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이현숙 기자의 10월 여행칼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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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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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기자의 10월 여행칼럼2

이현숙 기자의 10월 여행칼럼2

진안에서 남원으로의 가을 여행

 

10월은 날씨가 변덕스럽다. 낮에는 햇살이 따뜻해 다시 여름인가 싶더니 오후가 되면서 급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져서 어느 때는 마치 초겨울을 맞은 기분이다. 기온차가 심한 10월의 날씨는 그러나 푸른 가을 하늘을 볼 수 있어 마음에 여유를 준다. 가을엔 파란하늘에 떠다니는 하얀 뭉게구름을 타고 동화 속으로 들어가는 동심이 생긴다.

멀리 떠나기에는 마음이 쉽지 않다. 12일 가까운 곳으로 쉽게 떠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지도를 더듬어 본다. 10월의 두 번째 주에도 전국이 그야말로 축제장이다.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많이 각인되었을까. 맑은 공기를 실컷 들어 마실 수 있는 곳, 지친 몸을 편히 쉬게 할 장소,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 있는 곳도 눈에 뜬다. 이런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는 짧은 여행지로 진안을 선택했다. 진안에는 두 개의 높은 바위 봉우리가 솟은 마이산이 있다. 희귀하게도 한 개도 아닌 두 개의 바위가 외롭지 않게끔 쌍을 이루고 있다. 웅장한 두 개의 높은 바위 봉우리를 바라보면서 심오한 자연의 섭리를 느낀다.

진안에서는 진안홍삼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진안홍삼축제는 107일부터 10일까지 마이산 북부에서 열렸다. 진안하면 마이산을 가보지 않을 수 없다. 마이산에는 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마이산 진입로 안으로 자전거가 들어갈 수 있는 지 입구 안내자에게 물어보았다. 시골아저씨의 투박한 목소리가 전혀 친절하게 들리지 않는다. 매표를 받기에 바쁜 남자분이 자전거는 들어갈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전거 보관소는 있느냐고 물었더니 보관소가 없다는 말로 끝이다. 주차장에서 자동차 위에 설치한 자전거 캐리어에서 자전거를 풀어내려 달려왔는데, 다시 주차장으로 가서 올려놓고 와야 하는가. 그래서 마이산은 예전에도 여러 번 왔던 곳이라 그냥 들어가지 않기로 하고 돌아섰다. 하는 수 없이 자전거를 다시 싣고 진안 읍 쪽으로 향했다. 로터리에 화단이 이리지리 조성되어 있는데, 축제준비를 깔금 하게 정돈한 느낌이지만 도로가 복잡한 구조로 보인다. 하지만 멀리 보이는 마이산의 풍광이 읍 병풍이 되어 역시 진안에 정기를 주는 보물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어느 지역에 가면 먼저 그 입구가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안군의 인구는 24천 정도이니 강진보다 1만 명이나 적은 작은 고을이다. 현재 군 단위 인구 감소는 어느 지역이고 거의 1년에 500명에서 1천 명씩 감소되는 것 같다. 전북에서도 무진장이라는 곳, 그러니까 무주, 진안, 장수 하면 그야말로 첩첩산중 안으로 들어가는 산골 지역이다. 진안은 독특한 바위산인 마이산 도립공원으로 쉽게 떠오르기도 한다. 그럼 강진은 외부사람들에게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는지 알아야 할 것 같다. 강진에 사는 사람들은 청자, 다산, 영랑을 3대 문화유산으로 자랑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부사람들도 강진하면 쉽게 청자, 다산, 영랑이 떠오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많이 듣게 된다. 언젠가 영랑생가 앞에 세운 대형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지금도 충격처럼 박혀 있다. 그 말인즉, “여기가 그 영란 법을 만든 김영란이라는 사람 생가라는 데인가?” 이런 소리가 크게 들려왔던 것이다. 정말이지 놀라운 소리였다. 그럼 강진군에 인접한 군들을 돌아보자. 영암은 월출산으로 알려졌는가, 완도는 다도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 멸치 다시마 전복 등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으로 통하는가. 진도는 진도아리랑이나 최근에는 가수 송가인을 배출한 지역으로 더 알려졌을까. 해남은 땅끝 마을과 고구마, 배추 등 농산물의 풍부함 일까. 강진관광에서 어떤 부분에다 가장 중점을 둘 것인지 그 팩트를 빨리 찾아내야 할 듯하다.

