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건은 모든 국민들의 가슴에 피멍을 안겨주었다
세월호 침몰 사건은 모든 국민들의 가슴에 피멍을 안겨주었다. 내 자식, 내 형제를 잃어버린 느낌 그것이었다. 특히 창문을 두드리는 조난객을 그대로 보고만 있었던 해경의 구조 활동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검찰에서는 해경의 늑장대처와 적극적인 구조 활동을 벌이지 않은 점을 집중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과연 세월호 사건의 전말은 무엇인지 집중 정리해 보았다. <편집자 주>
▶5월 11일, 세월호 침몰 26일째 풍랑주의보 내려
세월호 참사 26일째인 5월 11일 사고해역 주변엔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높은 파도가 최고 3미터를 넘나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날 진도뿐 아니라 서해남부 전 해상과 남해서부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졌으며 오후 시간대 바다의 물결은 2∼3m로 일고 바람은 초속 12∼18m로 강하게 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상이 악화되어 선체 안팎의 여러 악조건 탓에 수색작업은 이미 10일 새벽 1시부터 잠정 중단된 상태다. 따라서 민간 어선과 500t급 이하 함정은 모두 대피했고 1000t 이상 대형함정 24척만 현장에 남아 있다. 사고 해역 대형 바지선에서 일하던 잠수사들은 파도가 바지선을 덮치자 인근 함정으로 대피했으며. 항공 수색과 해상 방제작업도 멈춰졌다.
이러한 풍랑주의보는 12일 오전에야 해제될 것으로 예상되어 수중 수색은 60시간 가까이 중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색작업이 재개되더라도 선체 내부 칸막이가 바닷물로 인해 붕괴되는 상황이라 실종자 구조는 더욱 난항에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칸막이들이 무너지는 4층 선미 좌측 통로 쪽에 실종자 주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실종자 가족들은 4층 선미 쪽 격실 등에 대한 실질적인 수색 계획을 마련하라고 요청했고, 대책본부는 아직 진입하지 못한 세월호 4층 선미 쪽 격실 수색과 관련해 격실 벽면을 절단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효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까지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밝힌 희생자는 사망자 275명, 실종자 29명에서 멈춰져 버렸다. 이러한 기상악화로 인해 수색이 전면 중단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진도군청에 찾아가 "수색 의지가 없다"며 항의하는 등 타들어 가는 가슴을 부여잡고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살려주세요’ 단원고 학생의 절규
세월호 침몰 사고는 지난 4월 16일 오전 8시 52분 32초 (KST),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 최초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최초 신고자인 학생이 던진 첫마디는 "살려주세요"였다. 이후 학생은 배가 침몰하고 있음을 알렸다. 당시 신고전화를 받은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내용을 듣고 8사 54분 07초에 목포해경을 연결했다. 이때 목표 해경은 신고 학생에게 먼저 경도와 위도를 말하라며 배의 위치를 물었다. 당황한 신고 학생이 '네?'를 계속하자 119관계자는 그가 탑승객임을 알렸는데, 해경은 반복해서 GPS를 거론하는 등 위치를 물었다. 그로부터 1분 30초 뒤 해경 측은 선박 이름이 무엇인지 물었고, 최초 신고자는 "세월호"라고 답했다. 세월호는 최초 신고보다 3분 후, 사고 해역과 가까운 진도관제센터(VTS)가 아닌 제주관제센터(VTS)에 교신해 배가 침몰 중임을 알렸다. 시간은 8시 55분이다. 그리고 다시 이 제주관제센터(VTS)는 목포해경이 아닌 제주해경에 연락했고, 8시 58분에 비로소 목포해경이 사고를 접수했다. 추후 상황을 파악한 진도관제센터(VTS)가 9시 6분에 세월호와 교신하였고 세월호를 호출하여 직접관제를 시작하였다.
이때 세월호 배안에는 인천에서 제주로 가던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과 교사들을 비롯한 476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최종 알려졌다. 당시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5명은 수학여행으로 4월 16일에서 18일까지 2박 3일 동안 제주도 일원에서 자연유산을 관람하고 18일 오후 4시에 귀가할 예정이었다.
