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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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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내가 겪을 수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겪을 수도 있는 이야기

붓다는 일찍이 인간에게 있어서 생로병사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곧 생로병사는 고통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질병이란 무엇일까? 우리 속담에 무병(無病)이 장자라는 말이 있다. 병을 앓으면 비용이 많이 드니 앓지 않고 사는 것이 곧 부자로 산다는 뜻이다. 병이 양식이다는 말은 병들어 누워 있으면 오래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픈 줄 모르며, 먹지 않으므로 양식이 그만큼 남는다는 뜻이다. 영국 속담에는 병은 모든 사람의 주인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사람의 자유는 병에 지배당한다는 뜻이다.

친환(親患)은 부모의 병을 일컫는 말이고, 내환(內患)은 아내의 병이며, 아환(兒患)은 자녀의 병이다. 가환(家患)은 집안에 앓은 이가 있다는 말이고, 소환(所患)은 자기에게 병이 있다는 말이다. 환후, 병후, 신후는 상대방의 병을 높여서 말할 때이고, 미령(靡寧)은 높은 어른이 앓는 것을 말한다. 고황지질(膏肓之疾)은 난치의 병을 말하고, 채신지우(採薪之憂)는 자기의 병을 겸사하여 일컫는 말이다. 적로성질(積勞成疾)은 오랜 수고 끝에는 병을 앓는다는 말이고, 종신지질(終身之疾)은 평생 고칠 수 없는 병이다.

소설가 이광수는 <病窓語錄>에서 치()에서 애착이 나니 내 병은 그곳에서 있었노라. 모든 중생이 번()는지라 나도 앓노라. 만일 중생이 앓지 않으면 내 병도 없어지리라. 보살은 중생을 위하여 번뇌의 생에 입히나니 마치 자식이 병들면 부모도 병들고 자식의 병이 나으면 부모의 병도 나음과 같으리라. 유마경에 나오는 유마거사의 말을 인용한 내용이다.

과연 질병이란 무엇일까. 하버드교수가 들려주는 온몸으로의 삶의 무게를 견뎌내는 우리의 질병과 그 의미에 대해 들어가 본다.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

하버드 의학대학 교수이자 세계적 석학인 아서 클라인먼은 수많은 생물의학적 치료에도 호전이 되지 않는 환자들을 만나면서 한 사람의 삶과 그의 질병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파헤치게 되었다. 그는 질병은 우리가 살면서 감내해야 하는 원치 않는 부당한 고통으로, 삶의 고통이 몸으로 재현된 것이라고 말한다.

만성질환은 한 사람의 삶의 궤적과 함께 한다. 개인의 삶과 그가 겪는 질병을 이해하려면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질병의 치유를 위해서는 그 사람만의 삶의 서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흔 살 생일 날 급성천식이 시작된 변호사, 6년 동안 무려 8번의 수술을 받았고, 24개가 넘는 약을 처방받았지만 문제 환자로 낙인찍힌 주부, 상사의 무시와 괴롭힘으로 자기비하에 빠지면서 15년간 만성복통에 시달리는 남자, 아버지와 승산 없는 싸움에 지쳐 하반신 마비가 온 청년, 39살 나이에 다섯 자녀와 손주들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흑인 하층민 고혈압 환자, 스스로 기도에 식염수를 들이부어 폐질환을 일으키는 젊은 역사학자, 삶이 주는 절망감에 녹초가 되어버린 신경쇠약증 환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질병의 치유를 위해서는 그 사람만의 삶의 서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만성통증은 분명 고통스러운 삶이지만 마찬가지로 양질의 돌봄과 좋은 치료의 결과는 치유가 어떻게 변화와 초월을 수반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1. 통증에서 비롯된 나약함, 나약함에서 비롯된 통증

책은 만성통증을 앓는 거의 모든 환자가 공통으로 경험하는 한 가지는 바로 어느 시점에 이르면 주변인들(주로 가족)이 환자의 통증 경험이 진짜인지 의심을 품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통증환자이기도 했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 한 편을 소개한다.

통증은 공백의 요소를 지니니/ 떠올릴 수조차 없다/ 그것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하루라도/ 그것이 존재하지 않은 적이 있었는지/ 통증엔 미래가 없고 그저 통증만이 존재할 뿐/ 이 무한한 통증의 세계에 담긴 것은/ 과거의 통증, 느낄 수 있는 건/ 새로운 통증의 시간뿐.

