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주역사전
다산ꡔ주역사전ꡕ 무진본(1808)발간 2백주년 기념학술대회
연세대학교 강진다산 실학연구회에서 주최한 “다산, 주역 그리고 오늘”을 대주제로한 다산 ꡔ주역사전ꡕ 무진본(1808)발간 2백주년 기념학술대회가 도암면 다산수련원 1층 강의실에서 지난 11월 29일(토) 오후 3시부터 6시 30분까지 진행되었으며 저녁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집중토론으로 이루어졌다. 강진지역 다산 동우회 회원들 다수와 관심 있는 군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날 학술대회는 다산동우회 총무 박정상씨의 사회로 백영서 본원 원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토론좌장으로는 최영진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교수가 맡았으며 방 인 경북대 철학과 교수, 김영우 인제대 교양과 교수, 이창일 한중연 전임연구원이 발표를 하고 박연규 경기대 교양과 교수, 신원봉 영산대 학부대학 교수, 손흥철 다산재단 전임연구원, 장복동 전남대 철학과 연구교수, 임채우 국제뇌교육대학원 교수, 엄연석 태동고전연구소 연구교수가 각각 소주제 토론에 참여하였다. 이날 학술대회는 다산이 자연학에서 분리된 인문학의 관점에서 고대 생활세계의 모습을 기호 또는 상징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해석한 주역사전에 대해 오늘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본다는 취지 하에 기획되었다. 또한 다산역학을 오늘의 현실에 어떻게 적용하고 또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로 주제발표와 집중토론으로 진행되었다.
대주제: “다산, 주역 그리고 오늘”
1)발표: 방 인 경북대 철학과 교수
*주역사전의 기호학적 독해
다산주역철학은 기호론, 상징론과 합치하는 관점이 풍부하다. 현대 서구 기호학과 상징학의 선진적 출현이라는 의미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역학자들중에서 상수학자들은 의리학자들에 비해 상대저그로 ꡔ周易ꡕ의 기호적 본성에 부합되는 해석을 제출하였는데, 그것은 그들이 괘효사(卦爻辭)와 기호적 상징 사이에 상응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다산이 ꡔ주역사전ꡕ에서 4대방법론으로 활용하고 있는 推移, 爻變, 互體, 物象은 모두 상수학의 이론에 속한다. 다산의 관점에 대해 對蹠點에 선 인물은 명대 역학자 來知德이다. 다사은 상징의 의미가 실재로부터 도출된다고보는 관점에 입각하여, 상징은 현상적 존재에 대한 기호적 模寫物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내지덕의 卦情立象論에서는 상징은 상상력의 산물이기 때문에, 상은 실재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실재의 모사물로서의 상 개념은 퍼스(Charles Sanders Peirce)으 기호학체계에서의 유상(類像:icon)과 실재적 지시물(referent)의 관계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ꡔ易經ꡕ의 太極, 兩儀, 四象, 八卦 등의 기호(象)는 실재적 事態의 원상을 가장 그럴듯하게 재현해내는 모사물(像)일 뿐이지 실재 그 자체는 아니다. 필자는 다산의 ｢易論2ꡕ에 대한 분석을 통해, 모사된 기호가 갖는 기능적 역할을 분석하였는데, 특히 보드리야르(Baudrillard)가 제기한 시뮬라시옹/시뮬라크르의 개념을 다산의 역상론과 비교하였다. 보드리야르는 실재가 유사실재로 전환되는 과정을 ‘시뮬라시옹’(simulation)이라고 부르고, 모든 실재의 인위적인 대체물을 ‘시뮬라크르’(simulacre)라고 불렀다. ꡔ역경ꡕ의 기호체계는 현실의 대상을 모사함으로써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시뮬레이션 모형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易象도 역시 실재를 모사함으로써 만들어진 실재와 유사한 형태이며, 현실적 실재의 인위적 대체물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시뮬라크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드리야르에게 있어서 시뮬라크르는 거기에 상응되는 원본이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다산의 관점과는 차이점을 보인다. 다산은 역경의 기호는 실재에 대한 모사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거기에는 반드시 모사되는 대상으로서의 원본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필자는 제3章에서는 ꡔ주역ꡕ기호론의 특징이 범기호학주의(pan-semiotism)적 관점에 있다고 보고, 그러한 관점에서 다산역학이 상정하고 있는 기호계의 영역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다산역의 기호계는 上宰/자연/인간사회의 3영역으로 범주화될 수 있는데, 상재의 영역은 분명하게 기호화되지 않고 배후에 숨어 있다. 다산은 14辟卦/50衍卦를 ｢繫辭傳｣의 方以類棸/物以群分의 용어와 연계시켰는데, 필자는 그러한 용어의 구분ㅇ 자연계/인간사회라는 존재론적 영역의 구분에 상응된다고 보았다. ｢易論1｣의 분석을 통해서는 宋代의 소순에 맞서서 반신비주의적 관점을 펼치고 있는 다산의 관점을 설명하였다. 결국 문제는 어떻게 하면 기호의 본래적 의미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기호의 원제작자가 살았던 생활세계를 복원시키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기록해 놓은 괘효사들은 기호가 탄생했던 원래의 역사적 문화공간으로 될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해준다. 필자는 이러한 괘효사들에 대해 취했던 다산의 해석을 검토하면서, 다산의 해석이 갖는 타당성을 따져보고자 한 것이다.
