셨다. 그 시절 단칸방에 살던 작은집을 방문한 아버님은 조카 손에 만원을 쥐어주시곤 하셨다. 아버님은 운전을 오래하셔서인지 예민하게 일할 때가 많으셨고 약간 까칠하신 면도 있으셨다. 예를 들어 어머님이 식사준비하실 때 실수를 하시면 꼭 한 말씀 하셨다.

갈비를 따뜻하게 해와야지!”

그래도 예의를 중요시하시며 사람들에 대해 배려하시는 말투셨다. 작은집은 성실히 일해 나중 부자로 잘 살게 되었다, 그때 아버님은 경제적인 문제로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어 작은집에 도움을 청하셨다가 매정하게 거절당하시고 엄청 서운해 하셨다. 지금은 생일도에 집을 지으시고 산에 흑염소를 키우시며 바다에 그물을 쳐놓고 날마다 물고기를 잡으시며 살고 계신다. 아버님은 이후 관광버스 운전을 하셨다. 그때 시댁에 가면 어머님이랑 함께 관광버스 청소를 돕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아버님이 열심히 관광버스 일을 한 것과는 달리 좀처럼 돈을 모으시진 못하셨다. 그렇게 관광버스를 12년쯤 하신 이후 오십 중반을 넘어서는 인부 수송하는 일로 작은 버스를 운행하셨다. 어머님께서는 여기저기에 전화를 걸어 인부를 모으시는 일로 아버님 일을 도우셨다. 그리고 가끔 집안행사가 있을 때 음식 대접을 하게 되면 아버님 일에 관련된 분들도 오시곤 했다.

그 후10년째 되던 해 가을, 아버님은 혈액암 판정을 받으셔서 시골에 작은 집을 얻어 칩거하시곤 하셨다. 그러다가 화순전대병원에 항암치료를 받으러 다니시던 중 갑자기 악화되시면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시곤 하셨다. 하지만 건강은 좋아지지 않았고 종종 통증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셨다. 아버님은 작년 타계하시기 전 입원하셨을 때 동서가 병원에서 돌봐 드리자 내 안부를 물으셨나보다.

상이엄마는 뭐하냐?”

, ‘상이엄마는 왜 안오냐?’ 그 말씀이셨다. 병원에서 아버님이 위독하시다는 급한 소식이 와 가족들이 가게 되어 나도 얼른 함께 갔다. 중환자실에 큰아들과 들어갔더니 아버님은 링거를 세 개나 꽂고 계셨으며, 한쪽 다리는 붕대를 감고 있었고, 눈동자가 희끄무레했다. 나는 그런 아버님에게 가까이 다가가 귀 가까이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여 드렸다.

아버님 사랑해요

그리고 이틀 뒤 아버님은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에서는 가족들이 전부 모여 마지막 가시는 길을 도왔다. 성인인 된 손주, 손녀들이 빠릇빠릇 조문객들을 맞았다. 나는 장례가 끝난 후 아이들이 기특해서 삼십만 원씩 용돈을 챙겨 주었다.

어머님은 시고모님 역정에 투덜거리시기도 했고, 큰 시누이는 남편과 같이 와서 자리를 지켰으며, 입관 후에 세 시누이들 눈을 보니 눈물자국이 흥건했다. 아버님의 가시는 길에서 가족 모두가 오열했고, 나도 서러움에 어깨가 절로 들썩이며 눈물이 흘렀다. 마지막 가는 길은 슬픔뿐이다. 천천히 현충원으로 향하는 버스에 가족들의 축 늘어진 몸을 실었다.

사실은 어제 밤 꿈에 아버님께서 보이셨다. 왜 그러셨을까. 아무 말씀 없이 보고만 가시는 꿈이었다. 아버님에 대한 좋은 추억들만 가득 남아서 좋았다.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마시고 행복하시길 기도드리며 기일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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