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등급 전국 29위
강진교육 성공 비결은?
황주홍식 교육실험대성공
강진군민장학재단 설립해 지역교육 정상화 견인
# 작천중 3년 김모(15)양은 지난해 1월 5일 필리핀으로 떠났다. 또래의 학생
17명과 함께 밤반시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현지 중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서다. 같은달 강진중 3년 박모(15)군 등 12명도 6주 동안 영어공부를 위해
미국 스노콜미시에 있는 중학교로 갔다. 강진군이 비용 1억2000만원을 대고,
지역 8개 중학생 30명을 뽑아 단기 연수를 보낸 것이다.
강진군은 매년 초등학교 5, 6학년과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4주 과정의
국어․영어․수학 보충학습도 실시 중이다. 강사 수당 등 비용 5000만원을 군이
부담하고, 학생들은 공짜로 공부한다.
학부모 오모(49)씨는 “초등학교 졸업반인 아들을 마땅히 공부시킬 곳이 없어
고민했는데 특별 보충수업을 시켜줘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 곽영체(62) 전 강진교육장은 강진군민장학재단(이사장 황주홍 강진군수)에
지금까지 장학금 1000여만원을 내놨다.
곽 전 교육장은 “고향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뜻에서 기부했다”
고 말했다.
◆ 대한민국 공교육의 성공신화 강진군
최근 ‘강진군의 공교육 성공사례 배우기’ 바람이 불고 있다.
1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김성열)이 공개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처음으로
1등급 상위 20위에 포함된 강진군의 공교육 성공사례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
1등급(상위 4%) 비율 상위 30위 시․군․구 가운데 강진군은 수리(가) 영역에서 29위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강진군이 대한민국 공교육의 성공신화로 손꼽히면서황주홍식 교육실험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군에 따르면 5년 전만 해도 지역 내 5개 고교(인문계 3개교, 실업계 2개교)는 정원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 때문에 1개 학교라도 제대로 육성하자는 통폐합 논의가
일기도 했고, 대도시나 수도권에 비해 훨씬 뒤떨어진 교육 여건은 주민들이 강진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였다.
◆ 황주홍 군수 ‘강진교육 살리기’ 승부수
정치학 박사로 건국대 교수 출신인 황주홍(59) 강진군수는 지역인재 육성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교육계 안팎에선 그를 “침체된 강진교육에 새 물꼬를 텄다”고 평가하고 있는가 하면
“역대 군수 중 유일한 교육군수”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2004년 취임하자마자 황 군수는 “교육으로 지역을 살려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2005년 4월 강진군민장학재단을 설립했다.
군민들의 기부가 일상화되면서 매년 20억원이 모였다.
군민 4만 2000여명 중 9000여명이 10만원 미만의 쌈짓돈으로 참여했다.
자신은 못 배우고 가난해도 자식․손자는 제대로 교육시키겠다는 군민의 염원이 쌓인 것일까.
농어민․식당주인․공무원․교직원․기업인․군인․경찰․독거노인․출향인사 등 각계 각층에서 정성을 보탰다.
이렇게 모은 장학기금이 설립 4년만에 기금액 100억원을 돌파해 현재 180억원에 달한다.
장학재단은 명문학교 육성사업을 비롯해 원어민 강사 지원, 축구 꿈나무 육성, 중3 학생 해외어학연수,
장학금 등 지역 교육발전사업에 집중 투자했다.
이와 함께 지역 고교 졸업생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명문대에 합격하면 4년 동안 매년 3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 강진고․성요셉여고 서울대 합격생 배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원 미달로 문을 닫아야 할 실정에 처했던 지역의 모든 고교가 정원을 채운 것.
강진고는 2006년 이후 매년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실업계인 전남생명과학고는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 150명 보다 40명이나 많은 학생이 지원했다.
강진군 교육발전팀 김문환 차장은 “2008년 학생 1인당 교육보조금이 83만8000원으로 광주․전남 자치단체
중 가장 많았다”며 “교육 분야에 집중 투자해 전국 최고의 교육 지자체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군내 8개 중학교 3학년 10위권 내 우수 학생들이 외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고교에 진학했다.
여기에 광주 등 타 지역 우수 학생들이 강진지역 고교로 진학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인구 감소율도
2002년 8.79%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0.45%로 감소했다.
황주홍 강진군수는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다양한 교육여건이 제공돼야 한다”며
“지역사회의 힘으로 공교육을 살려낸 강진군의 기적은 4만 군민 여러분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내 학생 누구나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 지급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fn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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