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자동차, 그 편리함과 불편함
최경인(강진군청 지역개발과 교통행정팀 주무관)
젊은 친구들에게 이륜차는 스피드와 멋을 즐기기 위한 도구겠지만,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이륜차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잠시 마을에 나갈 때나 가까운 곳에 이동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강진군에만 4천대가 넘은 이륜차가 사용신고 되어있으니, 구석에 세워만 두고 있는 이륜차의 숫자를 짐작해보면 상당히 많은 숫자임이 분명하다. 웬만한 모델은 원동기 면허만으로 간단하게 운전이 가능하니 마을지역에서는 남녀노소 편리하고 간단하게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그 편리함에 안주하다보니 불편하게 하는 의무들에 무관심해져버리곤 한다. 어르신들이 애용하는 중고이륜차는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빈도가 적어 흔히들 그냥 싸게 얻어서 타다가 고장 나면 고철로 팔면 된다고 생각하여 사용신고도 하지 않은 채 번호판 없이 도로에서 운행하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종종 경찰에서 통보된다. 무등록 이륜차의 과태료는 최고 50만원으로 오토바이를 얻어온 금액보다 비싸다며 울분을 토하시는걸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번호판 달아야 하는지 모르셨냐고 묻곤 하는데, 의외로 대답은 ‘알긴 알지만 자주 안타고 집 앞에만 잠깐 나가는 거라 그랬다. 번호판 달려고보니까 보험도 들어야한다고 하고 돈이 너무 많이 들더라’라고 하신다. 시골 어르신에게 단돈 몇 만원도 큰 돈 일 텐데 몇 십 만원의 과태료 고지서를 발급하는 마음이 무겁다.
흔히들 오토바이는 자동차와는 전혀 별개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자동차보다 훨씬 작고 저렴하다보니 성능 좋은 자건거 쯤으로 여겨 번거로운 절차는 자동차에 지워질법한 의무라는 생각에 읍면사무소에 사용신고를 하고 책임보험을 가입해야하는 의무를 등한시한다. 또 신경 써서 사용신고까지는 했지만 보험갱신을 하지 않아 과태료가 부과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하며, 특히 폐지신고를 하지 않고 고물상에 오토바이를 파는 경우가 많아 번호판회수가 어렵고 그 행방을 알 수 없어 장기미소유자동차 폐지신고라는 다소 복잡한 절차를 밟아 폐지신고를 하게 된다.
이륜자동차는 자동차관리법을 적용받는 자동차의 일종이다. 기동성이 뛰어나고 이용이 편리하지만 사고 시 운전자가 크게 다칠 우려도 크다. 정부는 2012년부터 그전까지 제외대상이었던 50cc이하 이륜차도 의무적인 사용신고 대상에 포함시켰다. 등록되지 않은 이륜차를 악용한 범죄와 도난․분실시 추적의 어려움, 교통사고 시 보상회피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부각되어 모두의 안전을 위해 내려진 법개정이었다. 이륜자동차의 편리함만 부각하다보면 분명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따른다.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도로를 이용하는 교통질서 으뜸의 강진군은 조금은 번거로운 의무를 지키는데서 시작한다. 편리함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할 때 모두의 행복함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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