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희 시집 출간
봄은 지금 배달 중
어쩌랴, 우체부 아저씨의 가방 속에서
걸어가는 할머니의 굽은 등 위에서도
달리는 자전거의 바퀴에서도
봄은 지금 배달 중
너에게로 나에게로
그대에게로 당신에게로
누군가는 말했다
가장 잔인한 것은 시간이라고
영 오지 않을 것 같은 계절은 오고
영 죽을 것 같은 시간들은 이미 어제로 떠났다
때로는 슬픔을 데려 가고
때로는 기쁨이 들어와 살며
움직이지 않고
우리는 한순간이라도
변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가
어쩌랴, 모든 그리움의 프리즘까지도 달려온다
너에게로 나에게로
그대에게로 당신에게로
이수희시인이 두 번째 시집<봄은 지금 배달 중>을 냈다.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로 나뉘어 총 81편의 시가 수록된 이번 시집에서, 이수희씨는 시인의 말을 통해 “자수하지 못한 시들이 여기 쪼그리고 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광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인 전원범 시인은 해설을 통해<사랑과 추억 고독의 끝, 비워내기>라는 제목하에 이수희씨의 시세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사랑과 추억의 그리움, 고독과 고뇌의 끝에 강한 성찰과 비워냄이라는 확고한 신념이다. 이는 하나의 깨달음이요, 자기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 삶의 울을 뛰어 넘어 발견한 자기 성찰이다.” 이렇듯 이수희시인은 삶 속에서 그 삶에 반응하는 자신의 강한 성찰을 통해 끊임없이 비워내는 연습을 시로서 표현했다 .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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