만성질환은 결국엔 서로 다른 개개인의 인생 경험이 되는 것이고, 전자의 시는 삶의 일부가 된 통증을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나약한 파출소 부소장을 소개한다. 그는 만성 허리 통증으로 삶을 망쳐버린 20년 동안 통증을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정통 치료와 대체 치료를 받았다. 그는 가장 최악의 허리 통증은 살면서 지금까지 가장 아팠던 치통, 두통 혹은 복통보다도 훨씬 더 고통스럽고 무시무시했다. 하지만 어떤 치료법도 통증을 완전히 없애진 못했다. 그는 통증이 시작되길 기다려 초기 징후를 찾으려 애썼다. 초기 징후를 빠르게 인지해 통증이 점점 퍼지고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려고 애썼다.

통증은 사람을 위축되게 만들고 고립시키며 자신의 통증이 심각하다는 걸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 그리고 질병은 자신감과 성격까지 바꿔놓는다고 책은 말한다.

2. 삶이라는 고통, 그 악순환 속에서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대부분 우리와 마찬가지로 매일 삶과 분투하며 조용하고 평범하게 살아간다. 기쁨처럼 고통 역시 내면에 일어나는 사소하고 단순한 감정이다. 질병이나 삶 역시 대단할 것 하나 없다. 하지만 다른 형태의 불행과 더불어 질병은 때론 열정과 인간의 조건에 관한 인식을 일깨우며 삶의 의욕을 고취시킨다. 게다가 일부 만성질환자들에게는 통증과 고통이 질환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삶에 더 가깝다. 인생의 어둡고 끔찍한 면을 부정하고 싶지만 이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인류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역사가처럼, 치유자와 환자 가족 역시 환자의 증상과 질병의 이면에 숨어 있는, 특히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호소하는 고통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3. 문제는 몸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장에서는 신경쇠약을 말하고 있는데 한 대목을 발췌해 본다.

-예민한 성향을 지닌 사람은 성공하기 위해 생각하고 일하며 노력한다. 그는 자기 자신과 삶을 극한으로 내몰며 신경 회로를 압박한다. 과부하에 걸린 배터리처럼, 혹은 신들의 불을 훔치려고 너무 높은 곳에 올라가려다 힘을 다 소진해 버린 프로메테우스처럼, 그의 전력 시스템은 무너지고 불꽃을 튀기며 여러 증상을 일으키다 마침내 신경쇠약이란 결과를 낳는다.

저자는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신경쇠약을 비롯한 기타 질병들은 종교적 범주를 벗어나 오늘 날 대중과 전문 의료진 모두가 스트레스라고 부르는 개념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신경쇠약은 20세기 초 북미에서의 역할과 유사한 역할을 현대 중국 사회에서 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신경쇠약은 공인받지 못하거나 심한 경우 정서적 문제이거나 정신질환으로 치부될 수 있는 개인적 혹은 사회적 고통이 신체적으로 표현되는 것이라 믿는 신체 질환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중국사회에서 정신질환은 강력한 낙인이 되는데, 서구 사회가 정신질환에 부여하는 낙인과 달리 환자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신질환이 있는 집안은 대대로 도덕적이지 못하며 체질이 허약하다는 오명을 쓴다는 것이다. 자녀들을 결혼시키는 것은 물론 지역 사회에서가족의 지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 책의 중심 주제이자 치료에 문제가 되는 한 가지 원인이 따로 있는데, 바로 만성질환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주로 걱정하는 부분과 의사가 주로 우려하는 부분이 충돌할 가능성이라는 점이다.

4. 환자의 질병, 의사의 질환

저자는 의사가 간접적으로 환자의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고 말한다. “환자인 당신의 생각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치료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바로 의사인 나다. 내가 어떤 영향과 판단에 근거해 그런 결정을 내리는지 환자인 당신은 알 필요가 없다.”

이처럼 의사 중심적인 사고는 환자나 그 가족들이 오늘날 만성질환 치료의 일환으로 기대하고 원하는 돌봄의 형태와 점점 더 많은 충돌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환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야말로 질병의 핵심을 담고 있는 설명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어 그들의 설명은 의사가 이해하는 텍스트를 구성하며 나는 의사들에게 질병의 핵심을 담고 있는 환자의 이야기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환자의 요청 사항에 대한 의사의 대처가 매우 우려스러운 시기에 살고 있으나, 하지만 치료는 의사의 대처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질병에 대한 환자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그런데 의사들은 생물학적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주장하지만,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도 중요하나 의사라면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일반인과 전문가는 두 세계에 모두 발을 담그고 있던 의대생 시절, 처음으로 환자의 이야기를 환자의 언어로 직접 듣는다는 것에 대한 경외감과 고통 받는 환자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며 그들의 이야기를 아주 여성적으로 들었을 때로 돌아가야 한다. 이 방법이 환자의 질병 경험을 이해하고 실제로 활용하기에도 가장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5. 이해받지 못하는 환자들

긴 시간 병을 앓는 동안 건강도 아픔도 아닌 기쁜 마음으로 저를 대해 주었던 당신의 다정함이 저를 잊게 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헤어지고 나면 더는 제 마음에 당신이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렇지만 아픈 사람이 아프다는 말 외에 달리 무엇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병자는 자기 자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는 기쁨을 받을 수도, 줄 수도 없습니다. 그는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을 쫓고 있으며, 찰나의 편안함을 얻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피크 지방에 있습니다만, 제게 이곳의 경이로움과 산, , 동굴, 혹은 광산에 관한 이야기를 기대하진 마십시오. 당신에겐 그다지 만족스러운 이야기는 아닐테지만, 전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할 겁니다. 바로 지난 일주일 동안 제 천식의 고통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저자는 세뮤얼 존슨의 말을 인용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전한다. 다시 인류학자 린다 알렉산더의 말을 인용한다.

