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의 날
강진 119안전센터 김미향씨를 만나다
지난 9일(일)은 소방의 날이다. 강진 119안전센터에서 재난과 안전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는 김미향씨(39)를 만나 119 구급 구조의 역할에 대해서 알아본다. 간호자자격증과 응급구조사1급자격증, 사회복지사2급 자격을 갖추고 있는 김미향씨는 98년 3월부터 강진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강진119안전센터에서는 전남도청 상황실로부터 지령이 내려오면 출동준비를 한다. 먼저 지령서의 내용을 검토하여 사고 종류별로 순간 응급처치 기호를 파악하고 환자와 통화를 시도한다. 따라서 현장도착까지 계속 환자나 가족과 통화를 나누는 것이 첫 응급처치의 중요한 과정이다. 신고 시 위치를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것이 사고자의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일이다. 출동 중에도 계속 전화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김미향씨는 이러한 구급활동 외에도 화재 시에 출동하여 호스 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대원들의 부상이나 환자발생시 응급처치를 담당한다. 또한 산학활동, 교통사고, 동물구조 벌짚제거 등을 한다. 독거노인의 경우 무선페이징시스템으로 지정된 독거노인은 위급상황 시 전화기의 119번을 누르면 자동 연결되어 도 본부상황실에 접수되어 지령이 내려온다. 이 외에도 월 2~3일간 봉사활동을 통해 독거노인을 방문하여 전기점검과 전화기 이상유무, 혈압 당뇨 등의 건강체크를 하고 있다.
-보람을 느낀 경우
몇 년 전 작천면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던 윤나리 학생은 당시 8세 가량이었는데 출동당시 화재로 인해 몸에 심한 화상을 입고 있었어요. 지금은 중학생쯤 되었을까 싶은데요. 작천면에서 강진의료원까지 화상치료를 다니기가 힘든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강진의료원으로 통원치료를 함께 다녀주며, 직원들과 함께 부엌 등도 개조해주고 김장도 담아 주는 일도 했었지요. 또한 여러 단체에서 도움을 주어 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많이 좋아졌다고 전해 들을 수 있었는데 매우 우울하고 어두워 보였는데 윤나리학생이 언젠가 보니 굉장히 밝아진 모습을 보며 참으로 보람을 느꼈습니다.
-안타까운 경우
* 성전에서 해남 옥천으로 길이 처음 생겼을 때였어요. 밤에 신고가 들어와서 가보니 4차선 도로에서 승용차가 완전 폐차지경이 되어 있었어요. 그 자동차는 처음 길을 잘 인식하지 못해 역주행을 한 경우였습니다. 자동차 문을 열어보니 앞좌석에 두 사람이 쓰러져 있고, 뒷좌석에 두 사람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네 명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는데 다시 한번 뒷좌석을 살펴보니 바닥에 마네킹 모양의 머리가 보였습니다. 처음엔 사람이 아니라 마네킹인줄 착각을 했을 정도였지요. 머리가 모두 불에 타고 정말 마네킹처럼 된 또 한사람이 발견돼 모두 다섯 명이 사망한 경우입니다.
*3년전쯤 마량항에서 신고가 들어와 출동했습니다. 사고자의 팔이 완전히 빠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고자는 배타는 사람이었는데 배의 끈을 잘못감아 자신의 손목부분이 감기면서 팔 전체가 빨려 들어간 것입니다. 어깨부터 팔뚝이 완전히 빠져 어깨에는 뼈만 뾰족뽀족 나와 있었던 상태로 빨리 병원으로 후송해야 했습니다. 빨리 연락을 취해 영암 덕진면에 있는 헬기를 불러 종합운동장에 대기시키고 환자를 급히 이송시켰습니다. 또한 빠진 팔에 아직 신경이 살아 있을지도 모르니 빨리 찾아서 싸오라고 했지요. 그러나 나중 찾아 싸온 팔을 펼쳐보니 팔은 이미 죽이 되어 있는 상태여서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농촌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일
* 농촌이다보니 농약 등을 마시는 사고가 많이 발생합니다. 청소년이나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신병고통 등이 힘겨워 쉽게 농약을 마시게 됩니다. 특히 크라목손 의 경우는 입에 대는 순간 목부터 뱃속까지 타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런 경우 위세척을 하지만 결국 며칠 고통만 받다 죽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경우 구급차가 가도 특별한 처치가 없습니다. 농약 등을 마셨을 때 목젖에 손을 넣어 무조건 토하게 하는 것과 빨리 병원으로 옮겨 위세척을 해야 생명을 건질 수 있지만, 거의 좋은 결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예방차원에서 농약 등은 잘 치워 두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수난사고가 드물어졌습니다. 예전에는 바닷가나 마을저수지 등에서 수난사고가 간간히 발생했어요. 군동 생동저수지에서 빠진 사람도 있었는데, 수난사고는 일단 출동을 해도 가보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입니다. 심폐소생술을 통해 호흡과 맥박이 없으면 거의 사망이지요. 사고가 발생되고 저희가 출동하는 시간대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빨리 출동한다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농번기에는 농기계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일할 욕심으로 밤늦게까지 작업하다가 경운기 등이 도로 갓길로 가다가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입니다. 야간 등 표시가 농기계사고 예방의 필수입니다. 또한 농번기에는 자동차도 도로 갓길에서는 주의를 해야 합니다. 경운기 운전미숙사고, 오토바이와 경운기 사고 등이 많으며 특히, 경운기 사고는 부상이 매우 심합니다.
*최근에는 돈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지난번엔 돈 때문에 자살하려고 복어를 먹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119구급차가 오는 것을 보고는 산으로 급히 올라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설득하고 사정사정해서 내려오게 하여 강진의료원으로 모시고 간 경우가 있었습니다.
* 경제난이나 다른 여러 요인으로 부부싸움이 많이 발생하여 가출하는 경우 종종 신고가 들어옵니다. 요즘은 위치추적 시스템이 되어 있어 핸드폰 소지 등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구급차의 출동은 쉽지 않은 점도 있습니다.
*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아서 종종 발생하는 일인가 싶은데요. 지난번 서성리에서 누가 죽었다고 가보라는 연락이 와서 출동했습니다. 그런데 가보니 곤히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또한 돌아가신 뒤 며칠이 지난 후 나중 발견되어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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