학생의 신고를 통해 사고 접수 후 구조에 출동한 해양경찰은 헬기 1대와 경비정 20척을 현장에 투입해 헬기로 승객 6명을 구조했으며, 100여명은 경비정에 옮겨 태워 인근의 진도 나 목포시 등지로 이송했다. 해군도 구조작업을 위해 사고 해역으로 유도탄고속함 1척과 고속정 6척, 해상초계가 가능한 링스헬기 1대 등을 투입했다. 이때 16일 새벽 조업을 마치고 귀향을 준비하던 민간 어선 박영섭(56)은 선장은 오전 9시 3분경 수협목포어업통신국이 송신한 긴급 구조 요청 신호를 받고, 병풍도 북쪽 1.5마일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 바로 뱃머리를 병풍도 쪽으로 돌렸다. 오전 10시 30분경 사고 현장에 도착한 박 선장은 해경과 구조작업에 참여해 승객 27명을 구조하였다. 조도면 청년회원 김형오(47) 역시, 이장단장으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자신의 1.1t급 소형어선을 몰고 구조작업에 동참하여 25명을 구조하였다. 그 외에도 메시지를 받고 10여분 만에 출항준비를 마친 조도면의 어선이 60여척, 어민은 150여명에 달했으며 전속력으로 도착까지 20여분이 소요되었다고 전해져 초동구조에 민간 어선들이 큰 역할을 하였음이 밝혀졌다.
세월호는 16일 사고 당시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기 시작했지만 선장은 선원들에게 바로 승객들의 안전조치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선내 안내방송을 담당한 강해성(32)씨는 “선실에서 8시 55분 제주 해상관제센터에 정식으로 구조신호를 보낸 것을 확인한 뒤 9시쯤 안내 방송을 시작했다”고 조사과정에서 말했다. 스피커를 통해 “안심하세요. 움직이지 말고 방 안에서 기다리세요”라는 방송이 일곱 차례 나왔을 때도 이미 배는 한쪽 방향으로 계속 기울고 있었다. 배가 완전히 기울어져 가는 상황 속에서도 선장의 추가 지시는 안타깝게도 없었다.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항해사, 조타수, 갑판장, 기관장 등 15명은 오전 9시 30분쯤 대부분 배 밖으로 빠져나와 9시 45분경 해경 경비정에 가장 먼저 구조됐기 때문이다. 세월호의 구명보트 46개 중 단 한 개만 펼쳐지는 이 여객선이 침몰하는 상황에서 탑승객들은 컴컴한 어둠 속에서 구명조끼를 찾아 입고 필사의 탈출을 시작했으며, 선실에 있는 단원고 학생들은 “해양경찰이 도착했어, 우리 침몰해, 속보가 나왔어”, “배가 기울고 있어요, 엄마 아빠 보고 싶어요”라는 카톡을 가족에게 보내며 구조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세월호는 2012년 10월 일본에서 수입된 뒤, 이듬해 3월까지 전남 목포에서 객실을 증설 한 여객선이다. 3~5층에 객실이 증설되었고 승선정원은 181명 추가된 921명으로 많아졌으며, 선박 무게도 239t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게중심이 원래보다 높아졌다. 세월호 등록 검사를 맡았던 한국선급 관계자는 "객실 증설은 합법적인 공사, 점검 결과 운항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 등록 검사를 정상 통과했다" 고 밝혔으나, 객실만 증축한 게 아니라, 배 앞쪽 램프웨이도 철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입구를 줄이면 화물을 더 실을 수 있고, 배 전체 무게가 가벼워져 그만큼 객실 증축에 유리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실, 무능한 정부 대처에 분노한 국민들
세월호 침몰 사고는 16일 오전 9시 19분부터 YTN 을 시작으로 각 언론에서 소식을 긴급 타진하기 시작했고, 오전 10시부터 정부는 여객선 침몰 사고에 대응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였다. 또한 해양경찰특공대, 해군 SSU, 해군 UDT, 육군 특전사의 잠수요원들이 수색, 구조 작업에 투입되었다.
