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8년 9월 29일은 문도공 다산 정약용 선생이 해배가 되어 거향인 경기도 와부면 능내리 마현으로 떠나기 전날이며 스승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제자들이 모임을 결성한 날이다.
내년은 200주년이 되는데 그 전에 차 한 잔이라도 올리고 뜻을 받들기 위하여 추진 중에 있다. 그 목적은 그렇게 해야 강진출신 제자들이 더불어 함께 빛나기 때문이다.
행사는 전차 즉 차올리기와 다신계 기념특강으로 나누었다. 차올리기는 준비물(제수), 제관선정, 진행(홀기) 축문 순서로 정하였다.
축문은 첫째 재자를 걸러낸 다산 정약용 선생으로 다신계를 창설한 귤원 윤규로, 둘째 동문제자 6인, 다산제자 18인의 신위 호명이다.
비는 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엎드려 바라오니 거듭 사람의 행할 바 믿음이라 현재는 대한에서 실행됩니다. 쌓은 공과 효과는 따를 수 없어도 후세에 이름이 전해옵니다. 오늘은 다신계 조직한 날이라 바램의 글 짓고 차를 끓였습니다. 계절 음식도 함께 보태어 간단히 차려 공경으로 바칩니다. 맛을 보시고 돌보아 주옵소서,
다신계일 기념특강은 다신계, 작고한 제자, 회합, 차관련, 동문제자, 다산초당의 차 제자, 초당지기, 다산초당의 역사, 다산초당 선양자 등이다.
다신계는 1818년에 창설하여 1835년경이 되자 쇠미해졌으니 17년 동안은 활성화되었다.
작고한 제자는 동문제자 손병조, 김재정이고 다산초당 제자는 윤종벽이며 이덕운과 이택규는 생졸미상이다. 진행중인 이택규는 천주교인 이승훈의 아들이다.
모임은 1년에 두 차례씩 갖는데 봄에 꽃필 때와 가을 국화꽃 필 때였다. 모임 때는 차를 마시고 시를 짓고 비자를 줍고 목화베 차 등을 유산(酉山)에게 보냈다. 그래서 학포는 평생 마신 차가 한 섬이 넘는다고 했다.
차 담당은 순암(淳庵)이 하였고 보암논은 이덕운이 맡고, 백도는 이기록이 하였다. 논은 18두락으로 다산 해배 때 14두락이었는데 훗날 4두락을 사들였다.
차 관련은 눈차, 만차, 엽차, 병차 등이고 손꼽을 차 제자로 동문제자는 치원 황상, 다산초당은 성헌 윤종삼과 순암 윤종진 등이다. 그래서 순암을 차나무 다 스승 사 다사라고 부른다.
초당지기는 성헌과 순암이며 자료를 추적해보건대 1879년 이후로 16동안은 빈집으로 있다 무너진 것을 1956년에 복원되었다. 이때에 자료제공은 낙천 윤재찬(1902~1993)이며 복원 주동은 송령 윤재은(1984~1969)이었다.
다산초당의 역사는 1723년 이후에 창건하여 다산초당이라 이름붙인 해남윤씨 행당파 19세 윤취서(1688~1766)이다. 다산에게 살아갈 거처를 내어준 이는 21세 귤원처사 윤단(1744~1821)이다. 이때 서고는 유운각이라 하고 화경과 수경이 소중하다고 하다.
초당선양자는 다신계 기념일 특강과 헌차행사 중에 모든 이가 꼭 알고 마음에 새겨 후손에게 전해야 할 위대한 인물이다. 그는 해남윤씨 22세이며 귤원처사 3형제 중에 장남인 귤원 윤규로(1769~1837)이다.
