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표 피습사건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부산 현장 일정 중에 팬으로 위장한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받았다. 60대 남성 김모씨는 '내가 이재명’이라고 쓴 왕관을 쓰고 접근해 "사인해달라"고 요청한 뒤 흉기로 이 대표의 목 부위를 찔렀다. 이로 인해 이 대표는 목 부위에 1.4㎝가량의 열상을 입었다. 당시 이 대표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관련 점검을 위해 가덕더동 대항전망대에서 건설부지를 시찰 중이었다. 범인은 이 대표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던 사이 살의를 품고 접근했다. 범인은 흉기를 종이 속에 숨기고 이 대표 지지자로 위장했다. 범인은 이 대표에게 펜과 종이를 건네 손을 쓰지 못하게 한 다음 곧바로 종이 속에 숨긴 흉기를 오른손에 들고 이 대표의 목을 찔렀다. 범인은 습격 직후 민주당 당직자 및 사복 경찰에게 제압당하고 이후 부산강서경찰서로 이송되었다. 범인은 충청남도에 거주하는 1957년생 67세 남성으로 부산 경찰서의 사건 당일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을 죽이려고 했다”라고 진술을 통해 이 대표 살해가 목적임을 밝혔다. 흉기는 총 길이 18cm, 날 길이 13cm의 개조된 등산용 칼로 경찰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구입한 것으로 확인 됐다.
새해를 맞이한지 하루 만에 중요 정치인이 피습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자 사회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지 며칠이 지난 현재도, 아직 이 대표에 대한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당파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정치인들은 SNS을 통해 이 대표의 회복을 기원했고, 김모씨의 행위를 명백한 ‘정치 테러’라고 비난했다. 박정하 국민의 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유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도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이번 테러로 인해 민주주의 사회 정치인들의 정치 활동이 축소될 것을 우려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커터칼 피습사건
중요 정치인을 향한 정치 테러는 과거에도 계속 반복된 바 있다. 2006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커터칼로 피습당한 바 있다. 2006년 5월 20일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로서 경기도 군포와 인천에서 지원 유세를 마치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지원 유세에 참가했다. 그러나 유세 도중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범인 지충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오른쪽에서 커터칼을 휘둘러 얼굴에 자상을 입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처는 귀 아래부터 얼굴 오른쪽의 턱 바로 윗부분에 이르렀으며 총 길이는 11cm 길이에 걸쳤고 최소 1cm에서 최고 3cm까지의 깊이였다. 지충호는 주변이 혼란함을 틈타 칼을 버리고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친 뒤 달아나려 했으나 곧 바로 주변 사람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되었다. 이후 서대문 경찰서로 연행되었다. 범인 지충호는 전과 8범으로 이미 감옥에서 총 15년을 보낸 전과자였다. 2005년 12월 17일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집회에서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의 관자놀이를 가격한 전적도 있다. 지충호는 스스로를 민주투사로 포장하기 위해 “박근혜가 독재자의 딸이며, 나는 5공화국 시절 억울하게 옥살이 하며 평범했다”라고 밝혔으나,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는 3,4 공화국의 대통령이었으므로 사실관계가 틀린 발언이었다. 훗날, 지충호는 평소 한나라당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자기과시적 성격을 가진 인물로 밝혀졌으며, 본래 오세훈 서울시장을 노렸다는 것이 밝혀졌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폭행사건
정치 테러는 흉기뿐만이 아닌, 맨손으로도 이뤄졌다. 2018년 5월 5일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30대 남성에게 턱을 가격당해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 폭행 직전, 김 전 원내대표는 김모씨에게 접근해 악수를 청했다. 김모씨는 목례를 하며 인사를 받아주는 척하더니 갑자기 주먹을 휘둘러 김 전 원내대표의 턱을 정확히 한 차례 가격했다. 이 폭행으로 인해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동안 턱과 목 쪽에 깁스를 해야했다. 김모씨는 영등포 경찰서로 호송된 뒤 “난 자유 한국당을 싫어한다 자유한국당은 자유한국당을 위한 당이지 대한민국을 위한 당이 아니다”라고 언론 취재에 답했다. 김모씨는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폭행하려했으나, 홍 대표의 위치를 몰라 김 원내대표를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모씨는 “홍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쇼’라고 비방하는 것을 보고 울화가 치밀어 홍대표를 때리려 했다”고 진술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사건