사고 당시 세월호 운항사인 청해진해운사는 탑승객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다음날까지 탑승인원 수를 세 차례나 반복했다. 이후 정부의 아마추어 같은 미숙함은 여러 곳에서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양수산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설치됐다가 다시 안전행정부의 중앙대책본부가 꾸려졌지만 부실한 초동대처와 혼선으로 일관됐다. 정부의 각 부처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 행태를 보이며 중대본부 간부들조차 상황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중대본부 차장 역할을 한 이경옥 안행부2차관은 긴급 브리핑에서 승선자와 실종자 통계를 놓고 하루종일 혼선을 빚으면서 실종자 가족과 국민에게 불안과 불만을 키웠다. 가장 큰 문제는 구조자 숫자가 크게 부풀려진 통계를 확인 없이 그대로 발표한 대목이다. 16일 오후 브리핑에서 368명이 구조됐다고 했으나 처음부터 1차 집계를 맡은 해경이 “368명 구조는 집계 착오”라고 뒤늦게 알려오면서 다음 4시 30분 브리핑에서는 “368명이 아니라 164명이 구조됐다”고 정정했으며 이후 24시간이 넘도록 공개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중대본부는 해경에 알아보라는 식으로 떠넘기며 서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이 나타났고, 해경은 선장과 항해사 등을 조사한 결과에 대해 언론 브리핑조차 하지 않았다. 사고발생부터 수습까지 정부의 총체적인 부실 대응에서 나타난 엉터리 위기대응 시스템은 결국 전 국민을 분노케 하는 결과를 낳았고 관피아, 해피아 등 국가의 총체적인 부조리에 집중되었다. 정부요인들의 퇴직 후 나눠 먹기식 자리이동이 재앙을 불러왔다는 불신을 불러일으켰으며, 진도 팽목항 현장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공직자들의 행태와 주요요인들의 말실수가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과 국민들을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예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사고 당일인 4월 16일 오후 4시 경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다. 그는 구조된 학생들이 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누군가 마련해 준 팔걸이의자에 앉아 컵라면 등을 먹으며, 자신을 수행하던 이에게 함께 먹자고 손짓을 하기도 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안전행정부 공무원은 사표를 수리했는데 라면을 먹은 교육부 장관은 어떻게 되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라면에 계란을 넣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끓여서 먹은 것도 아니다. 국민 정서상 모든 것을 조심했어야 하는 건데 그렇게 됐다"고 언급하며, “자연재해 같은 거 났을 때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하여 논란이 있었다. 송영철 안행부 국장은 20일 오후 6시경, 진도 여객선 세월호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상황 본부의 세월호 침몰 사망자 명단 앞에서 공무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려하여 현장에 있던 실종자 가족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5월 9일에는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사고 희생자 300여 명과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함께 언급해 유가족과 피해자 가족의 반발을 일으켰다. 실종자 가족들이 버스 5대로 청와대로 가게 되자 결국 사장이 사과를 하고 본인은 사의를 표명했다.
해경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는 우선 '신속한 인명구조를 하지 않았던 점이다. 구조작업 시 선박의 설계도면을 입수해 현장 대응세력에게 전달하고 도면이 없는 경우에는 사고선박 구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현장에 급파한다'는 매뉴얼 수칙을 완전 무시했다. 국민들은 정부의 세월호 침몰 사고 대처에서 슬픔과 분노를 느끼며 차가운 바다 속에서 떨며 죽어가는 단원고 학생들을 하루하루 지켜보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몸서리쳐야 했다.
