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와 산토끼
지역사회활동가, 밥상차리는농사꾼 김태중
근자에 재밌는 드라마가 있어 소개해 보려 합니다. “연인”입니다. 파트1과 파트2로 나뉘어져 시간차를 두고 방영 되었습니다. 연인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이 드라마가 사랑이야기 내용으로 전개되었음을 금방 짐작하실 겁니다.
맞습니다. 두 남녀의 기나긴 여정의 사랑이야기입니다. 드라마의 말미에는 조선시대 사랑이야기를 넘어서는 현대판 사랑 클라이맥스가 깃들어져, 보는 이들이 아리송했을 겁니다. 그래서 “픽션”인가 봅니다. 사랑이야기보다 더욱 진지한 논픽션 같은 역사이야기가 담겨 있으니 꼬옥 시청해 보시길 강 추 드립니다. 드라마는 조선 인조14년, 청나라의 침입으로 벌어진 전쟁 “병자호란”부터 시작합니다. 무기력한 국력으로 인해 인조는 삼전도의 굴욕(3번 무릎 꿇고 9번 머리를 조아리는 예법, 무릎 1번 꿇을 때마다 3번 조아려서 총 9번 머리를 땅에 조아리는 행위)을 당하고,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두 부부가 인질로 끌려가고, 청나라의 군에게 포로가 된 백성을 제외하고도, 심양에 있는 노예시장에서 60만 이상의 조선 백성들이 끌려가서 “거래”라는 치욕을 당합니다. 노예생활로 힘겹게 목숨 부지하는 조선 백성들은 하나의 소원, 마지막의 소원은 놓지 않습니다. 고향으로, 고향에 다시 가고픈, 고향에서 목숨을 다하는 간절한 바램을 위해 처절한 노예생활을 견디어 냅니다. 8년간 볼모로 잡혀있던 소현세자는 그곳에서 포로와 노예로 잡혀있던 조선의 백성들을 모아 불모지의 땅을 개척하고, 볼모생활을 마치고 귀향길에 조선의 백성들을 데려오려 하지만, 인조와 대신들의 반대와 냉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귀국 후 소현세자의 가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포로와 노예생활을 견뎌 내던 조선의 백성들은 끝내 고향땅을 밟지 못하면서, 소현세자는 눈을 감습니다. 대한민국의 이기적인 경제 산업 부흥이 60년대부터 시작되어 집니다. 농경생활에서 산업혁명으로 전환되는 시기입니다.
느닷없는 경제부흥 정책으로 농촌의 대거 인력이 해일처럼 빠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또 한편의 이유도 있습니다. 그저 먹고 살기에도 힘겨웠던 우리의 부모세대는 교육에 대한 열정과 마냥 좋아 보이는 화이트칼라 산업전사의 로망, 자식을 키워 내야하는 사명감으로 도시로, 산업혁명의 현장으로, 서로서로 내보내기 경쟁을 하였습니다. 부모의 자식들은 산업의 역군으로 족히 30년에서 50년을 견디어 냈습니다. 견디어 내는 동안 무수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부모에게는 자랑스러운 자식이었을는지 모르겠지만, 내 자식에게는 무관심과 냉대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쯤 되면 자식들은 노래방에서 한 꼭지의 가사는 늘 상 읇조리게 됩니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 저 하늘 저 산 아래 아득한 천리 언제나 외로워라 타향에서 우는 몸, 꿈에 본 내 고향” 이제 자식들은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는 회귀를 꿈 꿀 타이밍입니다. 연어들처럼! 울 동네는 내년부터 대대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책을 행한다 합니다. 산토끼를 잡기 위해 포수를 고용하고, 포수에게 총을 쥐어주고, 산토끼를 포획하기 위한 기반정비를 한다 합니다.
병자호란 때 청으로 끌려간 조선의 백성들은 산토끼일까요? 집토끼일까요? 부모의 간절한 바람과 희망이 되었던, 또한 산업의 역군이 되기 위해 고향을 떠났던 자식들은 산토끼일까요? 집토끼일까요? 산토끼와 집토끼는 외형상 비슷해 보이지만 속성은 전혀 다르답니다. 산토끼는 개별로 생활하며 태어나는 즉시 자연스레 일어서서 주위를 경계하며 걷습니다. 집토끼는 굴을 파서 군집으로 생활을 합니다. 이러한 두 개체는 태생이 다를뿐더러, 유전자 수가 상이하여 서로 교배되지도 않습니다. 멧돼지와 집돼지는 물론, 이름이 다른 사자와 호랑이도 같은 과라서 교미를 하면 새끼를 낳습니다. 두드러지게 산토끼와 집토끼는 유전자 수가 달라서 배태되지 않습니다. 둘은 자기네들 집단끼리만 교접이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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