만성 신장질환 환자들을 위한 투석센터에서 근무한 자신의 경험을 통찰력 있게 써 내려간 에세이에서 영국의 그레고리 베이트슨의 사회관계 속 이중구조 개념을 인용해 의료진이 환자에게 모순적인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의료진은 우선 환자에게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태도를 버리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한다. 그런데 환자의 증상이 심각해지면 모든 걸 자신들의 손에 전적으로 맡기라고 하면서 환자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아서 증상이 악화되었다며 환자를 탓한다. 알렉산더는 여러 사례를 통해 이중구속이 환자들에게 불안감과 죄책감을 조성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방식은 효과적인 치료를 방해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자와 그 가족들의 사기를 떨어뜨려 질병의 만성화를 초래할 수 있다

책에서 만성질환은, 우리 삶이 저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이듯, 각양각색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질병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그 내용에 초점을 맞춰선 안 되고

사례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대신 질병 서사가 전부 다르므로 질병에 의미가 부여되는 방식, 의미를 만들어 내는 과정, 질병 의미를 결정하고 그 의미에 따라 결정되는 사회적 상황과 심리적 반응 등 질병 의미의 구조를 연구해야한다고 주장한다.

6. 뮌하우젠 증후군, 거짓으로 질병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저자는 로버트 버튼의 글을 인용했다. 상처받은 영혼을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 두려움, 슬픔, 분노, 비탄, 고통, 공포, 우울, 끔찍함, 지루함……. 이것으론 충분치 않다. 한참 부족하다. 어떠한 언어로도 이것을 설명할 수 없으며, 어떠한 감정도 이를 담아낼 수 없다. 그야말로 지옥의 전형인 셈이다.

책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스스로 병을 유도하는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는 소수의 병자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행동은 환상적인 모험담을 꾸며내기로 유명했던 뮌하우젠 남작의 이름을 따 뮌하우젠 증후군(실제로 안앓는 병이 없음에도 아프다고 거짓말을 일삼거나 자해를 하여 타인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정신질환)이라고 불리며, 현대 정신의학 용어로는 인위성 질병이라고 한다고 밝히고 있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인위성 질병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질병은 어둡고 강렬하며, 치료도 힘들고 단순히 질병에 대한 인지적 혹은 정서적 반응으로 재해석해서도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위성 질병의 각 사례는 우리 내면의 깊은 균열, 무시무시한 고통의 경험을 재현하려 하는 상처 입은 영혼의 존재를 드러내는데, 우울, 불안, 죄책감, 분노라는 단어로는 질병 경험을 만들어 내고 악화시키는 마음 깊숙한 곳의 저기 파괴적인 힘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평상시엔 숨겨져 있어 본인조차 잘 모르는 독특한 성격 요인이 삶을 지옥으로, 그리고 질병을 삶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7. 병이 없는데도 병에 걸렸다고 믿는 인간들

책에서는 의미상 건강염려증은 질환이 없는 질환으로 현대 정신의학애서 건강염려증은 증상이 없다는 의학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질병공포증이 지속되는 만성적 상태로 정의된다고 밝힌다.

한 예로 어니 스프링거는 38살의 미혼 남성으로 14개월 동안 자신이 대장암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으며 1차 진료 의사에게 20번 넘게 상담을 받았다. 어니는 제가 암에 걸리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제 말은 100퍼센트 확신할 수 있느냐는 거냐며 불안해 했다.걱정을 달고 사는 남자인 경우에도 건강염려증 환자가 아니라고 우겨대며 자신의 건강에 염려한다.