16일 오전 9시 30분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경 123정(100t급)은 조타실에서 이준석(69) 선장 등 승무원 15명을 구조했지만 이들을 구조활동에 참여시키지 않고 육상으로 인계하며 보호했다. 이는 2012년 이탈리아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좌초 사건 당시 배를 버리고 탈출한 선장에게 해안경비대장이 재승선을 지시하며 남아 있는 승객 현황을 파악하라고 단호하게 대응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또 사고 발생 당일에 해경과 해군이 투입한 수중 수색 인원은 모두 16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있다. 뉴스타파는 자신들이 입수한 당시 상황보고서엔 침몰 첫 날 동원된 잠수 요원은 해경 140명과 해군 42명 등 모두 182명으로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9%만이 실제 수중수색 작업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300명 넘는 실종자가 선내에 갇혀 있었던 상황에서 소극적 대응을 해 인명피해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
한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여객선 침몰에 대한 애도 소식을 전하며 일본 해상보안청 지원을 타진했지만, 대한민국 해양경찰청은 제의를 거절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구조 작업을 돕겠다고 밝혔으며, 사고 해역에 강습상륙함 본험 리처드 함 및 해병을 파견했으나 본험 리처드 함에서 파견 된 구조 헬기는 한국 해군의 승인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구조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4월 16일 13시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긴급 방문하였다. 박대통령은 10여 분간 침몰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일몰까지 시간이 없다.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으며, 17일 오후 진도군 진도읍 실내체육관에 방문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의 미흡을 언급하며, 오열·호소하자 "마지막 한 분까지 구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지키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 책임지고 물러나야 합니다." 등의 말을 남겼다.
사고 발생 3일째 4월 18일 오전,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들께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 한다"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또한 사고 발생 5일째 4월 20일,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있는 일부 실종자 가족들이 새벽에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려 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과 달리 수색에 대한 진척이 없다고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려는데 해경청장도 전화를 받지 않고, 정부 종합상황실 책임자도 연결이 안 됐다"며 "우리가 바라보는 현재 상황은 비상사태인데 누구와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제 하나밖에 없다"며 "청와대로 올라가서 서울시민에게도 알리고, 대통령에게도 보여줘야 한다. 청와대로 갑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이들의 행진을 저지하면서 대치 상황이 벌어졌고 실종자 가족 중 변호사 한 명이 경찰에게 자신들을 막아선 법적근거가 무엇이냐고 묻자, 경찰은 안전문제라고 답했다. 얼마 뒤 정홍원 국무총리가 도착해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으나, 항의가 계속되자 오전 3시 50분 경, 다시 차에 올라탔다. 이에 분노한 실종자 가족들이 정홍원 국무총리의 차가 떠나지 못하게 막아섰고 오전 5시 10분, 실종자 가족들 중 일부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갓길로 빠져나와 서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고 발생 7일째 4월 22일, 오전 10시경에는 생존자 학부모들이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교육지원청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고, 정홍원 총리는 4월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자원봉사자에게서 보는 대한민국의 희망
사고 발생 2일째인 17일 오전 10시 45분까지 집계된 총 사망자는 9명이었다. 오후에는 민간 잠수부가 실종자들을 수색하다가 파도와 바람에 휩쓸려 실종되었다가 20분 만에 낚싯배에 발견되어 구조되는 등 조류의 영향이 매우 심했다.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낚시 가게 한두 개가 있는 진입로부터 선착장 남쪽 끝 방파제까지 수백 미터에 불과한 시골 부둣가에 우비를 입은 어른들 수천 명이 서성거렸으며, 해양구조대 등 각종 기관이 이름이 쓰인 임시 천막이 빽빽이 들어섰다. 군,경, 공무원, 민간단체 자원봉사자, 실종자 가족이 뒤섞여 있었지만, 지난 밤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밤새 울어 눈에 핏발이 선 채로 담요를 둘러쓴 실종자 부모들은 오전 9시부터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내리던 빗방울이 장대비가 되었어도 실날같은 희망을 기대했다. 중앙수사본부가 카카오톡의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세월호에서 나온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는 10시 17분에 학생이 보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시간은 세월호가 90도로 기울어져 침몰하던 순간이었다.
