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에 정착한지 10년이라 했는데, 어떻게 강진으로 오게 됐는가?
어렸을 적부터 피부병이 있었는데, 2005년부터 더 심해졌다. 주위 사람들이 해풍이 부는 바닷가에 사는 것이 좋다고 권유하던 차에 아는 선배가 강진으로 오라해서 2007년에 처음 강진에 왔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해 여인숙 생활만 하다가 다시 광주로 올라갔습니다.
2009년에 다시 해남으로 내려 왔는데, 해남 친구가 소개한 집이 지금 살고 있는 도암면 회룡마을 집이었습니다. 돌고 돌아 다시 강진으로 온 것입니다. 전생의 인연이 있었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연고는 전혀 없습니다. 집터가 넓고 대나무가 둘러있어 담양 고향집 같은 편안함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살면서 피부병 치료도 하고, 본격적인 도자상형 작업을 하고자 정착했습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열심히 노력하며 도자기를 공부 했습니다.
2. 도자기에 대해서, 특히 청자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설치고 다닌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는가 ?
일면 그런 지적이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나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긴 오해입니다. 나는 1992년에 처음 개인 창작 작업실을 마련했고 1995년부터 도자 작업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다니던 대학에서 제적도 당했습니다.
전남대학교 재학 중에 현대미술그룹에서 활동을 했다. 그 후에 경기도 여주군 소재 서종훈 선생의 화목가마에서 분청사기를 공부를 하였습니다. 전남 담양 소재 송정기 선생의 화목가마에서 전통 화목가마 소성작업을 배운바 있습니다.
. 2001년 제 1회 청주공예비엔날레 도자판매관에 참여하였으며, 2004년에는 광주시 일곡동에서 에루화공예방(도자기,한지공예)을 창업, 운영하였습니다.
. 2007년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에서 문화관광을 전공, 수학하였습니다.
. 2009년 해남군으로 귀촌하였다가 2010년 강진군 도암면 회룡마을에 정착하였습니다.
. 2012년 전라남도 문화관광해설사로 대구면 청자박물관, 도암면 다산초당에서 해설사로 활동을 하였고, 강진군 문화관광해설사의 일원으로 중국 운남성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 2015년 강진도예학교에서 수학하였고, 2016년 도립전남대학교 도예차문화학과에서 공부하였습니다.
. 2016년부터 세차례 [청자생산지원센터]에서 개인 작업을 하였습니다.(이막동 이사장 재직시),
. 2017년 강진청자축제 ‘불가마체험프로그램’를 책임, 진행하였으며(5일간 화목가마 소성, 관리), 가우도 ‘청자타워’ 청자타일 제작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 2018년 무안군 일로농공단지 소재 생활자기 공장에서 산업자기 생산 실무일을 익혔습니다.
. 2018년 10월에 현주거지 회룡마을에 개인작업실과 화목가마 신축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 . 2020년까지 작업실 3동, 화목가마 2동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 2019년 1월 월주요(청자의 발상지)의 주 무대인 중국 절강성을 답사하고 돌아와, [청자생산지원센터]에서 청자성형 주입작업을 하려 했습니다.
전통 화목가마 번조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물레성형작업을 꾸준히 하지 못한 것인데, 물레작업실이 갖춰지는 대로 물레성형작업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청자니, 백자니, 분청사기니 하는 구분은 나에게는 별의미가 없지만, 강진에 사니 청자작업을 위주로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강진에 있는 선배님들로부터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상형작업 즉, 도조 작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3. 지난주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3월 14일 군수실을 직접 찾아가, 김경윤 씨와 공동명의의 진정서(본문 12장, 자기소개서 및 근거자료 12장)을 제출하면서, 군수님과의 면담을 신청하였다. 일주일 후 재차 방문하여 면담을 잡아 통보해 줄 것을 비서실에 사정하였으나 지금까지 어떠한 연락도 없었고 진정서에 대한 답변도 없었습니다.