토론1:박연규(경기대 교양과 교수)
방인교수는 이 논문의 여러 곳에서 주역 텍스트에 놓인 기호적 특성을 주장하고 있으며, 나아가 기호에는 실체적인 의미가 부여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러한 주장으로 미루어 봐서도 다산은 기호가 갖는 신비성이나 실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양 자체에 어떤 실체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음양은 음과 양이 기호적 관계에서 그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퍼스의 기호학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의’ 기호에 대한 연구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종류의 기호들이 어떻게 서로 관계하는가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 있어서는 아이콘이나 인덱스, 상징 모두가 기호이다. 어떤 특정한 것만이 기호가 아니라 모든 것이 정도나 역할의 차이를 드러내면서 기호로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다산은 주역의 괘를 개념으로 이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 이해하려는 기호학자의 일면을 보여준다. 비록 지나치게 명확한 사실과 사건을 지정하려고 하지만 괘의 물적 이미지를 제시하려 하고 괘의 개념적 실체를 부정하는 것은 상당히 닮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다산이 괘의 해석을 자유롭게 하도록 내 버려두지는 않는 듯하다. 이 지점에서 그가 현대적 의미에서의 기호학자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일반적인 기호학자들의 꿈은 세상을 기호로 보려고 하는 것이며, 퍼스와 같은 기호학자에게 있어 그것은 서양철학의 난제인 대상과 관념의 이원론적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기저로 작용하게 된다.
방인교수는 다산 주역을 기호학으로 읽으면서 다른 일반 기호학자들과는 다른 관점 하나를 드러내고 있다. 즉 기호학의 기능이 역사를 읽어내는 방법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비록 다산의 저서 자체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지만 그의 주역관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사설을 통해 기호의 소박한 실재를 들여다 보려하고 재현의 중요성과 철학함에 있어 경험적이고 확실함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려고 한다. 평자는 주역 괘를 기호학적 실재론이라는 맥락에서 일관되게 주장해오고 있는데, 즉 실재하는 것조차 기호로 보려는 태도이다. 다산이나 방인교수는 적어도 실재하는 것은 기호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이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바란다.
토론2: 신원봉(영산대 학부대학 교수)
다산 여학은 조선조 역학사의 최고봉으로 쳐도 무방할 듯하다. 비단 한국 뿐 아니라 중국의 역학사에서도 이만한 족적을 남긴 사람이 드물다고 생각된다. 다산 역학의 정수는 뭐니해도 괘효사를 상수적 관점에서 치밀하게 해석해 낸 점이다. 오랫동안 잊혀져 왔던 효변설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추이 등의 관점을 결합시켜 일관된 체계에 입각해 한 구절의 효사도 애매하게 남겨두지 않고 명쾌히 해석했다.