선박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한 방법은 잠수요원 투입이다. 잠수요원은 선박인근 및 선박내부를 수색한다. 그러나 맹골수도의 특성상 조류가 빠르고, 가시거리가 10~20cm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잠수요원들도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세월호의 선체를 굽이굽이 들어가서 작업하려면 생명선이 꼬이거나 절단될 위험이 있다며 스쿠버 다이빙 방식을 고수하려 했다. 스쿠버 다이빙 방식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만 작업할 수 있다. 수심 30 미터에서 수면으로 올라오는데, 잠수병의 문제로 천천히 부상해야 하기 때문에 소요되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속해서 머구리 방식을 주장했다. 머구리 방식은 그만큼 잠수병 확률도 높지만, 머구리들이 다이빙 헬멧을 쓰고 서해 40미터 해저 바닥을 3시간 동안이나 걸어다니면서 키조개를 캘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작업 한계는 20~30분이 아닌 3시간이다. 결국, 정부는 투입에 반대하다가 투입을 허가했는데, 머구리들이 투입후 선체 내부 진입에 최초 성공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내기 시작해 22일부터 세월호 침몰 사고의 구조방식이 머구리 방식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정부대처에 비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사고발생 후 많은 일들을 했다. 전국에서 쏟아지는 위문품에 진도우체국은 거의 마비가 됐다. 4월 22일까지 진도우체국에 도착한 위문품은 등기로 온 것만 3천 300상자. 일반우편으로 온 것은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았다. 우체국의 한 직원은 "주로 학교에서 보내오는 물품이 70% 정도 된다. 여성단체나 봉사단체에서도 많이 보내오고 있다"면서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돌아오라'라는 감동적인 문구도 적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하루 8t 트럭 1대 정도 처리하는데 요즘은 4대도 넘는다. 진도군민을 대신해 국민들의 마음에 정말 감사하고 몸이 고되지만 그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문품은 진도군청 주민복지과로 보낸 뒤 현장 자원봉사자에게 전달됐다.
잔인한 4월, 진도 팽목항은 바람조차 매섭다. 그 안에서 그나마 따뜻한 바람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바로 자원봉사자들이다. 실내체육관 바닥에 주저앉아 극한의 슬픔과 분노속에 휩싸여 있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자원해서 손을 내밀며 전국에서 온 사람들이다.
얼굴만 봐도 희생자 부모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는 슬픔 속에 있는 그들에게 입이라도 축이라는 말조차도 쉽게 붙일 수가 없을 정도로 안타까운 날들이다. 장기간 세탁을 못한 가족들을 위해 빨래를 돕는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의료진들은 체육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실신하거나 진료가 필요한 가족들의 상태를 살피고 즉각 링거 수액 등 의료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가족들의 경우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족들이 머물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운동복과 세면도구 등 생필품과 각종 식음료를 비롯한 구호물품을 곳곳에 비치했다. 긴급한 전화를 걸 일이 생기는 가족들을 고려한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 공기 주입기로 바람을 넣는 일회용 베개, 정신력과 체력이 고갈되는 가족들을 위한 청심환이나 각종 비타민 등 종류도 가지각색이었다. 정부가 못하는 것을 민간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노란리본 캠페인,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세월호 침몰시 승객들을 선박에 두고, 먼저 탈출한 선박직 승무원들에 대하여 사회윤리적 책임이 거론되었다. 선박이라는 범위 내에서는, 선장 등 선박직 승무원들이 항해와 승객 구조임무 책임을 지닌 리더인데, 그들의 리더십 부재가 세월호라는 한 집단의 침몰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몇 가지 근거로, 2시간가량 충분한 탈출 가능시간이 있었음에도 승객들에게 "움직이면 위험하니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과 해경에 구조요청을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시기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점. 오히려 방송 지시의 합리성에 의문을 품고 구명조끼를 착용한 뒤, 탈출을 시도했던 승객들이 생존율이 높았다는 점. 해당 선장등 선박직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뒤로하고 먼저 탈출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분석은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문제가 리더들의 판단착오와 책임감 부재로 인재(人災)가 되었다. 4월 17일 오후 9시에 인천항에서 청해진해운 대표 김한식 대표가 나와 대국민 사과를 하였다. 