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만 믿다 낭패 당할 수도
최근 미국 정보 당국은 감시위성을 통해 미국이 상상도 못 했던 ‘북한의 디젤잠수함에서 미사일 발사관을 포착했다’고 보도한데 이어 잔 케리 미 국무장관은 오랫동안 미국이 끈질기게 고집해 온 북한의 ‘선 핵포기 후 대화’ 원칙에서 한 발짝 물러나, 전제 조건 없이 ‘북한에 6자회담 복귀를 희망하며 미국은 모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특히 케리 장관은 ‘비핵화 등에서 진전이 이뤄지기 시작하면 상호 위협 자체가 축소될 것이기 때문에 주한 미군 일부 감축 절차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미-북 간 물밑 접촉을 통해 상당한 변화가 있음을 암시했다. 북이 그간 북에 억류 중이던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과 케니스 배 등 3명을 모두 석방한 것도 미북 간 변화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북한의 핵능력은 어느 정도까지 와 있다는 것인가?
재미 한반도‘통일학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전쟁이 끝(1953)나자 북은 1955년 소련으로부터 무기급 플루토늄 200kg과 핵무기 설계도를 받아 초기 형태의 핵탄을 만든 것을 계기로 줄곧 핵무기 완성에 전력을 다한 결과 30년이 지난 1980년대 말(노태우 정부 시절)에는 대륙간탄도탄을 포함한 핵무기를 완성했다.
2013년 2월 12일, ‘연합뉴스’도 북이 고폭실험을 실시하기 시작한 때를 1980년대 후반부터라고 보도했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소련 국가안보위원회KGB 의장 블라디미르 크루취코프Vladimir Kyuchkov가 소련이 붕괴(1991년 12월 25일) 되기 전인 1990년 7월에 있었던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제28차 회의에 제출한 보고서 ‘#363-k’에서 “북한이 첫 원자폭발장치The First Atomic Explosive Device를 완성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10년 전인 2004년 1월 21일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도 ‘북의 무기프로그램들 : 총괄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이 연간 13기에 이르는 핵탄을 생산할 능력을 2010년까지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견했으나 지금 북은 그들이 예견한 핵탄생산량을 훌쩍 뛰어넘어, 플루토늄탄 46기와 우라늄탄 12기를 합해 연간 최대 58기에 이르는 핵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게 미 정보기관의 판단이란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이러한 충격적인 정보를 파악했으면서도 이 점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미 두 나라는 2005년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공식 합의한 ‘한반도비핵화’가 핵심인 ‘9.19 공동성명’에 배치되는 이른바 ‘북한만의 비핵화’를 강요하며 계속 고집하느라 시간만 벌어 준 결과 6자회담마저 파탄시킨 자기네들의 치명적 실책으로 오늘 날 북한을 최신식 핵무기 보유국으로 길러 준 셈이 되고 말았다.
지금 한국군은 북한군이 전술미사일 등으로 일시에 공격해오면 그 발사원점을 찾아내 세계전쟁사에 없는 보복타격을 가하겠다고 벼르고 있으나, 북의 전술핵탄 340여 문, 240mm 방사포 200여 문, 170mm 자주포 140여 문 등의 동시 공격으로 여의도 면적의 3배인 25.92㎢가 순식간에 초토화돼 한국군 방어선이 일시에 무너지는 판에 과연 한국군이 벼르는 그런 식의 보복이 2014년 11월 현재의 군장비로 가능하냐는 것이다. 아니 그러한 무기가 2014년 현재 이 세상에 존재하기나 하는 것이냐는 의문이 앞선다.
또 주한미군기지들이 북의 전술핵탄공격을 받더라도 미국이 북에 대해 핵보복공격을 하지 못하리라고 보는 이유는 미국이 북에게 핵보복공격을 가하는 순간 북은 북한 전역 여러 곳에 배치돼 있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 전자기파EMP 공격으로 미국 본토를 강타할 위기 국면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은 미사일방어망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것은 시험발사에서 실패를 거듭했을 뿐 아니라, 실전에서 한 번도 능력을 입증하지 못했음은 다 아는 사실이 아닌가.
전 미 해군장관과 중앙정보국CIA장을 지낸 제임스 울시R. James Woolsey와 전 연방의회 산하 전자기파위원회 전문위원 빈센트 프라이Peter Vincent Pry 두 사람은 2013년 11월 2일 미국의 온라인 매체 ‘가족안전문제Family Security Matters’에 발표한 공동집필문에서 ‘부분궤도폭격체계Fractional Orbital Bombardment System = FOBS’라는 비밀무기는 대륙간탄도마시일에 탑재되어 고도 500km의 극궤도Polar Orbit에 진입한 뒤에 궤도비행을 하는 전자기파핵탄EMP이 미국 본토 상공에 이르러 지정된 시각에 폭발하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했다.
