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뒤끝은 없어도 나쁜 뒤끝은 반드시 있다.
덕(德)과 복(福)은 항상 함께 가는 동반자입니다.
요즘, 각박한 세상살이에 모든 것을 돈에 기준을 두고 상대를 저울질 해버리고 살아가다보니 더 귀하고 참된 우리들 인간미에 찬 향취(香臭)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다시 말해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양보하며 상대편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되지못하고 이기적(利己的)인 자기생각만으로 살아가는 야박한 세상인심입니다.
필자가 외국에서 오래 살다가 귀국하여 외국인등록증이라 아직 주민등록증도 바로 경신치 못해 핸드폰 구입도 할 수 없고, 당장 몸에 지닌 비상금 미화 900여 달라 마저 화폐를 교환해 써버리고 나니 현실이 급했지만 차마 큰 여식에게 두 번 손 벌리지 못하고, 끼고 있던 금반지를 수차 전당포에 잡혀 쓰기까지 하다가 시골 넷째 여동생에 전화로 연락했더니 여수까지 오라하여 부득이 어릴 때 죽마고우로 자란 여유 있는 친구가 있어 연락하여 만나 우선 차비와 3십만 원만을 빌려달라고 하니 이 친구 첫마디가 언제 줄래........하기에 한 열흘 안에 돌려줄 것이라고 했더니 수첩과 볼펜을 내더니 그러면 약속대로 이 통장번호로 부쳐라 그러면서 지갑에서 돈을 내 주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뒷골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으나 우선 고맙다하고 커피 한잔씩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이후 여수 동생에게 필요한 용돈을 받아 빌릴 때 써준 은행통장에 먼저 부치고, 십여 일이 지난 후 이 친구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아 서울 잠실 석천호수에 갔더니 차를 한잔씩 나누기도 전에 첫마디가 빌려간 돈 은행에 부쳤니? 하여 입금시켰던 영수증을 보인 기억을 해봅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을까 싶어 그 돈 입금 안했으면 큰 망신당할 뻔 했구나? 그렇다고 먼저 인사말도 않고 그럴 수 있니? 반문했더니 하는 소리가 가까운 친구일수록 돈거래는 분명해야 하는거야......하면서 사실은 네가 이민가기 전에 술 먹고 술값을 내면서 모자란 돈 중에 3만원을 빌려간 일이 있는데 너는 잊었는지 모르나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단다. 이 말에 다시 한 번 미안하다고 하며 그 자리에서 바로 주니 친구가 받아 넣었던 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러던 우연한 날 또 다른 어릴 때 한 친구가 홍천에 사는데 집에 한번 꼭 놀러와 달라 해서 간 일이 있습니다. 오래 만에 한국에 돌아와 지내기가 어떠냐며 용돈으로 쓰라면서 봉투 하나를 손에 쥐어 주기에 감사히 받아 쓴 일이 있은 훗날, 다시 돌려 주려고 갔더니 이 친구 말이 화를 내며 너와 내가 그뿐이 안 되는 사이냐며 친구사이에 돈거래는 주었으면 그냥 그걸로 끝나는 것이지 받으려 해서는 안 되는 것 몰라........
이 두 친구를 이후 오랫동안 비교해 보면서 작은 돈이었지만, 손익을 따지는 인간차별의 절실함과 구역질남을 깨닫게 만든 진실 없는 우정이란 사귀나마나임을 느끼고, 이후 한 친구는 두 번 다시 가까이할 자가 못돼 거리감을 둬 버렸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사이라 하더라도 돈 거래를 해 보거나 남의 말을 예사롭게 잘 전하는 그런 사람과는 절대 가까이 말아야 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돌아서 내 흉을 보고 다니는 사람이란 것을 알아야 하지요.
이처럼 우리 인간살이에 좋은 뒤끝은 별 기억을 남기지 못하나 사이가 나쁜 뒤끝은 기억에서 지울 수 없어 반드시 남게 마련이고, 받은 기쁨은 짧지만, 주는 기쁨은 길다고 하지요.
옛말에 빚지고는 못산다는 유머로 “벌통 속에 남자 성기를 담가 놓고 벌에 쐬었으면 쐬었지 그놈의 빚쟁이한테는 못 견디겠다. 오는가 잘 봐라 쥐구멍에 숨어야겠다.”는 말이 거짓이 아닙니다.
요즘 돈이 급해 급전 쓰는 분들 돈 쓸 땐 좋으나 그 돈 카드빚 갚다보면 허리가 부러진다고들 하지요. 어떤 목사 분은 빚이 1600만원이 있었다는데 그 돈을 한 신도가 갚아줬다며 설교 때 느닷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런 유치한 목회자도 있더군요. 빚진 것은 잊어도 받을 빚은 절대로 잊지 않는 것이 인간의 심리지요. 심지어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다보니 종교들마저도 기복신앙(祈福信仰)처가 돼버려 목회자들까지도 신도를 돈 잣대를 재는 사람차별을 해버리는 세상이니 진정으로 믿고 신앙코자하는 설교나 교화(敎化)의 장소가 되지 못하는 절실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살다보면 남몰래 덕을 많이 심어놓고 베풀면 그것이 복으로 돌아갑니다. 덕과 복은 언제나 함께이나 덕이 먼저이고, 복은 나중인데 덕을 심어두면 표시가 없도록 흙을 덮어 조용히 둬야합니다. 그래야 잘 성장되지요. 남에게 자랑하는 짓은 그 복을 까먹는 결과로 돌아갑니다. 요즈음 남의 봉사일이나 덕 쌓은 일들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심지어는 메스컴에 까지 나와 큰 자랑으로 떠벌리는데 그런 경우 심어둔 덕을 다 파헤쳐 버리는 결과가 돼버립니다. 나의 베품이 늘 돌아오질 않고 고단한 삶이어도 언젠가는 반드시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고, 후손들이 그 복을 찾아먹게 돼 있습니다.
요즘 세상이 스피드세상이라 당대에 잘되는 경우도 있으나 후손들에 그 복이 다 돌아가게 돼 있습니다. 지금 자식들과 다 화목하게 잘사는 분들을 보면 선대 어른들이 깔아둔 덕 때문인데 내가 살아가는 동안 또 덕을 쌓지 않을 때 복이 없어져 고단한 삶을 살게 되지요. 그러니 인간살이에 신상(身上)(몸 안에 생기는 오만가지질병) 사정(事情)(인간만사 얽히고 설 키는 일들)은 항상 따라다니기에 불시에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신상에 고칠 수 없는 고질병으로 눕게 되는 그런 경우를 우리들 주변에서 얼마든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냥 우연에서 절대로 생기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 원인을 찾아보면 답이 나오지요. 불행은 예고도 없이 불시에 닥쳐오기 때문입니다. 밤새안녕하십니까? 란 표현이 다 큰 뜻이 있답니다.
그래서 요즘 세상에 남에게 피눈물 나게 하면 스피드 세상이라 당대에 벌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자손이 불행해지기도 합니다. 더 큰 죄악은 나라 돈을 겁 없이 자기 돈인냥 집어 삼키는 자들입니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쪽으로 더 밝은지? 참으로 한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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