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문 동
德山 김영석
가냘픈 잎새위에 피어오른 꽃대가 보랏빛 연정인가
유연한 곡선으로 가늘어진 틈새에 절규의 손짓인가
청초한 물기 머금고 하늘향해 치솟는 대지의 꿈.
홀로 그렇게 서 있다면 쓸쓸 하기도 하겠지만
군무를 이루고 잡초속에 모질게 살아남은 끈질긴 생명
난초라고 부르기에 이웃사촌 같고 모양새가 닮은 인연인가.
그래도 이맘때가 되면 잊지 않고 찾아온 보랏빛 물결로
대지를 수놓아 빨간 철쭉의 뒤안길에 고달픈 영혼을
달랜 것인지 살랑대는 모습에 탐욕마저 버리고 순수 하구나.
난초에 견주어 밀리지 않으려고 꽃대만큼 당당하게
고개들어 세상을 바라보는 도도한 모습이 난초처럼
아느 귀족 집안에 못 들어가 한 풀이라도 하는 건가.
집단으로 깔려진 끈질긴 생명력으로 오고가는 발길에도
굴하지 않고 청초한 잎새는 강인한 생명을 느끼고
꼿꼿한 꽃대는 어설픈 자존심 이라도 지키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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