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문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익어가는 것이다.
재깍재깍 가는 바늘이 오늘에서 내일로 바뀌고, 생명이 있는 것 모두는 쇠퇴하고 익어가며 영그는 것이다. 떫은 홍시가 익어야 맛이 나고, 묵은김치도 숙성이 돼야 제맛이 나고, 밥도 뜸이 돌아야 맛이 나듯, 세상사 모두나 인간들도 나이가 짙어갈수록 무르익어가기 때문이다.
하루, 한 달, 1년, 그렇게 한해 한해가 쌓이더니 어느새 필자가 여든여덟 살이라니 믿기지 않으나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모진 비바람 거친 삼각파도에서 헤어나오며 몸은 만신창이 되었던 때도 있었으나 이날이 오도록 하나님은 날 버리지 않으셨다. 그리고 아내와 연을 맺은 지도 내년이면 60주년을 맞는다.
이제 정말 나이가 깊이 들어버리니 남의 간섭이나 입고 다니는 옷들에 까지도 구애 없이 홀가분해진 느낌뿐으로 마음이 한결 안정을 느껴서 좋다. 사지육신이 아직은 멀쩡해 아내와 산을 오를 때면 스스럼없이 손잡고 가다 보니 좋아 보인다는 젊은이들의 그 말마디가 참 듣기에 좋다. 아내와 둘 다 뼈마디가 아픈 데가 없다 보니 이게 천복(Heaven`s blessing)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노인들 대부분이 뼈마디 곳곳이 탈이나 걷기가 불편해지며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 편이나 그나마 저인 다행이다.
100시대라서인지 노인들의 하루하루를 사는 의미(意味)와 용기(勇氣)와 기상(氣像)이 내게도 아직은 남아있듯 하루하루의 삶을 바듯한 나날로 채울 수 있어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에 감복(admire) 한다.
한편, 나이가 드니 우선 마음이 편해지고, 다툼도 모두가 부질없는 일이라 여겨지니 순수한 마음가짐으로 그 모두가 더할나이없이 편안해지니 품위(品位) 있고, 멋있고, 담담(淡淡)해지는 마음으로 살고프다. 이 의미가 요즘 흔히 말하는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임을 실감해서일까?
인생을 행복하게 늙기위한 그 지혜란 저마다가 만들기에 달렸다.
첫째로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지 말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밝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둘째로, 좋건 나쁘건 지난 날은 다 잊어버려야 한다. 소용없는 일에 집착하지 말아야한다.
셋째로, 누가 욕 한다고 속상해 하지 말자. 참으며 나 스스로를 재발견하자.
넷째로, 고마웠던 기억만을 간직하자. 괴로웠던 기억은 깨끗이 지워버리자.
다섯째로, 즐거운 마음으로 잠을 자자. 그러면 잠 속에서 행복한 꿈도 꿀 것이다.
여섯째로, 지혜로운 사람과 어울려라. 바보와 어울리면 어느새 나도 바보가 된다.
일곱째로, 그날에 있었던 좋은 일만 기억하라. 그것이 행복의 풍족한 노트다.
여덟째로, 작은 일에라도 크게 기뻐하라. 그러면 기쁠 일이 계속해 늘어 날 것이다.
아홉째로, 믿음의 길을만들어라. 나이 들어 의지하는 신앙생활같이 좋은 곳은 없다.
열 번째로, 내가 가지고 떠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남기고 갈 것이 있나 살펴보라.
열한번째로, 세상을 사는 동안 가정만큼 의지할 곳은 없다. 내가 아니면 누가 우리 가족을 잘 돌보랴.
어차피 인생은 빈 술잔이 아니던가? 다 비우고 떠나면 후한이 없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자. 시간을 낭비하는 짓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다. 나이가 깊이 들어보니 하루하루가 그렇게도 고마운 것임을 느끼게 됐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필자는 젊은이들이 좌절하며 세상을 염세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들을 더러 본다. 그러지 말고 생명의 고귀함을 깊이 느껴라. 숫한 좌절 속에서도 반드시 소생하는 희망을 만들어 내야 한다.
가끔 TV NBN“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에서 꺼져가는 삶의 투병에서 산속 맑은 공기와 마음을 비운 덕택으로 기적같이 살아나는 그런 분들을 많이 보면서 격려의 박수를쳐 주고 있다.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고, 내일은 돌아올 오늘이기 때문에 영원히 오늘이야말로 하루밖에 없다. 끝까지 인내하며 해낸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끈기와 인내는 오직 자신의 의지인 끝없는 싸움에 달렸다.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 인생을 낭비한 죄같이 큰 것은 없다. 당신은 할 수 있다는 신념이 결국은 당신을 승리자로 만들고 말 것이다. 그리고 보면 당신이야말로 대단한 존재임을 자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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