연구자도 지적했듯이 다산 ꡔ주역사전ꡕ의 핵심은 물상-추이-효변-물상설로서 어느 것한 象을 위주로 한 상수역학의 영역이 아닌 것이 없다. 따라서 다산 역학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기호주의적 패러다임을 활용한 것은 다산역학으 이해하는 또 다른 시각이 될 수 있을 듯해 무척 흥미롭다. 연구자는 오랫동안 다산 역학을 연구한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알고 있다. 논평자도 논문을 읽어가면서 그 동안 다산역학으로 쌓여진 연구자의 공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연구자의 의도는 아마도 다산의 상징기호 해석 타당성을 원제작자가 기술환, 당시의 생활세계를 얼마나 정확하게 해석해 냈느냐 하는 것을 통해 확인하려 한듯하다. 만약 그렇다면 괘효사를 통해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어냈느냐에 따라 기호의 본래적 의미에 대한 해석의 충실도가 판가름난다는 의미가 된다. 연구자는 상기 다산의 해석을 검토하면서 다산의 견해가 비교적 정확했다는 점을 들어 다산의 기호해석이 비교적 본래의 원본과 합치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 듯하다. 하지만 평자가 보기엔 상기 다산의 논거는 象의 해석과 무관한 것으로, 다산의 상징적 기호 해석의 타당성을 보장해 주는 것으로 보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한 듯하다.
2)발표: 김영우 인제대 인간환경미래연구원 전임교수
*다산역학의 두 차원:종교성과 윤리성
상제는 다산의 철학체계 속에서 종교적 경건성과 인륜적 질서를 확보하는 기초가 된다. 현대 한국 종교와 두 차원의 비교연구를 통해 한국적 종교윤리를 탐구해 본다.
다산은 1805년 봄 다산초당에서 가까운 백련사에서 아암을 만난다. 이때 아암은 정이천의 ꡔ역전ꡕ과 소강절의 상수역은 물론 주자의 ꡔ주역본의ꡕ, ꡔ역학계몽ꡕ에 대해서 의심할 바 없이 다 이해하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아암은 ꡔ역학계몽ꡕ에 대해서는 통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역리에 밝던 아암도 ‘건괘 초구가 무엇인가?라는 다산의 질문 한마디에 20년 ꡔ주역ꡕ공부가 헛된 것임을 고백하고 만다. 아암은 초구라고 한 것은 ’구(九)라는 숫자가 양수의 극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으나 다산이 ’그러면 왜 곤(坤)은 초십(初十)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다시 묻자 더 이상 대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송대 역학의 이론에 대해서 정통함을 자임하면서도 ꡔ주역ꡕ 경문의 첫 구절조차 해석하지 못한다는 사실 그것이 다산이 파악한 당시 역학자들의 문제였다. 경문의 한 글자 뜻도 모르면서 역이라고 하면 심오한 철리를 쉽게 늘어놓는 역학자들에게 다산은 ’건초구‘의 뜻부터 새겨보라고 말한다.
토론1:손흥철(다산재단 전임연구원)
김영우 선생님의 이 논문은 조선후기 한국학을 대표하는 다산 정약용선생의 역작인 ꡔ주역사전ꡕ에 대한 총괄적 의미를 조명하였다. 김선생님은 이 논문의 문제를 “역의 기원과 변천 과정에 대한 다산의 인식과 다산 윤리론에 대한 고찰로부터 여러 의문에 대한 답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논의의 결과에 대하여 “역학과 윤리론이 모두 상제천의 존재에 대해 강조하고 있으면서도 실상 상제천의 모습이 적극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다산이 비록 ꡔ천주실의ꡕ를 일고 천(天)을 리(理)로 해석하는 것에는 반대하였지만 유배 이후 다산의 경학에서 상제는 기독교에서와 같은 계시의 존재로서도 개인의 인격 성숙을 위한 기도의 대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다산의 역학에만 한정하여 보면 다산의 경학은 상제에 대한 믿음과 같은 신앙적 태도보다는 유가적 지식인으로서의 윤리적 실천과 경세에 대한 관심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토론2: 장복동(전남대 철학과 연구교수)
1) “ꡔ주역사전ꡕ은 내가 하늘의 도움을 받아 지은 글이다. 결코 사람의 힘으로 통할 수 있거나 지혜와 생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 마음을 두어 깊이 생각하여 오묘한 뜻을 모두 통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의 자손이나 친구가 될 것이니, 그런 사람이 천년에 한 번 나오더라도 배 이상 정을 쏟아 사랑하고 소중하게 대할 것이다.”
