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당공천제 폐지도 좋지만 민생투어가 더 급선무다
황주홍 강진군수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는 이 시대의 가장 추악한 악법이라고 전제하고 그 폐지 운동을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다. 그래서 지난 11일에는 300여명의 군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초공천폐지 강진본부 출범식을 가졌다. 기초공천폐지운동의 골자는 국회의원에게 그 화살이 겨누어져 있다. 말이 정당공천이지 사실은 국회의원 1인 공천제도이며 거대한 액수의 검은 돈이 공천대가로 오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인 주민의 손발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국회의원 수발들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고, 정당의 온갖 정치행사에 강요당하며 당비와 정치헌금 납부를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해당 국회의원이 들으면 당연히 어안이 벙벙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황주홍 군수가 국회의원들에게 날카로운 발톱을 내세우며 정당 공천제 폐지를 위한 행보를 아끼지 않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국회의원들이 기초공천 폐지 관련 법안을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황 군수의 이러한 명분 중에서 <말도 못하게 바쁜 기초단체대표들의 시간이 정당의 온갖 정치행사와 대회와 회의로 인해 이리저리 쪼개져나가고 있다>는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홍 군수가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시간투자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난 해 10월 경 군수 면담을 요청했을 때 1달 후로 면담시간을 잡은 비서진의 답변에 황 군수의 바쁜 일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황 군수는 어디까지나 강진의 군수이고 강진군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군민과의 대화는 물론 항상 열린 행정을 앞세워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다. 따라서 국회의원이 바쁜 군수에게 시간을 요구한다고 일침을 놓기에 앞서 정장공천제폐지로 인한 시간투자는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가 아닌가 싶다.
물론 정당공천제 폐지의 명분이 약하다는 뜻은 아니다. 작금에 경제가 어려워 아우성이고,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강진의 아들딸들은 구조조정에 휘말려 사느냐 죽느냐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행여 모가지라도 떨어지면 당장 삼시세끼라도 해결해 달라는 자식들의 전화를 받고 어떤 부모가 노심초사하지 않겠는가.
말하자면 어렵고 또 어려운 작금에 군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군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고통의 소리에 귀를 갖다대야 한다. 그리고 함께 눈물을 흘려야 한다. 그런 시간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당 공천제폐지를 위한 행보와 함께 오히려 더욱 많은 시간을 군민들을 위해 투자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군민들이 황 군수의 목소리에 박수를 치게 된다.
이삼현 군의회의장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의장이라면 당연히 민생현안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대안 제시를 위해 연구도 해야 하고 바른 비판을 위해 밤잠을 설쳐야 한다. 지금이 그럴 때이다. 그러나 동료의원들과 갈등을 초래하거나 부담 주는 정치적 행보로 인해 자의든 타의든 그 책임도 가져야한다고 볼 때 우리는 의장 또한 군민들의 목소리에도 더욱 신경써달라는 것이다. 출범식에 참석치 않은 군의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군정의 바른 비판보다도 동료간 정치적 대립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군민은 정치적 목소리도 좋지만 민생현안에 더 신경을 써 줄 것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군민들이 군수의 얼굴 쳐다보는 것에 눈길을 던지고 있는 것도 그만큼 군수의 권한이 막강하기도 하겠지만 살기가 너무 어렵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불황의 깊은 늪 속에서 몹시 허덕이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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