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13회)
강진읍 부춘마을 윤한왕 이장(53)
마을 뒤편으로 명산인 서기산의 줄기가 마을을 포근히 감싸 안고 있다. 서기산의 줄기가 힘차게 내려와 매봉산이라는 산을 이루고 이 매가 알을 품고 있는 꿩을 공격하는 형국이라 해서 좌로는 매좌등이 있고 우로는 백호등이 있어 일명 안산이라도 불린다. 이 산에 비를 함부로 세우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는데 바로 비를 세우면 매가 무거워 날지 못한다는 전설 때문이라고 한다. 윤한왕씨는 올해로 6년째 이장을 맡아오고 있다. 27년 전 아버지 작고 후 서울 직장생활을 끝내고 부춘마을에 내려와 장남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인부까지 사서 부지런히 감 따는 작업을 하고 있던 윤이장은 매우 바빠 보였다. 그러나 개인의 바쁜 일정을 전혀 내색하지 않는 표정을 보면서 참으로 겸손한 분이라는 것을 금방 알았다. 넓은 감나무 밭과 30여 마리의 소가 있는 축사 등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부지런하고 성실함이 없이는 해나갈 수 없을 듯 보이는데 역시 마을일을 이끌어가는 모습도 남달랐다. “이장을 맡은 이후 마을 도로와 농로 개보수 사업에 주력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마을은 다랑치 논까지 차나 대형 농기계가 못 들어가는 곳이 없습니다. 발로 뛰어다니며 도, 군, 읍, 의원사업비까지 받아와 이장 2년째부터는 1억5000만원씩 지원을 받아왔으니까요. 작년에는 농협중앙회로부터 4,000만원 지원을 받아 도농교류체험관을 개관하였습니다.” 얼마 전 초당대학교 축구선수들이 1주일간 숙박하며 훈련과 경기를 했으며, 지난 10월 30일~31일에는 서울목동 부녀회원들 40여명이 다녀갔다. 목동 부녀회원들은 1박을 하며 강진읍 일원을 돌아보고 강진읍과 자매결연을 맺는 행사도 가졌다. “저는 외부 사람들이 마을에서 체험행사를 하게 되면 우리마을의 토속 음식으로 각 가정의 깻잎지나 밑반찬 강진바지락 등으로 상차림 할 것을 부녀회원들과 함께 의논합니다. 마을 부녀회원(회장:김순임) 들의 노력 없이는 결코 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요.” 마을에서 나오는 양다래와 단감, 맵쌀, 찹쌀, 검정콩, 들깨, 참깨 잡곡류 늙은 호박 등을 구입해가기 때문에 직거래를 통해 마을 사람들은 수익을 올린다. “그분들이 다시 연락이 와 저희가 12일(수)에 목동아파트에 가서 강진농특산물 특판 행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지난 5월 6일에는 부산 계양구 부녀회원 47명이 다녀간 경우도 있었는데, 그때는 강진 한우의 우성을 알리기 위해 농협과 의뢰해서 517kg 의 암소를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마을에 특별한 수익을 올리는 일은 아니었지만 우리 마을과 직거래를 틀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했던 것인데, 오는 20일 부산 계양구에가서 특판 행사를 하기로 돼있습니다.” 마을에서 숙박을 하는 외부 사람들은 부춘마을을 한번 찾으면 꼭 다시 찾는다. 뒷산에 마련된 산책코스를 새벽에 걸어본 사람은 다시 찾지 않고 못 배긴다는 윤이장은 뒷산에 산책길을 만들고 녹차씨를 뿌려 녹차밭을 조성했다. 윤이장은 단지 농촌체험관 이용뿐 아니라 마을을 찾은 외지사람들이 마음으로 느끼고 다시 찾는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 치밀한 계획으로 다각적인 마을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사실 우리마을이 뛰어난 산수도 없으며 특별한 문화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재 가지고 있는 자연경관을 최대한 이용해서 수익을 창출하려니 힘듭니다.” 윤이장은 시 끝에서 조성되고 있는 생태공원에서부터 마을 하천 재방 뚝을 이어 중간중간 휴식공간을 만들어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처럼 ‘연인의 길’을 만들면 좋겠다는 제안을 한다. 이러한 제안을 군에도 전달했으며 군에서는 앞으로 하천이 어떻게 조성될지 지켜보아야 하는 문제가 있으니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자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마을 발전사업을 여러모로 추진하다보니 마을기금이 고갈되어 가는 현상이 생긴다. 지원비를 받는다 해도 부지매입과 공사비의 자부담이 들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많이 시달리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다시는 마을 사업을 넓히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곤 한다는 윤이장은 그래도 다시한번 자신이 마음을 돌려 또 다른 마을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농림부에서 지원하는 녹색농촌체험마을을 만드는 일이다. 농림부의 2억 지원을 받아오기 위해 지난달 17일 도에 가서 발표를 하였다. 모두 21개 군이 신청한 심사에서 특별히 내세울만한 것이 없었던 윤이장은 부녀회원 개발위원회 새마을지도자 등 8명을 대동하고 발표를 했다. 그것은 마을의 열정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는데, 다행히도 8개 마을 선정에 들어 유일하게 강진만 대구면 당전마을과 함께 2개 마을이 선정되었다. 그래서 부춘마을은 내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명실공히 거듭나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위해 언젠가 한번정도는 무엇인가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을 뿐입니다.” 부춘마을은 현재 52호 가구로 65세 이상이 많으며 읍 생활권이 가까워서 젊은 사람들 3가구가 출퇴근하고 있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윤한왕이장은 강진읍 이장단장을 맡고 있으며 이병심(51)씨와 사이에 2남 2녀를 두고 있다. (이현숙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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