이날 세월호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슬픔·분노 지수는 평균 83.8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월호 실종자들의 구조를 바라는 네티즌이 늘면서 한 네티즌이 22일 인터넷을 통해 “카카오톡 세월호 희망의 노란리본달기 캠페인에 동참해요”라는 글을 올려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이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란 문구와 나비를 닮은 리본 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국민들은 자연히 노란리본을 달기 시작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이른바 '노란리본 캠페인'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널리 확산된 가운데, 안산정부합동분향소에는 단원고 학생 227명, 교사 7명, 일반인 탑승객 29명 등 희생된 263명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5월 11일 오후 6시 현재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31만3190명에 달했으며, 지난달 23~28일 설치됐던 임시분향소까지 합하면 49만3575명에 이른다. 또 전날까지 전국 시·도 분향소 139곳를 찾은 조문객만 172만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에서 보내온 추모 문자메시지(#1111)도 10만 건을 넘어섰다. 지난달 23일부터 수신된 문자메시지는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내용으로 가득 찼으며 때로는 무기력한 정부를 꾸짖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비롯하여 촛불문화제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5월 9일에는 안산지역 고교생 1500여 명이 촛불문화제를 열고 "잊지 말아 주세요"라고 어른들에게 호소했으며, 10일에는 안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주관한 '인간 띠 잇기' 행사가 이곳에서 열리면서 "친구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밝히겠습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노란 풍선 수천 개가 하늘을 뒤덮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3백 여명의 생사가 걸려있는 세월호 사고를 제 때 수습하지 못해 엄청난 인명을 잃는 참사를 초래했다는 것, 위기관리 능력의 부재는 곧 국가경영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시위도 일어났다.
▶세월호 사고로 인한 후유증
구조된 생존자들 대부분은 병원들로 이송되었다. 이송된 환자들이 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정신 검진과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해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생존자 58명 가운데 5명가량이 PTSD를 앓았다. 특히 이번 참사는 생존자 대다수가 고등학생인 만큼 정신적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고 현장인 진도 팽목항의 사고본부에서 피해자 가족들이 최근 정홍원 총리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에게 과격하게 대하는 것도 스트레스의 일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사고 후 충격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PTSD로 증상이 만성화될 수 있다. 청소년의 경우 인격 발달에도 영향을 받는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피해 유가족과 이를 돕는 자원봉사자가 그 충격으로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맡았던 남성이 안산 지역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6·4 지방선거에 나가려던 사람이란 것이 밝혀져 논란이 있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자신을 아동센터를 운영하는 목사라고 소개한 송정근씨는 실종자 가족 대표로 활동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했을 때에는 나란히 단상에 서서 사회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호 탑승자 가운데 송정근씨의 가족은 없다는 것이 알려져 망신을 샀다. 그는 대통령과의 간담회 후 이 문제가 언론에 불거지기 전인 지난 18일 도의원 예비후보직을 사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4월 18일 오후 4시 5분 경, 수학여행 인솔자로 갔다가 사고를 당하고 구조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강민규 교감이 전남 진도체육관 뒤편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는 학생들을 남겨두고 구조된 것에 대해 주위에 “나만 혼자 빠져나온 것 같아 괴롭다”고 호소했으며, 그런 가운데 여객선 침몰로 사망하거나 실종된 단원고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왜 당신만 살아 돌아왔느냐”는 등 강한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침몰 사고 뉴스를 전하는 내용으로 위장한 스미싱도 발생하였다. 세월호 참사로 어수선한 가운데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하는 등 전자금융사기가 극성을 부렸다. 카드사 대표전화 번호를 이용해 민방위훈련을 사칭한 스미싱까지 등장하면서 우려가 확산되었다.