이승옥 군수님의 “군민이 주인입니다”라는 말은 ‘자기 자신이 강진군의 주인이고 군민은 자기의 하인으로 생각’한다고 느꼈습니다. 어떻게 면담을 신청한지 두 달이 다 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을 수 있습니까? 그리고도 “강진군의 주인은 군민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그래서 이승옥 군수님의 이러한 [군민무시]를 군민들에게 직접 알리고 다시 한 번 면담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프랑카드를 내걸고 시위를 했습니다.
4. 군수 면담을 신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1월 말 제가 대구면 청자촌에 있는 [청자생산지원센터]에서 간단한 개인작업을 하려 했는데, [청자센터]의 수탁관리인인 김경표(강진청자조합 이사장)씨가 가로막으며 “이 시설은 자기들 조합의 소유이고, 자기들 조합원만 사용할 수 있으며, 너는 사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기가 막히는 일입니다. 강진군민의 공유재산을 자기 것이라 우기며 사유화하고, 자기들 조합원만 사용할 수 있다며 전유물화한 것입니다. 이에 [청자센터]의 감독기관인 고려청자박물관에 수차례 항의하고, 지도감독권을 행사해 군민 소유 공공시설인 [청자센터]를 정상 운영해줄 것을 촉구하였으나, 고려청자박물관장과 담당팀장은 문제의 본질은 따지지 않고 변죽만 울리면서 강진청자조합의 불법`부당한 행위를 방관하고 두둔하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저의 정당하고 공익적인 이의제기를 개인적인 화풀이로 폄훼하면서 문제의 본질을 악의적으로 왜곡했습니다.
[청자센터]의 수탁관리인인 강진청자조합이 관리계약서를 무수히 위반하고, 심지어 불법전매에 무단폐쇄를 일삼는 작태를 조사해고 행정조치를 취해야할 고려청자박물관이 오히려 저의 과거 이력과 신상을 뒷조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청자생산지원센터]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장문의 진정서에 담았고, 특정 업체에 대한 군 보조금 지급의 부당성도 열거했으며, 그동안의 강진청자조합의 군과 군민에 대한 갑질 행위에 대해서도 거론하였습니다.
20쪽이 넘는 장문의 진정서에 대한 이승옥 군수님의 답변을 듣고, 진정서에 담지 못한 [청자종합전시판매장] 등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직접 말씀드리려 면담을 신청한 것입니다.
현재 매우 참담한 심경이나 마음을 추스리고, 이승옥 군수님이 말뿐이 아닌 ‘진정으로 군민을 주인으로 생각할 때까지’ 1인 시위를 계속할 것입니다.
( 「2019년 올해의 관광도시 강진」 관광의 날 선포식 때 1인 시위(4월)
. 2019년 5월8일 오전 8시부터 11시 까지 군청 앞에서 1인 시위
. 당일 오후 1시부터 고려청자 박물관 앞에서 1인 시위)
5. 현재 강진 청자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첫째, 청자생산업체에 예술혼이 없습니다.
천 년 전 이 땅에서 청자를 빚다가 이름 없이 사라져간 무명도공의 예술혼을 잇는다는 의식이 없습니다. 그저 현실의 생활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매년 청자축제의 서막을 올리는 “무명도공 추모제”에도 참석하지 않습니다. 식순에 따라 축문 읽는 청자업체 대표와 이용희 선생 외에는 매년 참석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에 자기들의 매장 디스플레이 하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습니다. 선배 무명도공 신위에 최소한의 예도 갖추지 않고, 그 신령들께 절 한번 하지 않고, 고려청자도공의 후예라 자처하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둘째, 독선과 우월의식입니다.
자기 소속 조합만이 우월한 지위를 누려야한다는 배타적 독선의식이 작금의 청자촌 파행의 핵심입니다. 현재 강진청자협동조합이 그 파행의 주범입니다.
청자생산지원센터도 자기들만 이용할 수 있고, 청자체험관도 자기들 것이고, 청자종합전시판매장도 자기들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타 조합이나 타 업체가 이용하는 것을 갖가지 치졸하고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실질적으로 불이ㅏ익을 주고 있습니다.
셋째, 이러한 폐단과 적폐를 인지하고 지적하고 행정조치로 막아야할 군과 박물관이 수수방관하고, 명백한 계약위반 사항을 덮어주면서 두둔까지 하고 있습니다.
