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양칼럼 133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의 시대가 그립다 (3)
군두더기 없이 맑은 인간 마음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이 한 말 중에 ”사람은 본래 마음이란 번뇌(煩惱)와 망상(妄想)없이 평화로운데 눈, 귀, 코, 혀, 피부가 대상을 만나서 좋은 것은 취하고 싫은 것은 버리는 분별을 끊임없이 일으키기 때문이며 또한 과거의 경험이 현재 나의 망상을 만나고 이것이 다시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들을 확대 재생(再生)한다.
다시 말해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집착의 마음에서 혼란과 불행이 온다. 그것은 오만 사물을 색안경 쓰고 노랗다거나 빨갛다 등으로 구별하기 때문이나 색안경을 벗어버리면 해결되는데 인간은 그걸 모르고 상반된 두 가지 마음인 이중적 삶을 살아간다.“ 라고 했습니다.
이렇듯 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끼어 어두운 것처럼 우리가 시시각각 만들어내는 집착하는 마음과 복잡한 생각과 고정된 생각은 우리들을 얽매이고, 혼란스럽고 불행하게 왜곡시킨다. 그래서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지 않고, 밖으로만 분주하게 찾는다. 자신의 평화로운 곳이 어디에 있는가? 남이 간섭하지 않는 곳은 어디인가? 또 행복한 시간은 언제인가? 언제 그 무엇이 내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일까? 자신은 아침에 일어나 ‘작설차’ 한잔을 앞에 두고 색(色) 향(香) 맛의 삼매(三昧)에 빠질 때 군더더기 없는 경지가 참 자기 성품이 아니겠는가? 라고 합니다.
그러나 일찍이 다산(茶山)선생은 인간의 마음을 “착함을 즐거워하고 악함을 부끄러워하기 때문”에 인간의 성품은 본디 착할 수밖에 없다는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세상이 마치 말세 같아 사기나 협잡꾼, 강도, 절도 심지어 공직자의 비리까지도 오히려 떳떳한 낯짝으로 초호화생활을 하고, 심하게는 가정주부가 남녀의 성문제로 얽히고 설켜 예사롭게 간음하고도 떳떳한 세상이라 마치 일부일처제(一夫一妻 制)란 말이 어색한 옛말로 되어버린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치 자기 한일에 조금도 뉘우치거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상이니 차라리 선악설(善惡設)을 주장한 옛 성인(聖人) 순자(荀子)의 말씀이 옳은지도 모를 요지경인 세상입니다.
생각 사(思)자의 뜻을 밝혀보면, 사(思)자는 밭 전(田) + 마음 심(心)의 합성인데 밭을 의미하는 전(田)은 본래 인간의 뇌(숨골) 즉 이성(理性)을 의미하지요. 그러므로 생각 사(思)는 생각도 마음을 기반으로 작동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움직여야 감동이 다가오고, 감동해야 행동에 옮기지요. 그런데 요즘 세상 사람들은 그걸 구별치 못하고 뒤집어 생각 해버립니다. 나쁜 생각의 감동을 밭에다 뿌리고 심어놓고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놀리는 이 짧은 세치 ‘혀’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한마디 말이 인생을 좌우하지요. 많이 배우고 지혜로운 사람일수록 말에 신중합니다. 그러나 너무 딱딱하면 부러지기가 쉽습니다. 언제나 부드럽게 살아가야 적이 없는 법이지요. 냉혹하고 험한 세상 남 앞에 언제나 고개 숙이고 잘난 체 나서지 말아야 합니다. 군두더기 없는 맑은 마음으로 살아갈 때 자기 주위에 인자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기 마련이지요.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말들을 쏟아내면서 살아갑니다. 사랑에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는 상대로 하여금 커다란 자긍심과 용기를 심어줍니다. 무심코 던진 날카로운 말 한마디는 날개를 달고 오래도록 다니면서 누군가에게 평생 씻을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와 한(恨)으로 남겨질 수도 있답니다.
특히 부부란 참으로 깊고 깊은 인연(因緣)인 끈으로 한 평생을 해로(偕老)하면서 말을 하지 않아도 눈빛이나 그 행동 하나만 봐도 마음을 다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때 꼭 해줘야 할 말들을 숨긴다거나 해 주지 않은 탓에 서로 오해가 되거나 각자의 자존심 때문에 그것이 깊어지면 골이 생기고 갈등이 생겨 이혼으로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요. 그러니 아무리 부부간이 라 할지라도 조심해야할 말은 무덤까지 가져가야한다는 뜻도 됩니다.
요즘 황혼 이혼의 경우를 많이 보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돈 문제나 자식들의 경우보다도 애정문제에서 오는 갈등과 성격차이를 견디지 못해 끝내 가슴 아픈 비극으로 마지막 생을 마치는 경우가 많고, 또 젊을 적부터 쌓인 갈등이 많았다가 자식들 다 결혼시킨 후 나타난 문제들의 차이에서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는 방법이 다른 것은 남자인 경우 사랑하는 마음만을 가슴에 담고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나 여자는 한사코 담아둔 사랑의 애정을 꺼내 보여주기를 원하는 것의 차이지요. 그러나 남자는 여자의 속 깊은 이해심을 더 확인하며 나누고 싶은 때도 많습니다. 그러니 서로가 귀한 존재로 만남의 인생 황혼 길이기에 양보하고 이해하여 오직 당신 때문에 살맛을 느끼고 산다는 감사함으로 살아가야 하겠지요…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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