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150대분으로 서부해당화 3만주, 철쭉 5만주 식재
수령 1백년 이상 토종철쭉도 시주받아 천불전 앞 식재
남미륵사(주지 법흥스님)는 최근 일주문거리를 새롭게 단장하기 위해 큰 불사를 가졌다. 덤프트럭 150대 분의 흙으로 일주문 옆, 주차장 가까이에 서부해당화 3만주와 철쭉 5만주를 식재한 것. 일부 서부해당화는 일주문 거리 양켠에 벚나무를 베어내고 식재했고, 철쭉은 주차장 가까이에 지난 봄에 이어 새롭게 또 하나의 철쭉 정원을 조성했다.
남미륵사 대웅전으로 들어가려면 불이문, 일주문, 사천왕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일주문거리는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꽃 터널로, 봄이면 하늘을 가리는 수령 45년생의 철쭉이 꽃들을 피면 장관을 이룬다. 가사빛 도량이 되는 것인데, 이런 철쭉꽃들은 21만평의 경내에 만발해 전국 최고의 3대 관광 명소로 알려져 왔다.
절 입구 전국 최대 규모의 코끼리 석상, 동양최대 황동좌불, 천만그루 철쭉 및 100만 그루 서부 해당화, 6개 단지로 나누어진 연방죽, 33상 전국 최대규모 관음전, 18m 해수관음보살, 500나한상, 만불이 모셔진 만불전, 팔각 13층 석탑, 사각 33층 석탑 등 방문객이 연300만이고, 봄 철쭉 만개 시에는 1일 방문객이 30만이다.
바로 이러한 경내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일주문거리를 거쳐야하는데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것이 불이문(不二門)이다.
불이문은 관광객이나 불자분들이 그 불이문을 통해 지나가는 인연으로 누구나 다 공(空)을 깨달아 최상의 행복인 해탈을 성취하라는 의미이다. 불이(不二)라는 것은 둘이 아니라는 뜻으로 결국 하나가 된다는 것인데, 하나라는 것은 본질과 실상이 모두 동일하다는 의미이다. “나는 공을 깨달아 해탈하여 최상의 행복을 얻으리라” 이렇게 다짐하며 통과하면 그 서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불이문은 또 해탈문이라고도 하는데, 불이의 진리로써 모든 번뇌를 벗어버리면 해탈을 이루어 부처가 된다하여 해탈문이라고 한다.
일주문(一柱門)은 법계와 속계를 구분 짓는 문으로 사찰에 들어갈 때 산문(山門) 중 첫 번째 문으로 현판을 내걸어 사찰의 격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남미륵사는 불이문이 첫 번째 문이요, 두 번째 문이 일주문이다. 신성한 가람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말끔히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해야 한다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는 게 일주문이다. 건축 양식은 주로 다포계(多包系) 맞배지붕을 하고 있다.
사천왕문(四天王門)은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시는 곳으로 줄여서 천왕문이라고도 한다. 이 문 안에는 그림 또는 조상(彫像)한 사천왕을 봉안하게 되는데, 남미륵사는 사천왕 모두를 돌로 조상해 모셔져 있다. 사천왕은 천상계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는 사천왕천(四天王天)의 동서남북 네 지역을 관장하는 신화적인 존자들이다. 수미산의 중턱 사방을 지키며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불도를 따라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피고 또한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천왕들이다.
이렇듯 남미륵사의 불이문, 일주문, 사천왕문을 거쳐야 금당(金堂)으로 갈 수 있는데, 유독 남미륵사는 두 개의 쌍길로 나있어 어느 쪽을 걷든지 철쭉 터널의 화려함을 맛볼 수 있다. 그런데 남미륵사에는 10월 말경 대대적으로 일주문 거리를 새단장 했다. 올 이른 봄에 주차장 곁에 철쭉 2만 주를 심어 철쭉 동산을 만든데 이어 다시 5만주를 일주문 곁에 심어 철쭉 동산을 만든 것이다. 또한 서부해당화 3만주를 일주문거리 곳곳에 식재하였고, 철쭉 동산 곁에도 식재해 철쭉으로 유명한 남미륵사가 이제 서부해당화의 화려함이 극치를 이룰 예정이다.
이미 만불전 부근부터 시작되는 서부해당화의 터널은 큰 연방죽과 그 옆 산책로에 수 만 주가 심어져 봄이면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는데, 이번 철쭉과 서부해당화로 큰 동산을 만들면서 일주문거리를 색다르게 꾸며놓아 내년 봄철 관광객들의 시선을 붙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륵사 법흥 스님은 “강진의 500만 명 관광객 유치에 발을 맞춰 남미륵사도 함께 하는 의지에서 일주문거리를 새단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기독교 신자이지만 1백년 넘은 둘레 10전 크기의 토종 철쭉 2그루를 보시해 천불전 앞에 식재했다”며 “워낙 오래된 철쭉이므로 이번에 새로 식재한 백철쭉과 함께 또 다른 경이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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