이 글은 또, 미국의 ‘미사일조기경보체계Missile Early Warning System and Station = MEWS’ 는 북극상공을 통과해서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미사일만 감시하도록 작동하기 때문에 남극상공을 통과해서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미사일은 포착하지 못하고, 따라서 부분궤도폭격체계는 미국의 미사일조기경보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든다고 주장했으며 특히 2012년 12월 12일 북이 쏘아올린 인공위성 ‘광명성-3호 2호기’가 고도 500km의 극궤도를 타고 비행했고 이는 북한이 부분궤도폭격체계를 보유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에 맞서 부분궤도폭격체계를 운용하는 핵강국은 북한, 러시아, 중국 등 모두가 미국이 싫어하는 세 나라 뿐이다.
이 글은 이어, 부분궤도폭격체계로 극궤도에 쏘아올린 핵탄 한 발이 미국 본토 중앙에 있는 캔사스주 400~500km 상공에서 지정된 시각에 폭발하는 경우, 반지름이 약 2,200km나 되는 방대한 지역이 가공할 전자기파EMP로 뒤덮이게 되며 바로 그 순간 미국 본토의 95% 까지는 각종 전자-전기장치들이 모조리 파괴되고 전력공급이 끊겨 사회기반시설이 전반적으로 붕괴되는 엄청난 참극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아니 ‘엄청난 참극’ 보다는 ‘망한다’는 표현이 더 정직할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제2기 핵무기 시대'라는 제목의 글에서 “핵무기의 정치적 파워는 냉전시대 처럼 보유 핵탄두의 수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다. 단 6개의 핵탄두만 갖고 있어도 미국이 실전 운용하고 있는 핵탄두 5천200개와 맞먹는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도, 눈길을 끈바 있다.
스캐퍼로티 주한 미군사령관도 지난 2014년 10월 26일 미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탄도 미사일과 그 이동식 발사 기술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미국이 아직도 핵탄으로 무장한 항공모함을 한반도 근해에, 또 핵탄을 가득 실은 대형폭격기를 북한의 코 앞에 까지 날아가게 하는 각종 한미군사훈련 등 위험천만한 대북전쟁연습을 계속해서 북을 극도로 자극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더구나 최근 미국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들고 나오자 북은 북한을 조준하고 있는 태평양 지역의 미군 기지들과 미국본토의 주요도시들에 대한 전면타격계획이 비준된 상태에 있다는 점을 공개한 바 있다.
미국이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북을 계속 자극할 때 마다 북도 이에 위협을 느껴 핵탄미사일 발사연습을 계속하게 될 것이며 부분궤도폭격체계를 더욱 강화하리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 하지 않은가.
미국이 보다 대범한 자세로 이제 뒤늦게나마 북한을 끌어안아 북이 핵보유국임을 사실대로 인정하고 클린튼 정부가 추진했던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클린튼 정부 때인 1994년 10월 21일 미국과 북한은 최초의 미-북간 핵합의로 기록된 ‘북한의 NPT 잔류 및 IAEA사찰 수용, 핵시설 동결을 조건으로 미국이 2003년까지 흑연 감속로를 경수로로 대체, 중유 제공, 정치·경제적 미북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제네바 합의'를 성공시켰으나 안타깝게도 이 합의는 아들 부시 대통령 때인 2003년 전격 파기돼 오늘 날 전쟁 일보 직전까지 한반도 정세가 악화 되고 말았다.
한편 대한민국 정부 및 군은 안보 분야에서 최근 전작권 환수를 무기한이나 다름없는 시한으로 연장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크기 때문이란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기는 것은 2010년도 북한의 국방예산은 8억 1000만 달러, 같은 해 남한은 이의 28배가 넘는 225억 7000만 달러였다. 그것도 한 해의 국방예산이 그렇다면 한국군은 북이 핵무기를 개발해 온 수십년 동안 쌓여 온 그 많은 예산을 다 어디에 썼냐는 것이다.더구나 해제된 미국의 비밀문서 즉, 2006년 9월 4일에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도날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과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군은 오늘날에도 전쟁 수준의 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전투 지휘 능력을 행사할 능력을 갖고 있다", "주어진 위협의 성격과 준비 수준을 감안할 때, 한국군은 지금 당장이라도 독자적으로 그들의 나라를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북의 군사적 위협이 크다”는 이유로 전작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한다는 정부의 말을 똑똑한 국민들이라면 믿으려 하겠는가?
노무현 정부 시절, 2012년에 환수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던 전작권을 또다시 안 받겠다는 뜻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에 편입, 의존하는 수순을 밟겠다는 뜻인데 그럴 경우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그리고 러시아는 한국이 미국과 함께 자기 나라 봉쇄에 나서는 것으로 볼 게 분명할 것이며 이어 경제적 압박을 자초함으로써 한국은 엄청난 불이익을 당할 게 뻔하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형평성을 유지하면서 독립국가로서의 체통을 살려, 대 북, 중, 러시아와의 철저한 균형외교 및 교역 확대로 남북한 모두가 윈윈Win-Win(상생)하는 세상을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한-중 2012년도 교역량은 2,151억 달러로 한-미, 한-일 동기 교역량을 합친 액수보다 1.5배나 된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미국이 우리의 우방이라는 꿈에서 깨어나 미국이 한국을 대하는 자세가 일본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미국에게 겉으로는 ‘우방’이라는‘대한민국은 미국의 패권확보를 유지하기 위한 아시아의 한낱 대 중, 러시아 전초기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kajh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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