2014 학년 1학기에 예정된 전국 각 학교의 수학여행 및 현장 체험학습이 취소, 보류되었다. 또한 전국적으로 개최될 예정에 있었던 각종 축제와 행사들도 취소되고 보류되면서 경기 침체로 이어져 세월호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사회 전체에서 드러났다. 다가오는 6.4지방선거에도 여권과 야권에 어떠한 여향을 미칠지 미지수가 되었다. 달라진 선거상황에서 정치인들은 선거운동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나 가정사에 대해서는 대화가 오갔지만 선거에 대한 얘기는 거의 들리지 않으면서 선거 분위기가 일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월호는 벙커C유 120㎘, 경유 50㎘가 적재된 상태로 침몰하였다. 이에 대한 여파로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주변 100m 반경에 엷은 유막이 형성되면서 기름띠로 변했다. 진도군은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해 여객선을 이용하는 도서지역 사람들의 불편 및 어민들의 생계 등이 문제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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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구원파와 세월호 침몰사건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가운데 청해진해운사의 실질적인 소유자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470여 명을 태운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초유의 사태 속에 세월호 운영회사인 청해진해운 대표 김한식과 기독교복음침례회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주)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고 권신찬씨의 후계자 유병언(73)씨의 두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일명 ‘구원파’로 불리는 기복침은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로, 1987년 오대양집단자살사건의 배후의혹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었다.
(주)청해진해운의 대표는 김한식씨지만, 실제 소유주는 달랐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2013년 기준, 주식 39.4%를 보유한 선박회사 (주)천해지(대표 변기춘) 소유다. 천해지의 전신은 세모해운으로, 천해지는 2005년 전 유병언 회장의 (주)세모 조선사업본부를 양수해서 사업을 키웠다. (주)천해지는 경영컨설턴트 회사 (주)아이원아이홀딩스(대표 변기춘)의 계열사다. 특히나 (주)청해진해운이 구원파 논란에 휩싸인 이유는, (주)아이원아이홀딩스의 대주주인 유대균씨(19.44%)와 유혁기씨(19.44%)가 유병언씨의 아들들이기 때문이다. (주)청해진해운의 사업주가 사실상 유병언씨의 두 아들인 것이다. (주)아이원아이홀딩스 지분 6.29%를 가지고 있는 김혜경씨 역시 유병언씨와 긴밀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균씨와 유혁기씨, 기복침 신도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업체가 ‘종교성’과 결부되는 또 다른 이유는 유병언씨가 과거 신앙과 사업을 강조했었기 때문이다. 유병언씨는 “기업이 곧 교회”라는 논리를 펼치면서 사업을 키웠다.
1983년 유병언이 신앙과 사업을 연계하여 헌금을 사업자금으로 활용하여, 이요한계 구원파가 따로 분리됐다. 이후 유병언씨는 사업 확장에 더욱 주력했고, 자금은 헌금과 사채로 충당했다. 탈퇴자 A씨는 “유병언씨는 사도바울이 업을 했던 것처럼 본인들도 선지자처럼 사업을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주)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를 유대균씨와 유혁기씨로 보고, 유병언씨와 그의 두 아들을 포함한 40여 명을 출국금지 조치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선박회사와 선주의 회사 경영과정에서 발생하였으므로 회사와 선주가 책임을 질 부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유병언씨가 회사의 의사결정에 개입했었는지, (주)청해진해운의 실제 사업주가 경영관리를 소홀히 했는지, (주)청해진해운이 부실운영으로 적자를 낸 사실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나섰다. 기복침은 교리적으로 ‘한번 구원받으면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죄사함을 깨달음으로 구원받으면, 그다음부터 하는 육신적인 죄는 죄가 되지 않는다. 죄를 지어도 죄가 아니며 생활에서 짓는 죄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주장 때문에 기독교계에서 지탄을 받았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의 법적 책임과 도덕적 책임을 두고, 유씨의 아들들과 사업에 관계된 기복침 신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유대균씨와 유혁기씨는 현재, 공개석상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유병언씨는 아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4년간 한 주택의 창문에서 260만 장의 사진을 찍으며, 사계절이 있는 조용한 한국적 풍경을 담아냈다는 70대 억만장자다. 사진작가 아해는 지난 2011년 뉴욕을 시작으로 런던과 파리 등 유럽에서 사진전을 열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창문에서 사진을 찍는 뒷모습만 공개한 채 얼굴과 본명을 철저하게 숨겨왔다. 모든 대외 활동도 전시회 기획자인 둘째 아들을 내세웠다. 하지만 신비주의로 보이던 은둔과 국내보다 해외활동을 활발하게 한 데는 따로 이유가 있었다. 