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논어에서 정중함도 예가 지나치면 고통이 되고, 신중함도 예가 지나치면 비겁함이 된다. 용맹에 예가 없으면 난폭하게 되며 정직한 것에 예가 없으면 잔혹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예가 아니거든 보지도 말고 말하지 말며 움직이지 말라고도 말했다.
공자의 가르침을 교시로 삼는 유도회 유도회장의 선거를 지켜보면서 유도회의 회원이나 원로들의 걱정처럼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왜냐하면 선거를 통해 유도회장을 뽑는 자체가 그리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뿐더러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주민등록 전출입 문제가 눈 감고 아웅 하는 것 같아서이다. 물론 본인은 양 쪽에서 살고 있으므로 무슨 하자가 있느냐고 물을지 모르겠지만 하필이면 선거를 앞두고 주민등록을 옮기다보니 선거규정을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밖에 비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는 것이야 어디에 살든 자유이겠지만 분명 예가 아님을 말할 것도 없다.
주민등록 전출입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 것도 그렇다. 그것을 문제 삼으니까 고통이 되었고,
용맹에 예가 없다보니 난폭함이 된 꼴이 되고 말았다.
유도회장 선출은 결국 유도회의 명예와 자존심에 먹칠을 한 것은 자신들의 문제를 울타리 밖으로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양보가 없는, 그래서 추호의 대화나 협상이 없는 팽팽한 줄다리기는 어떤 이유로도 장유유서를 말할 수 없는 입장이 되고 말았다. 입은 있으되 말할 수 없다면 이미 죽은 목숨이나 진배없다. 그러므로 유도회장 선거의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내일 11일이면 유림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설령 규약에 의해 원만히 선거가 치러진다 해도 그 상처와 후유증은 남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서 공근어예원치욕(恭近於禮遠恥辱), 몸을 공손히 하여 예의에 어그러지지 않으면 타인으로부터 치욕을 받지 않는다는 논어의 말씀과는 거리가 먼 한 인생적 삶의 발자취가 구정물로 얼룩진다는 사실이다. 내가 무엇이 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더 중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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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명절을 고향의 부모님과 함께
올 한가위는 대풍이어서 대보름달처럼 풍요로운 기분이다. 하지만 고유가와 사료 및 비료 폭등은 농민들의 주름살을 깊게 패이게 만들었다. 끝없이 오르기만 하는 물가 앞에 농민은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한숨을 쉬어야만 했다. 그런 봄과 여름이 지나고 이제 한가위가 찾아왔다. 찢어지게 밝은 둥근 보름달을 보며 어제의 근심과 시름을 잊어버리고 새롭게 기운을 차려야만 한다. 무더운 여름도 끝내 계절 앞에서는 무너지듯이 힘들고 어려운 때도 언젠가는 물러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희망을 갖고 내일을 꿈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추석 명절은 유독 부모님과 함께 보낼 생각을 하자. 힘들고 어려울 때도 그렇고, 명절 때도 역시 자식이요 일가친척에게서 힘을 얻기 마련이다. 선대의 묘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잠시라도 조상의 묘를 둘러본다는 것은 핵가족 시대에서 한 뿌리라는 의식을 갖는데 시금석 역할을 한다.
부모님의 겨울나기도 돌봐드려야 한다. 고유가 때문에 늙은 우리 부모님들은 방안 덥히기를 꺼려하고 전기장판 한 장에 의지해서 긴 겨울을 보내기 일쑤다. 문풍지 하나라도 제대로 붙어있는지 꼼꼼히 살펴드리는 일이 효도요, 자식의 도리다. 부모님은 자식에게 콩 한 줌이라도 더 주려고 안달인데 자식은 밥만 얻어먹고 훌쩍 되돌아간다면 부모님 마음이 어찌 쓸쓸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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