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수농업현장을 찾아서(2)
생명산업에 대한 꾸준한 국가정책과 농업인의 자부심
일본 선진농업현장에서 성공사례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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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농림수산부 |
셋째 날-➀오사카 환경농림수산부 방문
일본 화우사업의 방향과 감염대책을 듣다
지난달 10월 29일 일본 선진우수농업현장에서 연수를 하기 위해 출발한 20명의 연수단은 셋째 날인 10월 31일 오전 9시 30분 오사카에 있는 환경농림수산부를 방문했다. 연수단이 방문한 곳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의 행정구역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큰 섬 4개와 오키나와로 이루어져 있으며, 행정구역을 나눌 때 43개 현(県)과 1개 도(道)인 도쿄도 다른 1개 도(都)인 훗카이도 그리고 2개 부(府)로 오사카부와 교토부로 나뉘어져 있다. 또 그 아래 시, 구, 군으로 분류된다. 그러니까 오사카는 우리나라의 특별광역시와 같다고 보면 되며, 오사카부에는 오사카시와 오사카 위성도시인 많은 시와 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행정구역은 아니지만 일본인들은 일반적으로 일본 땅을 4개의 섬인 훗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시코쿠(四國), 큐슈(九州) 이렇게 네 개로 나누어서 부르고, 다시 가장 긴 섬인 혼슈를 다섯 개로 나누어 칸토(關東), 츄부(中部), 토호쿠(東北), 츄코쿠(中國), 킨키(近畿) 이렇게 총 8개로 나누어 부른다.
이날 연수단은 일본 화우사업의 향후 방향과 감염대책 등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오사카 환경농림수산부를 방문했다. 환경농림수산부는 오사카부와 별도로 오사카의 해안 매립지에 위치한 빌딩 44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44층에서 내려다본 오사카의 전경은 세련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깔끔한 도시다. 오사카와 고베 등지는 해안을 매립하여 철저하게 계획된 도시로 만들어져 반듯반듯하고 깨끗했다. 또한 쓰레기 소각장이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해 있으나 궁전 같은 멋드러진 건축 양식을 하고 있어서 그곳이 쓰레기 소각장인지 알 수 없게 했으며, 도심에 높은 굴뚝은 쓰레기 연통이지만 전혀 혐오시설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쓰레기 소각 시 불을 끄고 다시 붙이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가장 많기 때문에 24시간 계속 소각을 하여 탄소를 배출하지 않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빌딩 44층에 위치한 환경농림수산부에 속한 동물애호축산과의 과장과 담당자에게서 일본축산의 향후 방향과 감염대책 등에 대해서 경청하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은 참고로 큐슈 지역과 훗카이도 지역에서 축산을 가장 많이 하고 있으며 오사카부에서는 가축보건 위생소를 설치하여 대학 연구기관과 함께 시설적 공동연구를 하며, 원활한 관계 속에 감염에 대해서 관리한다. 감염이란, 동물의 병이 사람에게 옮겨지느냐의 문제에 대한 것으로 최근에는 주로 이러한 감염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고 한다.
일단 광우병에 걸리면 모든 소는 감역소로 데려와 검사를 한다. 현대에 와서는 모기를 통한 전염병을 검사 중이며, 0157 식중독 대책과 최근에는 너구리에서 기생하는 충에게서 감염되는 원인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다. 또한 애완견을 통한 감염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은 버려진 애완견이 1년에 6,000~7,000마리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버려진 애완견은 모두 독사를 시킨다. 또 광우병이 걸린 소는 소각시설을 통해 모두 소각으로 처리한다.
일본에서는 2년 전 미와자키 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하여 소 20만두가 살 처분 되었다. 따라서 이전 구제역에 대한 농가 보조금은 80%를 보상했었지만, 미와자키 구제역 이후 전액 보상으로 바뀌었다. 이후 방역훈련에 대해 중요성을 인식하고 매년 두 차례씩 부차원에서 운영하는 목장에서 방역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구제역 발생시 100% 살 처분 하며, 매립 시 축산농가의 땅에 70%가 이루어지고 그렇지 못할 경우 시 행정 땅에 30%를 매립한다. 그리고 매립 후 3년이 경과하면 다시 파내어 소각시키는데, 수질오염 문제에 철저히 대처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연말부터 2011년 4월까지 구제역으로 인해 가축 350만 마리가 살 처분 되었으며, 살 처분 피해액은 3조원에 달했다. 이 구제역 바이러스는 2010년 4월~7월 일본 미와자키현에서 일어났던 구제역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99% 이상 동일하다고 규명되었다. 또 구제역이 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청정국 지위를 얻기 위해 무조건 살 처분을 하는데 대한 비판도 나왔으나, 매몰처분이 가장 신속하게 구제역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은 선진국인 일본과 영국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구제역 대처에 대해 우리나라는 계속 백신을 하고 있지만, 일본은 백신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백신을 하지 않는 이유는 백신을 할 경우 소를 정상으로 돌보기 힘들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며, 초기발견과 그에 따른 대처가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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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고현 농정설명 |
셋째 날-➁효고현 농정환경부농림수산국 축산과 방문
화우산업의 과거, 현재와 미래는 어떠한가
셋째 날 오후 2시 30분 효고현 고베에 있는 농정환경부농림수산국 축산과를 방문했다. 기관 방문은 시간을 정확하게 맞춰야 하기 때문에 연수단은 점심을 먹은 후 부지런히 버스에 올라타고 이동했다.
