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나 위치를 사리사욕으로 채우려 한 결과는 비극만이 기다릴 뿐이다
⌜이사⌟는 한비자와 함께 순자에게 가르침을 받은 문하생중의 한사람
위만은 연나라 왕 노관의 부장이었다. 진시왕의 침공으로 BC195년 연왕 노관이 흉노로 쫒겨갈 때 위만은 흉노로 가지 않고 군사 1000명을 이끌고 조선으로 귀화했다. 그는 상투를 틀고 한국어를 사용하였으며 나라 이름을 계속 조선이라고 했고 자신을 한왕韓王이라고 부른 것을 보면 그는 분명 한인韓人계였던 것 같다.
진나라 통일 전 전국 7웅 중의 하나였던 한韓나라는 BC230년 진나라에게 패망했고 진나라는 중국 통일 후 15년 만에 한漢나라에게 망했는데 이 시기 수만 명의 한韓인들이 중국에서 조선으로 망명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국유사》에 진나라와 연나라에서 망명한 사람들에게 마한이 땅을 나누어주었다는 기록이 있고 연나라 장군 위만이 1000명의 군인과 함께 조선으로 망명해 온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조선으로 귀화해 온 수만 명의 한韓인들은 바로 진나라에 멸망한 한韓나라의 유민들이었다. 그들은 한韓나라를 멸망시킨 진나라가 한漢나라에게 멸망하자 준왕이 다스리는 조선으로 망명해 온 것이다.
한韓나라는 지금의 산서성山西省 남부와 협서성陝西省 동부, 하남성河南省 북부 일대에 있던 동이족의 나라인데 환桓씨의 후예인 한씨韓氏가 다스렸고 백성은 벼농사를 하는 동이족이라고 했으니 바로 한국계의 나라였음이 틀림없다.
그들은 BC 453년에 한강자韓康子가 조씨趙氏·위씨魏氏와 함께 진의 지백知伯을 멸하고 영토를 3분하여 BC 403년에 7웅의 하나로 독립국이 되었으며 도읍은 평양平陽이었고 BC 375년에 정국鄭國을 멸하고 신정新鄭으로 천도하였다.
BC 355년 소후昭侯는 신불해申不害를 재상으로 삼아 관료체제를 정비하고 부국강병책을 취하여 중원의 강국으로서 부상浮上하여 BC 325년에는 왕호王號를 칭하였다. 그후 진秦·초楚의 압박을 받아 합종책·연횡책을 거친 후 BC 233년에는 공자 한비韓非를 진에 보내어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어보려고 하였으나 bc230년 진에게 멸망 당하였다. 한나라의 주인공들이 모두 한씨. 정씨, 신 씨이고 수도를 평양이라고 한 것 등을 볼 때 분명 한韓나라는 오늘날 한국韓國과 깊은 관련이 있는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한비는 중국어가 서툴렀다. 진시왕의 책사 이사가 큰 근심이 될 것이니 없애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사약을 내려 죽이고 말았다
한비韓非는 한문을 잘 했으나 중국어로 말할 때는 말을 더듬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한국인韓國人은 중국어에 서투르듯이 한비韓非는 중국어가 서툴렀던 것이다. 한韓왕은 한비韓非를 보내서 진나라와 합종연횡을 하려고 하였으나 진시왕의 책사 이사가 “한비는 한의 왕자이니 결코 진 황제에게 충성을 하지 않을 사람입니다. 오히려 그가 돌아가면 큰 근심이 될 것이니 없애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고 간하여 사약을 내려 죽이고 말았다.
당시 한韓나라의 위만(본명은 모름)도 자기를 알아 줄 사람을 찾아 천하를 유세하던 중 연燕왕 노관에게 발탁되어 그의 부장이 되었다. 그런데 진나라가 BC221년 중국을 통일하게 되자 노관은 고향인 흉노로 돌아가게 되었고 위만은 조선으로 귀화한다.(BC195) 진한秦漢 교체기(BC206) 때 한나라 백성 수만 명이 조선으로 귀화해 왔고 위만은 조선의 권력을 장악하여 BC194년 조선의 한왕韓王이 되었던 것이다.
