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노테 통 키리바시 공화국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동원그룹 본사를 직접 찾아 김재철 회장을 만나 오찬을 함께 해 화제가 됐었다. 비록 인구 10만 명 수준의 조그만 섬나라지만, 일국의 대통령이 민간 기업 사무실을 직접 찾아와 식사하고 가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아노테 통 대통령과는 지난 1990년 아노테 통 대통령이 수산부 차관 시절 당시 김 회장의 참치 원양어선단을 도와준 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아노테 통 대통령은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김 회장이 명예총장으로 있는 부경대학교에서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의 끈끈한 인맥관리와 철저한 인사가 재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김 회장의 인사관리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올해 80세의 고령에도 여전히 본사로 출퇴근하며 왕성한 경영 행보를 하는 김 회장은 회사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자주 한다. 그럼에도 여느 오너들처럼 개인 영양 관리사를 따로 두지 않고 구내식당 영양사가 ‘차려준 밥상’을 그대로 받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구내식당 영양사들과도 친분이 두터운데, 오랜 시간 본사 식당에서 일해온 한 영양사가 인사이동으로 전출을 가게 됐다. 못내 아쉬웠던 김 회장은 그 영양사를 집무실로 직접 불러 본사 식당에 더 있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을 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 영양사의 인사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다른 곳에서도 경험을 쌓고 싶다”는 영양사의 뜻과 회사의 인사방침을 존중한 것이다.
김 회장은 또 한 번 믿고 발탁한 인물은 함께한다는 인사원칙을 갖고 있다. 지난해 3월 임기만료로 물러난 박부인 동원산업 사장은 2006년 사장이 된 이후 8년 만에 교체됐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창업주인 김 회장은 회사의 성장에서 인재와 인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동원육영재단을 운영해 오면서 인재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인재 계발을 위한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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