둔기를 이용한 정치 테러도 있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2년 3월 7일 서울 신촌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70세 유튜버로 알려진 인물에게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았다. 범인은 정치 유튜브 활동을 하던 ‘표삿갓TV'와 동일인물로 알려졌다. 범인은 송대표가 낮 12시 5분쯤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지지자들과 주먹 악수를 하던 중에 갑자기 달려들어 망치를 휘둘렀다. 범인은 곧장 현장에서 제압되어 경찰에 현행범으로 연행되었다. 당시 범인은 망치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후두부를 3회 이상 가격했다. 송영길 대표는 피습 직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리고 곧 바로 봉합 수술을 받고, 붕대를 맨 상태로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지원 유세를 했다. 범인은 극단적 민족주의자로 추정된다. 2021년 8월부터 ’표삿갓TV‘ 유튜브 채널에 송영길을 민족 반역자라고 부르는 영상이 다수 업로드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송영길 전 대표가 한미 훈련을 예정대로 하겠다고 말한 것이 남북통일을 막았다며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사건 이후 유튜브 채널은 영상들이 빠르게 내려가 채널이 사실상 삭제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변했으며, 범인은 2022년 4월 24일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삶을 마감했다.
마트 리퍼트 당시 주한미국대사 피습사건
국내 정치인뿐만 아닌, 외국인을 향한 피습사건도 있었다. 2015년 3월 5일 마크 리퍼트 당시 주한미국대사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의 조찬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마당통일문화연구소 김기종 대표가 주한미국대사인 마크 리퍼트 대사를 넘어뜨리고 소지하고 있던 과도로 얼굴과 팔을 찌르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김기종은 장윤석 전 국회의원에게 제압당했고, 현장에서 잠복 근무중이던 서울 경찰청 형사들이 가세하고, 인근에 있던 종로 경찰서 소속 경비경찰들이 투입되어 연행되었다. 다행히 리퍼트 대사는 스스로 솟수건으로 지혈을 할 정도로 의식이 있었으며, 이후 병원에서도 진료 및 치료를 받은 결과 생명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범행을 저지른 김기종도 제압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에 골절상을 입어 응급치료를 받았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25CM 길이의 과도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미국과 한국의 동맹관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급이 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마크 리퍼트 대사에게 사과와 치유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비슷한 일을 겪어봤다며 마크 리퍼트 대사에게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의 많은 시민들이 마크 리퍼트 대사에게 꽃과 카드를 보내는 등의 지지와 격려 행동을 보였다. 리퍼트 대사는 이에 화답하듯이 SNS를 통해 “저는 잘 있고 굉장히 좋은 상태였습니다!”라며 한국 국민들의 응원에 깊이 감동했음을 밝혔다. 다행히 사건은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듯 했다. 다만, 이 사건으로 대미협상력이 약화되어 미국의 요구를 더 많이 들어줘야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후 김기종은 구치소에서 의무관과 교정직 공무원을 폭행하는 행위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항소심에서 기존의 형량과 병합해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고, 대법원에서 항소심 형량 그대로 형이 확정되었다. 아무 변수없이 형기를 모두 채울시 2027년 3월 5일에 출소할 예정이다.
마치며
전문가들은 정치테러에 대해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정치 구조와 개인의 잘못된 신념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회의 양극화된 정치 지형이 대화나 설득이 아닌, 극단적인 행위를 직접 행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 모방 범죄는 물론, 이 같은 테러 행위가 반대 세력에 대한 응징과 보복을 위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테러 행위는 정치인들의 의사표현이나 활동을 제약하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민주주의에 대한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
다만, 우리 사회에 불평등, 억압, 차별, 탄압, 부패등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쌓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한다. 무차별 흉기 난동사건을 비롯하여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외면받은 인물들의 불만과 분노가 점차 현실을 향한 직접적인 폭력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국내뿐만이 아닌 해외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미국은 국회의사당이 일시적으로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해 점거당하는 일이 발생하여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들이 계속 반복되고 빈번하게 일어난다면 사회에는 더 이상 신뢰외 희망이 아닌, 서로에 대한 증오와 혐오만 남을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서로를 미워할 것이 아닌, 조금이라도 대화하고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서로를 향한 파멸만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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