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이장님62
강진군 옴천면 정정리 대곡마을
오병집(65) 이장님
어머니 모시기 위해 돌아온 고향
마을 심부름꾼으로 살지요
상수도 보호구역에 묶여 각종 규제
영농사업 엄두 못내고 ‘깨끗한 환경’에 위안
대곡마을은 인구 13명(남4, 여9)이 거주하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2인 가족이 3가호이고 나머지는 전부 독거노인이다. 여자노인 중 여덟 분이 70세 이상으로 이중 90세 이상이 두 분(허기님91. 신안심92)이며, 부녀회장 김길임(64)씨가 가장 젊은 분이다. 그리고 오병집 이장이 제일 젊은 남자에 속한다. 오병집 이장은 대곡마을 태생으로 2000년도에 마을로 돌아와서 어머니 허기님씨와 살고 있다. 어머님이 혼자 살고 계셔서 내려오게 되었다는 오이장은 서울에 부인과 2남1녀를 두고 있으며, 현재 12,000평의 논농사와 밭 1300평을 짓고 있다. 고향에 내려와서 줄곧 이장을 맡고 있는 오이장은 “노인들뿐인 마을에서 노인들과 지내다 보니 노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가 가장 먼저 생각이 듭디다. 이장을 오래 하다보니 저절로 옴천면 이장단장까지 하게 되고, 이번에 강진군이장단 부지회장까지 맡게 되었네요. 오래 하다보니 저절로 하게 된 거지요.”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낡고 오래된 집들만이 있는 마을에서 그래도 회관 하나는 아담하고 깨끗했는데, 2008년도에 숙원사업이었던 회관을 드디어 갖게 되었단다. 오이장은 마을마다 숙원사업이 있고 모두다 이루면 좋겠지만, 작은 마을에서 아담한 회관 하나 갖게 된 것을 큰 성과로 삼았다. “정각도 있으면 좋고, 마을에 뭐든지 하면 좋겠지요. 하지만 낭비성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특히 정각은 남의 마을에 있으니까 우리 마을에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는데, 세월 지나면 흉물이 되고 말아요. 옛날 고유의 정각처럼 좋은 이미지가 담겼으면 하는데요.” 옴천면 이장단장을 하다 보니 여러 마을에 고루 신경을 쓰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옴천 지역은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각종 개발 사업 등이 규제되고 있어서 미래에 대한 비전은 거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어느 누가 들어와 산다고 해도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일 자체를 벌일 수 없기 때문에 인구자체가 늘어날 수 없는 환경이다. 농촌에서 할 수 있는 축산업이나 특용작물 재배 등은 물론 당장 밭에 물이 나오지 않아도 관정을 팔수도 없는 현실이다.
오이장은 “정책자체가 인구를 늘릴 수 있는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정책에 맞추어 미래를 봐야합니다. 현재 토지소유자들에게는 얼마의 지원금이 나오고 있고, 수자원공사에서 구입에 맞는 땅은 하나씩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그 정책에 따라가고 있습니다.”라면서 상수도보호구역이어서 환경이 깨끗한 것이 좋은 점이라고 덧붙인다. 그러므로 옴천면 전체가 친환경 청정지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오이장은 이렇게 말했다. “나처럼 젊은 사람은 토하장도 천 평 정도 하고 있지만, 혼자사시는 분들은 닭은 죽 쑤어 먹기 위해서 키우고, 개는 집 지키라고 한 집에 한 마리씩은 키우고 있어요.” 오병집 이장은 옴천면 친환경 추진위원장, 옴천면 발전협의회 사무국장, 강진군이장단 부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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