그 첫째는 이학래(1792~1861) 집에 살던 정약용을 다산초당으로 맞아가고 둘째, 초당증축을 아우인 윤규하 윤규은 3형제가 도왔으며 셋째, 율포 바닷가의 돌들을 주워다 석가산을 꾸미고 넷째, 자신의 아들인 윤종기, 윤종벽, 윤종삼, 윤종진과 조카인 윤종심, 윤종두 등 6인을 제자로 입문시켰다. 다섯째, 그의 아내는 다산에게 음식을 제공하였고 여섯째, 매년 봄과 가을의 산행에 함께 하였고 일곱째, 다신계를 창설했으며 여덟째 해남윤씨 친필인 선현유묵과 교류했던 어진이들의 친필인 군현유묵을 책으로 엮고 아홉째, 강진에 살게 된 해남윤씨의 현조인 행당과 퇴계 관련자료를 찾고 도암면 용산에 있는 법당 신도비의 액전 즉, 비석 상단에 가로쓰기한 제목을 전서로 직접 썼다.
강진의 계모임은 강진군의 향악, 향사례, 향음주례, 그리고 각 마을의 동계와 서당계 등이 상징이었다.
그밖에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명칭들이 있었으므로 후세인들의 귀감이 될 목적이 뚜렷한 것들도 있었다. 200년 전 그 당시에 타계와 비교하면 큰 관심거리가 될 다신계는 보통 모임보다 약간 색다른 조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차마시기는 반드시 맨 첫머리에 내세우고 있으며 앞날에도 계속해서 그렇게 하면서 삶을 함께 해야 할 더할 나위 없이 자연 속의 혜택을 누려가게 될 것이다.
사람살이를 쓸고 바다해 즉고해라고 전수하며 참을 인 견딜 내만이 해결책이니 앞만 보고 쭉 가라고 말들을 한다. 방랑시인 김삿갓도 ⌜기죽기죽 거하면 전로송송개⌟라고 하였으니 번역하자면 ⌜끄덕끄덕 가다보면 앞길이 솔솔 열린다⌟는 뜻이다.
필자는 한약을 배우기 위해 1965년경에 동의보감을 구입했었다. 탕액편1은 6부편, 2는 5부, 편3은 5부인데 권3목부는 모두 156종류이다. 40번째에 고차(苦茶)가 있고 쟉설차라 적어놓았다. 사게 된 이유는 걸음발하고부터는 산과 들을 다니면서 먹을 수 있는 풀과 나무를 배웠는데, 무엇에 좋은가를 알고 싶은 마음에 빚을 내어서 구입했다. 그 후 유태종 저술을 통해 과학적으로 수치를 드러낸 효능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1970년대 차마시기는 당뇨병 치료를 위해 조제과정 없이 생잎이나 말려서 물에 끓여서 마셨다. 다산은 낮오차나무를 마셨는데 소화제로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나서 빈속이나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일은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말도 남겼다. 아무튼 효능을 떠나서 40년을 넘게 마셨는데 해롭지 않았으니 나쁜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마시는 본 뜻은 검덕을 쌓기 위함이요, 부처님 공양, 음식물이 쉽게 변하는 것을 중화시키기 위해, 신께 올리는 차례 등인데 그 다음은 학문 정진 때 졸음쫓기, 배탈과 오한이 들 때, 위의 소화제 등으로 마셔왔다. 현대인들은 멋으로 마시는 것쯤으로 여기기도 하는데 물은 마시고 공기는 들이마셔야 살듯이 마실 물의 중화제로 차마시기 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명칭 중에 다, 가설, 영천이 있는데 추사는 명선을 썼고 초의차는 대나무잎을 첨가한 것이라 적어놓았다. 소화를 위주로 말하자면 거품소금에 절인 매실이 최초인데 그것을 담던 용기가 매병인줄은 모른다.
추사가 내세운 ⌜명⌟은 빼씬차를 말하는데 짓찧어 말렸다가 약한 불에 구워 가루를 낸 다음 물에 타고 휘저어 마시는 방법이 참선의 과정 같다고 여긴 것 같다.
이상의 잡동사니로 다신계를 활성화시키되 1일 1잔씩 마시기와 웃자란 것을 전정하여 식품화하는 실험이 계속되어야겠다. 공부는 쉽지 않으므로 눈이 감기기부터 한다. 그 전에 차마시기로 체질개선을 해두었으면 졸음이 오지 않고 머리도 아프지 않으므로 공부가 잘 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이 본받고 실천하는 인재육성의 최상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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