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등불이 있는 마을
남도햇빛교회 박부민 담임목사 시집
성전 월남리 남도햇빛교회 박부민 담임목사가 ‘등불이 있는 마을’이란 시집을 시와 문화를 통해 출간했다. 제1부 모퉁이길에서는 월남리, 팥죽, 구정봉 큰 바위 얼굴 등이 실려 있고, 제2부 그리운 돛단배에서는 동네, 허수아비, 산골이발소, 군고구마 등이 실려 있다. 제3부 우체국에서는 겨울 옹중리, 등불, 눈, 별꽃이야기 등이 실려 있고, 제4부 어린 양의 집에서는 강가에서, 옹중리 편지, 어머니, 예수의 고난을 묵상함 등이 실려 있다. 이런 시들은 자연스럽게 ‘고향’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실재로 시인은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살고 있다. 그러므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사무칠 수밖에 없다. 사람은 외로울 때 더욱 고향에 대한 갈증과 추억으로 시달리기 마련이다. 가난했지만 오히려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르면서 그 때의 풍경을 동경하게 된다. 박 시인은 그렇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이 시집에 담았다. 그런데 박시인은 고향을 그리워하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적응해야 하는 고통을 지그시 인내하는 속내를 그려내고 있다. 불평 말라/ 아직 목메게 하는 것이 있느냐/ ······낮게 엎드려 조용하라/며 자신을 다그치고 있는 것이다. 조용하라는 것은 하심(下心)을 강요받기도 하겠지만 하심을 지켜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정봉 큰 바위 얼굴에서 시인은 큰 위안을 받고 있다. 이를테면 잔잔한 호수 같은 마음을 가졌을 때(파문이 없는) 한바탕 웃음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큰 바위 얼굴이 되려면 하심을 지켜야 한다고 시인은 자신에게 속살거리고 있는 셈이다.
박부민 시인은 고흥출신으로 총신대학 신학과와 합동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1996년 계간 <시와 산문>으로 신인상에 당선되었고 <조병화 시인 선>으로 등단하였다. 한국크리스찬문학상(2005)을 수상했으며 한국크리스천시인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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