일단 내륙의 깊고 깊은 산자락에 위치한 지자체는 좋은 산 하나가 그 지역의 경제 중심지가 되는 것 같고 바다를 낀 해안에 위치한 지자체는 바다가 경제의 주를 이룰 것이다. 그리고 그 지역에 독특한 특산품이 있다면 그것이 관광자원이 된다. 요즘은 우리나라 어느 지역 구석구석까지도 정말이지 관광지라 싶을 정도로 잘 되어 있다. 그래서 멋진 풍광만으로는 경제를 이끌 수 없고, 자연 풍광을 통해 소비되는 먹거리가 연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 지역 시내에서 저녁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장소나 체험 또는 적당한 유흥 장소 있거나 아예 마음껏 휴양을 하거나 이다.

진안 읍에서 홍삼축제장 가는 쪽으로 마이산이 참으로 든든해 보인다. 축제장으로 들어서니 무대에는 청소년들이 끼를 발산하는지 힙합대회가 펼쳐지며 시끌벅적한 무대가 펼쳐지고 있었다. 축제장엔 건강에 좋은 각종 토산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도라지, 표고버섯, 영지버섯, 상황버섯, 각종 버섯들과 인삼과 홍삼을 넣은 음식들을 볼 수 있다. 인삼튀김을 사먹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섰는데, 한 점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인삼튀김으로 맛을 즐기고 홍삼칵테일 체험도 의미를 갖기 위해 해보고 시음으로 진안 홍삼 맛을 느껴보았다. 축제장 끝까지 가보는 데는 역시 자전거가 최고다. 한적한 도로를 타고 축제장 윗부분으로 올라가보니 작은 공원이 있다. 산중턱에서 펼쳐지는 축제도 물이 흐르는 연못이 없으면 답답할 것이다. 윗부분에 작은 호수가 있고 테크 길도 있어서 풍광 좋은 카페들도 있었다. 축제장으로 그 물줄기를 흐르게 하여 물고기를 낚는 체험 장도 마련되어 있다. 진안 홍삼축제는 해발 평균 300미터 이상의 남한 유일의 고원지역으로 청정한 자연환경 속에서 나오는 홍삼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어느 축제장이나 인기가수들의 무대가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데 한 몫을 하는데, 현수막에는 홍진영, 조항조, 김요임, 현숙, 조승구 등 가수들의 이름이 보인다.

축제장을 구경하고 진안 읍을 둘러보기 위해 먼저 진안성당을 가보았다. 1900년대에 설립되었으니 1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성당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하지만 1999년에 전기누전으로 성당이 전소되어 2002년에 새로 지은 성당이 깨끗하고 넓게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번 가보았던 진주 칠암 성당이나, 산청의 환이정이라는 곳이나, 진안성당 등이 그렇듯이 우리나라의 오래된 건축물들은 외세의 침략이나 전쟁 또는 누전 등으로 거의 불에 소실되어 흔적만 남아 새로 복원한 모습들을 보면서 매번 아쉬움이 남는다. 고즈넉한 진안성당에는 공소들이 15개나 되는 것을 보면서, 진안의 천주교 역사를 새롭게 느껴보았는데, 강진의 천주교 역사 뒤에는 배교를 한 다산 정약용 선생님을 빼놓을 수 없다.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유배 오면서 천주교와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 성인인 정하상 바오로는 정약전의 둘째 아들이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조카다. 또 한국 천주교 최초 세례자 이승훈 베드로는 정약용 선생의 매부다. 이승훈은 북경에서 세례를 받고 돌아와 이벽, 정약전, 정약용, 권일신 등에게 세례를 주었는데 이들은 모두 친척과 사돈관계에 있다. 그런가하면 한국천주교 최초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어머니는 정난주 마리아인데 정약용 선생의 큰 형 정약현의 딸이다. 신유박해로 인해 정약용 선생의 형제들 운명이 모두 갈렸는데, 정약용 선생과 정약전은 배교를 택해 각각 강진과 흑산도로 유배되었으나, 정약종은 순교를 하였다. 120년이란 긴 천주교 역사를 가진 진안성당 앞마당에서 우리 강진을 지키는 다산 정약용 선생과 천주교 역사를 더 떠올려본 것 같다. 진안 읍 상가는 읍 중앙에 흐르는 천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상가가 펼쳐져 있다. 읍 중심가를 한 바퀴 돌고 나니 벌써 어둠이 밀려와 있었다.