중국 대륙에서는 하,은.주夏殷周 시대 이래 오랫동안 북방민족과 남방민족의 패권을 다투어 왔다.
춘추전국시대가 막을 내리고 중국대륙은 진나라가 천하통일을 하게 된다. 진시황이라는 영웅 밑에는 이사李斯라는 책사가 있었다. 천하가 통일되고 나라의 큰 틀이 잡히게 된 이면에는 이사의 역할이 밑 바침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사李斯는 한비자와 함께 순자旬子에게 가르침을 받은 문하생중의 하나이다. 이사는 원래 초나라 상채上蔡 사람으로 어느 날 쥐 두 마리를 보고 인생의 원리를 깨우친 독특한 인물이다.
변소에 있는 쥐는 사람이나 개가 나타나면 놀라서 도망치기 바쁘다. 그러나 창고 안의 쥐는 사람이 나타나도 안중에 두지 않고 곡식 먹기에 정신이 없다. 소매가 긴 사람이 춤을 잘 춘다고 했던가.
인지현불초비여서의人之賢不肖譬如鼠矣, 재소자처이在所自處耳라
"사람이 어질거나 못났다고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이런 쥐와 같아서 자신이 처해있는 곳에 따라 다르다." 라며 새로운 모험을 감행한다.
곡간의 쥐가 되기 위해서 초나라를 떠나 진나라로 향한다. 진나라로 온 이사는 진나라 승상 여불위呂不韋의 집사가 된다. 그는 여불위의 추천에 의해 진나라 왕정<진시황>의 신임 얻어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된다.
승승장구하는 이사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수수세력들은 하나의 사건으로 쾌재를 부른다. 한나라에서 온 정국이란 인물이 서쪽 변방에 위치한 진나라의 황량한 벌판을 옥토로 만든다는 명목하에 대규모 토목 공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실은 정국은 한나라에서 의도적으로 보낸 첩자였다. 토목기술자인 그로 하여금 진나라의 인력과 자원을 소비시켜 동쪽 정벌을 포기하게하려는 음모였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모든 외래객들에게 축객령을 내린다.
모든 외래 인들은 즉각 자기나라로 돌아가라는 추방령인 셈이다. 승승장구하던 이사도 여기에 해당되었음은 물론이다.
이에 이사는 진왕 왕정에게 간축객서(諫逐客書)를 올리게 된다. 논리 정연 할 뿐 아니라 왕의 심금을 울리는 명문장이다.
태산불사토양고는성기대太山不辭土壤故能成其大
하해불택세류고능취기심河海不擇細流故能就其深
태산은 본디 한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았으므로 그렇게 높을 수 있으며
하해는 작은 물줄기라도 가리지 않았으므로 그 깊음이 이에 이른 것이다.
계속 이어진다.
신이 듣건 데 땅이 넓으면 곡식이 많아지고, 나라가 크면 백성이 많으며, 병력이 많으면 병사가 용감해집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백성을 버려 적국을 이롭게 하고, 빈객과 천하의 인재들을 내몰아 진나라에 공을 세우지 못하게 하고, 다시는 진나라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적에게 병사를 보내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내 주는 격입니다.
진나라에서 나지 않는 물건 중에 보배로운 것이 많고, 진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은 인재 중에 진나라에 충성하려는 자들이 많습니다.
지금 빈객들을 내쫓아 적국을 이롭게 하고, 백성들을 적국에 가게하면, 이 나라는 텅텅 비고 나라밖 제후들에게는 원한을 사게 되어 뒤늦게 나라를 구하려 해도 늦게 됩니다.
