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읍 강남회관 조리장 김일숙여사
“한 식당에서만 23년 있어도 뉘가 안납니다”
강진읍 강남회관에서 조리장으로 일하는 김일숙(59) 여사는 이곳 식당에서 23년째 종사하고 있다. 주인도 아니고 식당종업원으로서 한 식당에서만 종사한다는 것이 쉽지 많은 않은 일일 듯하여 물어보니 간혹 다른 식당에서 제의가 들어왔으나 옮기지 않았다고 대답한다.
“너무 편하게 해주니까 계속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김 여사는 최근 설날에 발을 삐끗하여 이틀간을 쉬다보니 식당이 자꾸 눈에 아른거려 얼른 나왔다고 덧붙였다. 지금 나이로 봐서 한참 젊은 시절에 몸담아 강남회관에서 희로애락을 다해왔을 김 조리장이다.
말이 조리장이지 김 여사는 지금도 강남회관의 모든 일을 자기 일처럼 하는 분이다. 주방의 조리며 설거지며 홀서빙까지 닥치는 대로 하는 김여사는 이곳 식당이 집보다 더 편한 곳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젊었을 때부터 음식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김 여사는 어느 날 강남회관의 현 주인인 이순덕 여사로부터 식당을 차리면 도와 달라는 말을 듣고 시작부터 함께 하게 됐다. 식당일은 고되기도 하지만, 손님들의 비위를 맞추는 일 또한 중요한 일이다. 그렇게 한 식당에서만 지내다보니 김 여사의 손맛을 알고 찾아오는 손님도 있고, 친절하고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고자 오는 손님도 꽤 많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손맛이 좋고 일을 잘한다지만 고된 식당일이 만만치 않았는지 허리에 무리가 와서 7개월을 쉰 적도 있었다. “그런데 언니가 사람을 안구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나온 게 지금까지 있는데요 좀 수월한 식당으로 가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저를 너무 믿고 맡겨주니 떠날 수가 없었지요”라고 말했다. 주인 이순덕 여사 역시 “아무리 잘해준다는 사람이 와도 김일숙여사 만큼 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메뉴가 다양한 식당 일을 20여 년간 계속하다보니 때로는 허리가 너무 아프다는 김 여사다. 허리디스크를 입어 다리까지 땡겨와 힘든 적도 있었지만, 강남회관에만 오면 아픈 것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지금껏 있게 한 요인이기도 하다.
“일을 아무리 해도 뉘가 안납니다”라고 말하는 김 여사는 사람을 좋아하는 자신의 성격이 한 식당에서 오래있게 한 힘이지만, 중요한 요인은 언니 동생처럼 지내는 주인 이순덕 여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금도 내가 그만두면 식당을 그만둔다고 하니 제가 그만둘 수 없는 것이지요”라며 환한 웃음을 짓는 김일숙 여사는 강남회관의 변함없는 맛이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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