6.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청자생산업체들의 의식자각이 첫째입니다. 아무리 생활이 어렵다고 창작자의 자존심까지 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인이기 이전에 천년 전통을 잇는 도공임을 잊어서는 안 되고, 그 예술혼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군 보조금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군 보조금은 군수가 주는 것도 아니고, 청자박물관이 주는 것도 아닙니다. 군민이 주는 것입니다. 군민이 잠시 빌려주는 것입니다. 생활이 어려워도 꿋꿋하게 창작활동에 매진하라는 격려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민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다음에 몇 배로 군민 모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보은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기 조합만이 독점적 지위를 가져야 한다는 배타적 우월의식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공공재산에 대한 불법 부당한 소유욕을 버려야 합니다.
군 행정정의 일관성과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군수가 바뀐다고 청자생산업체 지원 사업이 바뀌고, 담당 직원이 바뀐다고 그 지원 대상이 바뀐다면, 군의 행정을 신뢰하겠습니까?
군 행정의 공정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작금의 상황에서, 특정 조합의 갑질 횡포에 대한 편파적인 두둔과 수수방관에 대해서 과연 몇이나 수긍할 수 있겠습니까?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우선 문제를 덮고만 보자는 직무유기적인 태도로는 어떠한 문제도 풀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군 행정의 일관성과 공정성 회복은 난마처럼 얽힌 작금의 청자촌 문제를 푸는 시작입니다.
7. 면담을 거부하는 군수님께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승옥 군수가 표방하는 “열린군수실”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진정서 작성하는데 다른 일 못하면서까지 보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떻게 두 달이 다 되도록 답변 한 장 없고, 단 10~30분 면담 시간도 못 내는지, 그 진의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8. 앞으로 작업실이 다 갖춰지면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가?
작업실 3개동, 화목가마 2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우선 성형작업실만 가동할 계획입니다. 화목가마를 짓는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드니, 대안으로 중고 가스 가마를 놓을 계획입니다.
작업동 하나가 완성되면 독일 베를린에 있는 조각가 선배가 와서 테라코타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작업동, 생활동이 모두 갖춰지면 중국이나 대만 작가도 초대할 생각입니다.
상형청자 작업을 위주로 하고, 규모 있는 도조 작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홍익대 도예과 재직하셨던 신상호 선생님과 중국진흙공예대사 위칭청(于慶成) 선생님의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그 분들 작품 흉내라도 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여건이 되면 유리조형 작업도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도자와 유리 조형 작업이 함께 가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입니다.
세계 최대의 도자박람회라는 중국경덕진국제도자박람회에도 유리공예 업체가 다수 참여합니다. 이천시의 세라피아에도 유리조형 작업장이 별도로 마련돼 있습니다. 강진 청자촌은 이런 작업 트렌드에 둔감합니다.
9. 한 • 중 • 일의 고대사를 공부하면서 중국, 일본, 대만 등을 여러 차례 답사하고 있다는데 무슨 목적이 있는가?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고대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리의 고대사는 한‧중‧일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환단고기의 내용에 공감하고 있고, 실제 답사를 통해서 확인하고자 합니다.
강진 청자의 발생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장보고 대사 등의 해상세력에 의해서 해남, 강진, 고창, 부안 등으로 청자제작 기술이 도입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장보고 대사의 유적을 찾아 중국 절강성을 다녀왔습니다. 장보고 대사 전후로도 활발한 해상교류가 있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중국 동남부 해안은 우리 조상들의 활동 무대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청자제작기술도 도입되었습니다.
올 11월 1일~17일 까지 열리는 대만국제찻사발박람회에 우리 강진의 청자업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미 주최측으로부터 참가신청서 공문을 받았고, 10여개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환단고기(桓檀古記) : 1911년 계연수가 한국상고사를 서술한 역사서. | 내용 『환단고기』 범례에 의하면 평안북도 선천 출신의 계연수가 1911년에 『삼성기(三聖紀)』·『단군세기(檀君世紀)』·『북부여기(北夫餘紀)』·『태백일사(太白逸史)』 등 각기 다른 4권의 책을 하나로 묶은 다음 이기(李沂)의 감수를 받고 묘향산 단굴암에서 필사한 뒤 인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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