남원에 도착하여 광한루 부근에서 숙소를 찾기로 했다. 남원에서는 10월의 두 번째 주말 흥부제라는 가을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남원에서 춘향제라면 모를까 흥부제라는 현수막은 처음 보았다. 자료를 보니, 남원 흥부제는 남원시 향토문화축제로 1993년부터 열리고 있었다. 남원시 인월면 성산리와 아영면 성리가 흥부전의 발상지로 알려졌는데, 오래전부터 두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박첨지 설화와 춘보 설화에 근거를 두고 흥부전이 지어졌다고 하여 그 이름을 따서 민속 문화행사를 열었다고 한다. 지역 축제의 목적은 무엇일까. 어떤 것은 지역의 문화유산을 지켜가는 목적이 있을 수 있겠고, 어떤 축제는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아나게 하려는 목적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마다 축제를 열고 관광객 몇 만 명이 왔다 갔다느니 하면서 축제의 성과를 사람머릿수에 맞추는 것을 보게 된다. 사람이 많이 와서 지역에서 얼마나 소비를 하고 가느냐는 그 지역에 이미 깔려 있는 상권과 관계가 있다고 본다.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풍광이 좋고 축제가 좋아서 왔지만 그곳에 머물 수 없다면 그야말로 축제장에서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관광객만 다녀가는 것이다.

관광지 숙소는 주변에 먹을 만한 식당들이 있는 곳에 잡게 된다. 골목으로 들어서서 숙소 앞에 차를 세우니 나이든 아주머니가 다가온다. 마침 방이 1개 남았다고 한다. 아주머니는 1개 남은 방에 손님으로 우리가 들어가자 오늘마감이라는 표지를 세워놓고 가셨나보다. 그러니 아주 열심히 일을 끝내고 가신 것이다. 골목으로 몇 개의 음식점들이 보인다. 멋진 음식점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꽤 있어 보이는 작은 흙 돼지 구이집이다. 또 다시 느낀 바였지만, 여행 중 들어간 음식점들이 거의가 만족을 준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음식점들이 고객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느낀다. 흙 돼지구이도 맛있게 먹었지만, 후식에서 감탄을 하게 되었다. 후식에 3,000원짜리 수제비가 있어 시켰는데, 후식에 그렇게 정성을 들여 끓인 수제비를 맛보기는 처음이었다. 주인은 자신이 구례에서 다슬기 수제비를 했었는데, 그 맛을 내려고 노력한다고 하시면서 다슬기가 없어서 맛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그날 후식 수제비 맛은 오래토록 남아 있을 만큼 일품이었다.

다음 날 아침부터 가랑비가 내렸다. 주일이어서 가까운 도통동 성당에 가기로 했다. 이날은 특별한 주일인지 강론을 전주교구 교회사 신부님이 오셔서 하시는 날이었다. 도통동 성당에는 3분의 순교자 유해 일부를 명동성당에서 모셔왔다는데 그 분들이 남원까지 오셔서 선교활동을 하시면서 신앙의 뿌리를 내려주신 외방사제들이었다. 그 세분은 우리나라에 1796년에 오셨던 성 범 앵베르 라우렌시오 주교, 1803년에 오신 성나 모방 베드로 신부, 1803년에 오신 성 정 샤스탕 야고보 신부였다. 이 세분은 우리나라에 천주교 선교로 오셨다가 똑같이 1839년 서울 용산 새남터에서 기해박해로 참수되어 순교하신 분이셨다. 미사를 마친 후 제대 옆에 놓인 세 분의 기념유해에 새겨진 이름들을 보면서 그 분들의 숭고한 믿음에서 참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묵상해보았다. 미사가 끝나니 점심때가 되었다. 성당 앞에 콩나물국밥집이 있다. 4,800원짜리 콩나물국밥이 있고, 매생이콩나물국밥과 차돌박이콩나물국밥은 6,800원이다. 오랜만에 참으로 저렴한 가격표를 본 것 같다. 거기에 7,000원짜리 부추전을 먹는다 해도 저렴한 가격의 점심 한 끼였다. 주변에 춘향테마파크가 보였다. 모노레일 시설도 있고, 짚와이어 어사와이어 시설도 있어서 남원시의 경관을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설들을 해놓았다. 전망대에 올라가니 남원시가 한 눈 내려다 보였다. 전망대에 포차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 남원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좋은 경관을 마련해놨다. 춘향테마파크는 남원관광의 중심을 엮는 놀이장소가 되어 있었는데, 아직도 공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앞으로도 더 커질 것 같았다. 그러나 관광은 날씨가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라, 가랑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기 때문에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들릴 수 있는 임실치즈축제장으로 향했으나 임실치즈축제장은 비가 내리는 데도 차가 많이 막혔다. 사실 어제 진안에서 임실축제장을 향했으나 그때도 차가 막혀서 바로 남원으로 향했었는데, 오늘도 임실치즈축제장은 들어가기 힘들었다. 아마도 도시 인근이고 치즈체험이라는 것이 아이들을 데리고 찾을 수 있는 좋은 축제장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차를 돌렸다. 12일 짧게 돌아보는 지역 여행이지만, 어느 지역에 가게 되면, 그 지역에 대해서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면서 그 지역을 더 알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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