이 글은 정약용이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ꡔ주역사전ꡕ에 대한 자신의 심회를 토론한 것으로 ‘하늘의 도움을 받아 지은 글’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학문적 자긍심이 물씬 묻어난다. 정약용은 강진에 유배된 뒤 1803년부터 ꡔ주역ꡕ연구를 시작하여 네 차례에 걸쳐 고쳐 쓴 끝에 1808년 ꡔ주역사전ꡕ을 완성하였다. 이런 점에서 ꡔ주역사전ꡕ은 육경사서로 대표되는 그의 주석서 가운데서도 유배지에서의 실존적 고뇌를 학문적으로 승화시킨 대표적인 저술이라 할 수 있다.
2) 김영우 선생(이하 필자)의 글은 ꡔ주역사전ꡕ과 ꡔ역학서언ꡕ을 중심 텍스트로 삼아 다산 역학의 저변을 흐르는 특성을 종교성과 윤리성이라는 두 차원에서 접근하고, “상제에 대한 믿음과 같은 신앙적 태도보다는 유가적 지식인으로서의 윤리적 실천과 경세에 대한 관심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맺고 있다. 평자는 필자의 접근방법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몇 가지 논점에 질문을 제기하고 소박한 의견을 덧붙임으로써 평자의 의무를 대신하고자 한다.
3)발표: 이창일 한중연 전임연구원 한국철학박사
*현대 한국역학사에서 다산역학의 영향과 발전상에 대한 일고
전통 성리학적 관점과 대조되는 다산의 종교학적 관점이 현대인에게 있어 무술적 관점이 아닌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학문으로서의 발전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고전에 토대를 둔 국학 연구의 두 방향은 지성사적 연구와 미래 전망적 연구로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산학의 경우도 예외가 없으며, 다산학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다산 역학의 연구 방향 역시 이러한 두 측면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 동안 다산 역학에 대한 연구들은 지성사적 연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성사적 연구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역학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다산 역학의 내부 구조가 가진 특성을 구명하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른바 역리사법과 같은 독창적인 주역해석의 한 방법론 혹은 해석학을 제시하고 있는 다산학의 경우에 있어서는 이러한 지성사적 접근이 유효한 연구 결과를 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다산이 제시한 주역 해석학의 독창성은 이전 시기의 다양한 주역 해석학들에 대한 변별성에 의해서만 정당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글에서 논의하려는 것은 이러한 지성사적 연구 방향은 아니다. “오늘”이라는 주제는 다산역이 가진 현재적 의미와 함께 미래 전망적 의의를 검토하기 위한 주제어이기 때문이다.
미래 전망적 연구는 실제로 보통의 연구에서 지성사적 연구 방법과 분리되지 않고 쓰이기도 하지만, 이 연구방법은 주로 다산 역학의 내부적 특성을 검토하기 보다는, 다산 역학이 지금 현재의 전체적 삶의 구조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를 검토하는 것이며, 이런 의미가 미래에 어떤 의의를 가진 결과를 산출할 수 있을까를 검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성사적 방법이 다산 역학의 안으로 향해있다면, 미래 전망적 방법은 다산 역학의 내부를 벗어나서, 그것이 외부적인 환경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를 검토하는 대자적 연구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산역학과 오늘”이라는 논제는 다산역학이 역학의 l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라는 특성들의 추출이나, 그 밖의 역학해석들과 변별성에 특별히 주목하지 않는다. 그 대신 다산역학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떠한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 올지를 검토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 다산역의 미래 전망적 연구와 그에 대한 비판적 검토는 다산역학을 포함하는 역학 그 자체에 대한 현재적 위상에 대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지하다시피, 이 글의 일차적 독자들은 역학전문가들이며 특히 다산역학의 전문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문밖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전문가집단들 혹은 역학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역의 현재적 위상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이 사람들은 문안사람들이며, 역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더불어 지난 시절 역의 찬란한 위상을 인정하던지, 지금의 역학의 위상이 높지 않더라도, 최소한 그것의 심오한 의미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지 다시 발휘될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의 관점에서 문의 안팎사람들을 불문하고 역학의 위사은 그리 내세울 것이 없는 처지에 놓여있는 것처럼 보인다.
학술토론회 다산, 주역 그리고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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