간축객서를 읽은 진나라 왕은 크게 동하여 축객령을 철회하게 된다. 그리고 이사는 오히려 권력의 주류로 부상하게 된다. 위기를 통하여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셈이다.
여기에서 한비자 칭하게 되는 한비를 등장시키지 않을 수 없다. 전국시대 한 왕의 서자로서 왕족 대우를 못 받고 순자旬子에게 배우러 제나라 수도 임치로 간다. 순자 역시 조나라에서 초빙되어온 객인이다.
<이사>와 같이 동문수학하며 유가, 도가, 명가, 묵가, 등의 학설을 두루 흡수 비판하며 부국강병의 설을 체계화 하게 된다.
이사도 인정 할 만큼 뛰어난 한비였지만 현실 정치에 적용하려면 왕의 인정을 받아야 된다. 그러나 한비는 말 재주가 없고 또 약간 더듬 이었던 것 같다.
한비자 저서 중에서 백미인 <고분孤憤>과 <오두五蠹>
그의 문장을 모은 저서가 <한비자>55편이다. 그의 저서 중에서 백미인 <고분孤憤>과 <오두五蠹>를 진시황이 읽게 된다.
왕은 한비자를 만나고 싶은 열망에 무릎을 친다. <이사>는 <한비자>를 얻으려면 한나라를 공격하라. 그러면< 한비>를 사신으로 보낼 것이다. 그는 진시왕을 움직여 위험에 빠진 한나라를 구하려 할 것이다. 라고 조언한다.
말한 대로 <한비>는 사신으로 오게 된다. 그리고 진시황과 그의 저서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오두>는 다섯 마리 좀 벌레라는 말로써 나라를 망치는 다섯 부류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고분>은 임금의 고독과 울분에 대한 이야기로 <측근공해>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실증 할 수 있는 것이 진리성을 갖는다고 주장하며 법에 의한 지배가 사회질서를 가져온다는 지배계급의 사상을 설파하며 왕과 자주 독대를 하였다.
<이사>는 <한비>의 능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자기 위치에 불안감을 느낀 <이사>는 왕에게 <한비>는 한나라의 사신에 불과하다. 그는 진나라에게 하나도 득이 될 수 없는 사람이다며 왕을 움직여서 <한비>를 감옥에 넣게 한다.
그리고는 <한비>의 왕을 한번만 만나게 해달라는 간절한 요청도 물리친 채 독약을 먹여 자결케 한다. 전국시대 말기 조국의 멸망을 눈앞에 두고 한 위대한 사상가는 슬프게도 이렇게 삶을 마감하게 된다.
뒤늦게 후회한 왕은 <한비>를 다시 불러오게 하였으나, 그는 이미 <이사>에 의해 죽임을 당한 뒤였다.
<마릉전투> 이야기 처럼 <귀곡자>의 제자 <손빈>과 <방연>의 이야기도 이와 유사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사에 의해 분서갱유등 사상, 문화, 경제, 정치 등 일대 개혁으로 천하를 검어 쥔 진나라도 15년의 짧은 역사로 마감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진시황이 죽은 후 전횡을 휘두르던 <이사>는 강한자로 경계했던 <몽영>장군이 아니라 잡일하던 환관 조고의 잔꾀에 의하여 삶을 끝내고 만다. 그리고 진나라도 사라졌다.
자기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나 위치를 사리사욕으로 채우려 한 결과는 비극만이 기다릴 뿐이다.
<질곡桎梏>이란 말이 있다. 왕(통치자)가 천하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자기 마음대로 하지 않고 천하를 고통스러운 <질곡>으로 여길 때 백성은 평화로울 수 있다는 고사이다.
유가儒家의 생명력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사람을 그 근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대통령선거일이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중매체를 통해 눈 만 뜨면 국민을 외쳐대는 대선주자들의 속내가 궁금하다.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것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정관웅
힐링코칭상담연구소장
시인•칼럼니스트
강진고을신문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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