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진만 햇발 >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이란
광주광역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송 길 화
몇 년 전 워크샵에서 장관(長官)을 지낸 분의 학창시절 얘기를 인상 깊게 들은 적이 있다. 시골에서 평생 농사만 짓던 장관의 아버지는 배움이 부족한 전형적인 농부(農夫)였다. 하지만 매년 논에서 첫 수확한 벼를 정미소에서 찧어 어린 아들을 앞세우고 아버지가 직접 담임선생님 댁에 갖다드렸다고 한다.
장관은 세월이 지난 후 아버지의 깊은 속뜻을 이해할 수 있었고 오늘날 자신의 성공(成功)에 있어서 큰 밑거름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아버지의 생각은 단순히 아들만의 선생님이 아니라, 아버지도 따라야 할 ‘사회적 스승’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광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동초등학교에서 초임 교사 발령을 받아 금천초등학교 등에서 교직(敎職)생활을 시작한 이래 “어떻게 하면 ‘존경받는 교사(敎師)’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늘 내 인생의 화두였다.
한국 사회에서 ‘존경받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참스승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교원(敎員)은 교직 수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실천가로서 성실하고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야 하는 공인(公人)이기 때문이다. 40년 동안 교직생활을 하며 전문직(專門職)으로서 긍지와 자부심도 있지만 교사는 일반 직장인들보다 훨씬 더 높은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인 것 같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하나는 존경(尊敬)의 뜻이 담겨 있고 또 하나는 허상(虛像)을 따르지 말라는 뜻이 담겨있다.
가르친다는 것은 가르치는 교사가 배우려고 하는 학생들보다 지식의 양이나 깊이에 있어서 앞서 있으며, 이러한 지적 안목 외에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구성원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스승, 모범자, 학습지도자,
교육실천가로서의 도덕성(道德性)이 바로 그것이다. 교사 전문성의 핵심요소가 바로 ‘도덕성’ 아닐까?
교사가 아무리 해박한 교과지식을 지니고 있더라도 교사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도덕성을 겸비하지 못했다면 교사는 효과적인 교수 기계일 뿐, 전문성(專門性)을 갖춘 교사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사는 도덕적 인격이 학생들에게 전이(轉移)될 수 있도록 교사 스스로가 높은 도덕성 함양에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이러한 도덕성 함양이야말로 교사 전문성 확보의 첫걸음이며, 교사 자신의 인격적·지적 성장의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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