저자는 건강염려증은 치료가 매우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고 정의한다. 의사와 환자 가족이 자신의 부족함과 실패감을 덜어내고자 환자에 대해 농담을 던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는데, 환자의 질환뿐 아니라 의사나 그 가족의 반응도 일종의 모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치료 관계에서 모방은 모욕감과 거부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과도한 걱정은 환자에게 불필요한 입원과 값비싼 검사와 위험한 치료를 부추기고 모든 면에서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러니를 감지하는 감각을 유지함으로써 치료 시 느끼는 무력감과 분노를 막을 수 없다고 고백한다. 우리가 논의한 여러 가지 아이러니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건강염려증 환자와 그 가족들과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건 만성질환이 장애로 이어지는 확률을 낮추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8. 우리의 질병이 죽음으로 향할 때

저자는 질병이 우리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삶과 관련된 귀중한 교훈 한 가지는 언젠가 우리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응하는 태도하고 말한다. 여러 번 만성질환을 보편적인 인간의 조건에 관한 완고한 진리이자 윤리적 메시지로 언급해 왔다며 죽음은 복잡한 현실이고 간단하게 한 가지 정답으로 정리할 수도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작가 고든 스튜어트를 일례로 들었다. 그는 3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암으로 사망했다. 가족 주치의인 엘리엇은 6개월 동안 만나주며 그의 통증과 다른 증상들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고든 : 선생님, 전 이제 죽는 거죠? 그렇죠?

의사 : , 그렇습니다.

고든 : 정원을 보니 햇빛이 비치고 있네요. 다음 주 아니 내일이라도 지금처럼 밝고 아름다운 볕이 들겠지만 전 이곳에 없을 거란 사실을 알아요. (중략) 선생님. 전 갈 준비가 된 것 같아요, 할 수 있다면 지금 떠나고 싶어요.

엘리엇 의사는 고든의 죽음은 참 괜찮은 죽음이었다. 마지막까지 맑은 정신을 유지하였고 강인하고 기개 높은 청년이었으며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자기다움을 지키다 세상을 떠났다고 말하면서 자신도 고든과 같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자는 곧 죽을 거라는 망상 때문에 맞게 되는 죽음의 예도 들었고, 자신이 죽어가는 것을 애써 모른 체하며 맞는 죽음의 예도 들었다.

9. 치유자들

저자는 의사 8명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프란츠는 처방전을 쓰는 건 쉽지만 사람들과 소통하는 건 어렵다고 말한다. 브라이스는 의사로서 나는 무력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공감하는 것이 얼마나 진이 빠지고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환자보다도 훨씬 더 외롭고 무력했으며 더 공포에 질려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만성환자를 돌보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고 신체 기능상 미미한 문제가 장애로 커지는 일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채 갖가지 치료를 계획하면서 느끼는 좌절감은 의사를 환자만큼 지치게 한다. 급성질환 치료와 만성질환의 악화라는 응급 상황에 굉장히 중요한 의사의 강박적 책임감은 장기간에 걸쳐 만성적인 짜증과 정신적 탈진을 일으킬 수 있다. 반복된 치료 실패는 의사의 능력을 시험하게 되고, 결국 시간이 흐르고 실패 경험이 늘어날수록 의사의 자신감은 위태로워진다. 불확실성과 일관성 부족, 두려움, 상실감, 분노, 이 모든 문제들을 잘 보여준다. 이 액에 나오는 사례들이 의사들이 직면하는 문제들을 잘 보여준다. 의사와 환자, 혹은 의사와 환자가족 간 궁합이 좋지 않거나 제도적 환경으로 그렇게 되면 문제는 더 커진다고 말한다.

10. 만성질환자 치료 방법에 대하여

저자는 치료과정에서 더 논의해야 할 한 가지 요소가 있는데, 바로 환자의 가족에 대한 지원이며 만성질환은 거의 항상 가족과 다른 가까운 인간관계에 영향을 끼치는데 실제로 그 영향력이 매우 심각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질환은 개인이라는 하나의 유기체 안에서만 유효할 수 있으나 질병은 환자의 사회적 관계까지 포함한다. 저자는 사기 저하와 두려움이 환자에게만 국한하는 경우가 드물고 환자 가족들도 환자의 만성질환이 기존의 갈등을 악화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갈등까지 만들어 내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환자와 마찬가지로 가족들에게 의사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세심하게 살피는 데다 실력까지 뛰어나다는 깨달음만큼 위안이 되는 건 없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사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도 다름 사람의 슬픔에 충분히 공감하며 그를 도울 수 있을까 반문하며, 아마도 이 지혜를 터득하는 길은 실제로 질병을 경험하거나 진료를 해보는 방법 외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11. 질병이 질환이 되어버릴 때

책은 질병은 환자와 그 가족, 더 넓게는 사회가 환자의 증상과 장애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으며 어떻게 이에 대응하며 살아가는 지 나타낸다. 질환은 의사의 관점에서 보는 문제이다, 생물학적 구조나 기능상의 변화만을 일컫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질병의 결과는 사람마다 다르며, 어떤 이는 삶에서 아주 잠깐 불편을 겪는 정도이지만 어떤 사람은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는데, 이들의 증세가 호전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어떤 질병은 신체 기능을 절망적인 수준으로 떨어뜨려 환자를 거의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다고 말한다.

<정리 송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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