효고현에 있는 고베의 와규는 한우와는 다른 검은소를 말하며, 공동브랜드화 되어 비싼 가격에 수출되고 있다. 고베 와규는 종자우로 현재 1520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번식우로는 큰 농가에서는 200두 정도 사육하고, 사료는 현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으로 미국산 건초를 수입하여 쓰고 있다. 일본 송아지 가격은 현재 600만 원 정도다.
일본에서는 축산업의 후계자를 양성하기 위해 축사 개조에 지원하고 있다. 산간 지역에 집중적으로 축산업 육성을 활성화하고 있으며, 효고현에서는 지금도 농장에 들어갈 때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축산업에 대해서 지식이 별로 없는 본 기자로서는 우리나라의 축산업 실태가 어떠한지 자세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과 비교하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이번 일본 선진우수농업 현장을 다녀온 후 취재내용을 본 기자가 몇 주간 연재를 한다고 하자, 영동농장 김용복 회장님께서 책 한 권을 보내주셨다. 2001년 6월에 발행했던 김용복 회장님의 자서전‘그때 그 처절했던 실패가 오늘 이 성공을 주었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책의 213p를 표시하여 보내셨는데, 소제목이 일본 농촌을 돌아보고’이다.
그 내용을 읽으면서, 내가 이번에 일본에서 느꼈던 것과 동일한 느낌들을 20년 전에 확인하고 글로 남겨 놓은 것을 보았다. 그러니까 일본을 2~3일에 걸친 여행은 수없이 했지만, 겉핥기식의 여행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10여 일 간에 걸쳐 일본 곳곳을 돌아보던 기회였는데, 그때 일본 농업 정책이 너무도 부럽기만 했다고 기술했다.
당시 일본 농업현장 경험을 통해서 우리가 본 받아야 할 여러 가지 내용들을 세세하게 적어 놓았지만, 그 중 일본화우 사업에 대해서 자세히 써 놓은 부분이 있어 이번 일본 축산 담당자에게서 들었던 부분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당시 일본화우 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듣기 위해 미와자키 현청을 방문했다고 한다. 일본은 그 당시 우루과이라운드에 대비하여 화우의 우량종에 대해서는 송아지조차 인근 타 현으로 유출되는 것을 금지하는 자기 상품에 대한 보호조치가 정부주도로 철저하게 시행되었다는 점과 목장 방문 시 목장주인의 소 사육에 대한 철학과 지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소에다가 사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소를 양육하는 것이며 얼마나 좋은 육질의 소를 키울 수 있느냐 하는 비결은 소의 종자 50%, 사료의질 30%, 소의 관리 20% 로 결정된다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관리 여하에 따라 소의 육질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또한 화우의 경우 소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소고기를 만드는 공장이라고 말하면서 사람에게만 환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에게도 환경이 중요하다고 피력하며, 우사 설계 시부터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 그 지역에 맞게 시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일본의 경우 축산관리에 컴퓨터 시스템 도입은 보편화 되어 있었으며, 일본 농민들은 자신이 만든 제품, 즉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하는 데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스스로 자기 제품을 선전하는 자세는 정말 본받을 만한 것이라고 했다. 1992년이면 정확히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다. 당시 일본 농업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주먹구구식 농사가 아니라 철저하게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영농을 하고 있었던 점이고, 한 시간 동안 20여명의 사람이 담배 자동판매기에 줄을 서서 담배를 사가는 모습에서도 양담배와 일본담배가 함께 있는데도 한 사람도 양담배를 사지 않는 것을 목격하고, 자발적으로 자기네 상품을 아끼고 사주는 태도가 바로 일본의 농민들에게 말없는 격려가 되고 발전의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고 표현했다. 또 당시 일본의 농촌과 농업현실 하나만 보더라도 정부와 농민과 일반 국민이 삼위일체가 되어 지키고 키워가려는 의지와 실천이 곳곳에서 눈에 띄어 부럽다고 기술했는데,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그 삼위일체 정신이라 생각된다.
셋째 날 하루 내내 일본의 축산업 정책을 알아보면서, 우리의 안심 먹거리에 대한 인식도는 얼마나 미흡한지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소 값이 많이 떨어져서 사료가 소를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축산농가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소고기를 구입할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유통구조상 결코 싼 금액이 아니기에, 소비자는 더 저렴한 수입 소고기를 계속 찾게 되고 수입소고기 시장은 계속 넓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농업은 우리의 생명과 직결된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명산업이다. 따라서 국가가 안심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하게 이끌어 나갈 필요를 느낀다.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동물사육이나 식물재배에서 철저하게 친환경을 지켜내려고 하는 의지는 단순히 생산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힘들여 가꾼 친환경 먹거리가 제 가격을 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재 구조에서는 친환경 농업인들에게 그만한 기본적인 혜택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의식변화를 가져와야 하며, 더 크게는 친환경을 지켜내려는 국가정책이 꾸준히 뒤따라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이현숙 기자) 다음주에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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