유 전 회장은 '오대양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사기 혐의로 4년을 복역했다. 세모그룹는 2000억 원대의 빚을 지고 부도를 냈다. 이런 과거를 감추고 사진작가로서 이중생활을 하기 위해 예명을 쓰며 숨어 지냈던 것이다.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의 실질 소유주로 드러났고, 자신의 작품을 계열사마다 수억 원 어치씩 비싸게 강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러한 정황가운데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본격 소환 조사에 돌입했다. 유 전 회장 본인에 대한 형사처벌도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유 전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탤런트 전양자씨를 소환 10시간 동안 조사했다. 전양자씨는 구원파 창시자인 고 권신찬 목사의 딸이자 유 전 회장의 아내인 권윤자 씨와 친자매처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70년대 말부터 유 전 회장과도 인연을 쌓으면서 30년 넘게 최측근으로 있어온 전씨는 특히, 87년 오대양 사건 때 구원파 신도로서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유 전 회장과의 관계가 드러나기도 했다. 현재는 구원파 본산인 금수원 등 핵심 계열사 3곳의 대표를 맡고 있어 세월호 사고 이후 유병언씨 측근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전 씨가 유 전 회장 일가의 계열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전 씨를 상대로 그룹의 의사 결정 과정과 수상한 자금 흐름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또한
11일 유씨 일가 중에서 처음으로 친형 유병일(75) 전 금수원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병일씨는 청해진해운에서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250만원을 받는 등 경영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밝혀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일가족과 특수관계인 김혜경·이순자씨가 개인적으로 보유한 자산을 합치면 유 전 회장 일가족이 실제 보유한 재산은 2천4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한강 유람선을 운영했던 유 전 회장은 세월호를 운영하는 선박회사 청해진해운을 소유한 조선업체 천해지의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주주 유대균(44), 유혁기(42)씨 형제가 실제 소유하면서 경영하는 아이원아이홀딩스 등 13개 비상장 기업이 보유한 자산 5천600억원 중 절반은 부채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기업의 절반 이상이 지난해 적자를 내는 등 경영 상태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균씨는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최대 주주이자 주요 계열사인 트라이곤코리아·한국제약·다판다 등의 대주주이다. 검찰은 대균씨가 지분도 없고 임원으로 등재되지 않은 세모 등 계열사로부터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아온 급여대장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균씨가 동생 혁기(42)씨와 함께 아버지 유씨의 지시를 받아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온 횡령·배임 혐의의 공범(共犯)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구원파 신도’ 의혹이 불거진 해양경찰청 이용욱 정보수사국장이 국제협력관으로 전보 조치되기도 했다. 이용욱 국장은 지난 1991∼1997년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모체 격인 세모그룹의 조선사업부에서 근무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이용욱 국장이 세모그룹 근무 경력 때문에 세월호 사건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용욱 국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세모그룹을 떠난 뒤 구원파와 인연을 끊었으며, 해경 채용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의 지원을 받은 적이 없으며, 세월호 수사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의혹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구원파 신도 700여 명은 5월 6일 오후 3시 및 11일에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선박 운영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교회를 교리까지 들먹이며 마치 살인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치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종교탄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병언 전 회장은 기독교복음침례회 발족에 참여하지 않았고, 평신도 복음선교회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본 교단과 상관없다”면서 “오대양과 구원파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현숙 기자)
세월호 침몰 사건, 사고발생부터 현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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