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았습니다>
강진군 대구면 수동리 청자촌 앞들에 모란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요즘 이곳 모란나무 가지에는 몽올몽올 작은 꽃봉오리가 솟아올라 터질 듯 잔뜩 맺혀있다. 온갖 봄꽃이 지천으로 화사하게 피어오른 봄날이지만 모란꽃은 아직 꽃망울을 터트리기에는 이른 시기다, 모란꽃은 날씨에 따라 피는 시기가 다소 차이가 있지만, 4월말 경에 주로 꽃을 활짝 피운다. 올해는 봄이 일러 조금 일찍 피울 듯 전망되고 있다.
청자촌 앞들에는 6년 전부터 강진군에서 집단적으로 조성한 모란재배 단지가 있다. 군에서 관리하는 모란단지가 있고, 당시 7농가가 보조사업과 자부담으로 시작한 모란단지다. 현재는 2농가만 남아있는 이곳 모란꽃 재배단지는 곧 화사한 봄의 절정을 꽃피울 기세다.
윤철현(57) 이승례(53) 부부의 모란농원은 얼마나 풀 관리를 잘했던지 풀 한포기가 없이 말끔하다. 6년 전 1,800평 논에 모란을 식재한 윤씨 부부는 당시 군에서 경관과 볼거리 및 소득증대 창출 목적으로 실시한 모란꽃 재배에 희망을 안고 동참했다. 그래서 이곳 모란농원을 나름대로 BMW농장이라고 불렀다. 부인 이승례씨는 “잘 키워서 차라도 BMW를 타자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불렀다”며 “그러나 막상 모란나무를 식재하고 관리하는 일 자체만도 쉽지 않다는 것을 엄청 느꼈다”고 말했다. 남편 윤철현씨는 한들농협에 근무하다 최근 강진남부농협 마량지점장으로 발령받아서 근무하고 있다. 그렇기에 모란꽃나무 관리는 부인 이승례씨의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009년 11월에 모란나무 만주를 식재하였는데, 8가지 색으로 다양하게 식재하여 꽃이 피기 시작하면 들판이 온통 화사하게 빛나서 그저 감탄사가 나온다는 윤씨 부부다.
그러나 들에서 나무를 관리한다는 일은 돌아서면 온통 일투성이다. 제일 어려운 일이 지금까지도 풀과의 전쟁이다. 또 나무에 저절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병에 대해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어떤 병인지 전혀 모르는 게 일쑤다. 따라서 농업기술센터에서 지도를 꾸준히 해주고 있고, 스스로 모란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6년을 지켜왔다. 그동안 농업기술센터 소개로 많은 분이 다녀가기도 했다. 특히 이곳 모란농원에는 8가지 색깔의 모란꽃이 있기 때문에 꽃이 피는 시기에 방송국에서 사진 찍어 방송자료로 쓰기도 했으며, 전 건설교통부장관이 다녀가는 등 농업기술센터에서 자연 윤씨 부부의 모란농원을 소개하고 그로인해 오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윤씨부부는 5년 이상을 키워온 모란나무에 애정이 짙게 묻어났다. 최근 모란뿌리가 약재로 쓰이고 있어 뿌리째 사러오는 사람들은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실재로 모란뿌리 값이 많이 올라 팔면 가격은 괜찮은 상황이다. 그러나 윤씨부부는 뿌리째 팔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약재로 쓰이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어디서든 꽃으로 예쁘게 피어 있는 나무가 되게 하고 싶어서 절대 뿌리로는 팔기 싫다”고 말했다. 그 외에는 모란나무를 찾는 수요가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느끼는 것이다.
들에 모란나무를 식재하여 관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계속해서 풀 관리, 병 관리 등을 하며 수익을 목적으로 정성껏 키웠지만, 사려는 사람보다 길가이다 보니 뽑아가는 사람도 있고, 그저 나무 한그루 얻어가려는 사람들도 보인다. 윤씨는 “사실 중간에 힘들어서 몇 번이고 파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기술센터에서 수요처가 생기고 돈이 된다며 절대로 팔지 말라고 해서 버텨왔다”며 “주변 분들은 진즉 약초 상에 팔아버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윤씨부부는 모란나무를 재배하면서 틈만 나면 이곳으로 달려 나와 관리해왔다. 어쩌다 모란나무를 사러오는 사람이 있으면, 팔아야 하는데 고지식한 남편 때문에 번번이 손님을 돌려보낸 적도 있다. 남편 윤씨는 모란나무 식재와 관리에 대해서 정확한 방법을 제시하다보면, 사러온 사람과 시기가 맞지 않은 경우도 발생하여, 예약해 놓고 오지 않는 사람도 있게 된다. 거기에 비해 부인 이씨는 나름대로 융통성 있게 모란나무의 생리에 대해서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는 형이다.
윤씨부부는 5년간 정성껏 키워온 모란나무가 해마다 꽃을 피울 때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다. 청자촌에 펼쳐진 또 하나의 경관조성이 바로 봄에 꽃을 피우는 모란꽃단지인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점이 아쉬운 것이다. 올해도 곧 8가지 모란꽃이 화사하게 들판을 물들여갈 모란농원에서 모란꽃말처럼 부귀와 영화를 간직하고 가면 좋겠다는 것이 윤씨부부의 마음이다. 모란농원에서는 모란나무를 화분으로 팔기도 하며, 분을 떠서 팔기도 한다. 가격은 3만~5만원까지다. (전화 010-6830-3422)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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