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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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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 중심의 이야기 민담 – 세상사는 정과 지혜

짐승도 오히려 그 허물을 듣기 싫어하는데 하물며 남이 모자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일이 맞는 일일까?

 

민담이 인류의 유아기부터 존재하였음은 가정이 아닌 사실이다. 그런데 민담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두고 19세기 이래 많은 연구가들이 연구와 논쟁을 거듭해 왔다. 현재의 결론은 민담의 발생 및 기원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자 기록이 없던 역사시대 이전의 일에 대해 단정을 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민담이 기록되기 시작한 역사시대 이후의 실상을 두고 말한다면, 아무래도 기록을 남긴 세계 4대문명 발생지를 민담 발생의 중심지로 떠올릴 수밖에 없다. 즉 바빌로니아나 이집트에서는 토판이나 파피루스 같은 기록매체를 통하여 45천 년 전의 이야기 자료를 남겼고, 이보다 시기적으로 다소 늦지만 인도나 중국 등에서는 23천 년 전의 자료를 남겼다. 물론 이들은 순수 민담이라기보다는 전설이나 신화에 근접한 자료들이지만, 그중에는 후대 민담들에 나타나는 많은 삽화나 모티프가 포함되어 있어, 기원적으로 전승 민담을 차용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가아총첩家兒寵妾

어떤 재상이 항상 말하였습니다.

"내가 영남 도백으로 있을 때에 집 아이가 한 기생첩을 사랑하였는데 내가 체차되어 돌아오는 것을 보고 함께 데리고 왔습니다. 수년이 지난 뒤에 스스로 꾸짖음을 얻은 줄 알고 창기를 두는 자는 이 어찌 사부士夫의 행실 일가 보냐, 하여 이에 쫓아 보내었더니 이미 쫓아낸 후에 내가 '그 여인이 떠 날 때에 여인이 무어라 말하더냐?' 물으니, '별로 다른 말이 없삽고 다못 말하되 이렇듯 수년 동안 건즐巾櫛을 받들어 오다가 문득 이러한 이별이 있으니 유유한 나의 회포를 무엇으로써 형언하리오.' 하며 운자를 불러 별장別章을 짓겠다기에 곧 군자를 불렀더니 여인이 가로되 어찌 반드시 군자君字만 부르는고 하고 이에 읊어 가로되

 

낙동강상초봉군洙東江上初逢君터니

보제원두우별군普濟院頭又別君이라

도화낙지홍무적桃花落地紅無跡하니

연월하시불억군烟月何時不憶君

 

낙동강 위에서 님을 만나고

보제 원두에서 님과 여위니

복사꽃도 지며는 자취 감춘데

어느 세월 어느 땐들 내님 잊으랴

 

이렇게 읊고 눈물을 흘리며 물러감에 내 그 시를 듣고 그의 결연히 죽을 것을 알고 사람을 보내어 불러오게 하였더니 이미 누암강樓岩江에 투신자살하고 말았던 뒤가 되어버렸습니다. 내 아들이 이로 인하여 병을 얻어 두어 달만에 죽었습니다. 내 또한 이 일이 있은 후로 때를 만나지 못하고 장차 늙어가니, 부자의 사이에 오히려 이러하거든 하물며 다른 이에게 가히 적원積怨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말했다.

 

 

노견영문老犬靈聞

 

어떤 나그네가 깊은 산속을 지나다가 날이 저물어 촌가에 투숙하였다. 다못 한 늙은 여편네가 그의 투숙을 허락하면서 말을 했다.

"이웃 마을에 푸닥거리가 있어 나를 청하여 와서 보라 하나 집안에 남정이 없는 고로 갈 생각이 있어도 가지 못했더니, 손님이 오셨으니 잠간 저의 집을 보살펴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

객이 이를 허락하였다. 늙은 할미가 갔는데 그 집의 늙은 개가 곧 웃방에 들어와서 빈 그릇을 이끌어다 놓고 겹쳐디디기 좋도록 한 다음, 그 위에 뛰어올라 실겅 위의 떡을 핥아먹었다. 밤이 깊은 뒤에 할미가 돌아와 손으로 실겅 위를 만지며 괴상하다고 하는데, 객이 그 연고를 물었더니 할미가 말했다.

"어제 내가 시루떡을 쪄서 이 실겅 위에다 얹어 두었소. 결단코 손님이 잡수실 리가 없고 찾아보아도 없으니, 어찌 괴이치 않으리오."

하니 스스로 생각하기를 그 일을 밝혀 말하기 거북하나 자기가 훔쳐 먹지 않았나 하는 허물을 면키 위하여 이에 그 자초지종의 본 바를 말하니 할미가 말하되

"물건이 오래되면 반드시 신이 붙는다더니 진실한 지고 그 말씀이어. 이 개가 이미 수십 년을 지낸 연고로 이렇게 흉측한 일을 하니, 내일 마땅히 개백정을 불러다가 처치 해야겠소."

한즉 개가 이 말을 듣고 나그네를 흘겨보며 독을 품는 눈치였다. 객이 마음에 몹시 두려워 다른 곳에 은신하여 옷과 이불을 그대로 깔아놓고 동정을 살피니, 얼마 후에 개가 방 가운데 들어와 사납게 옷을 깨물며 몸을 흔들어 독을 풍기며 오래 있다가 나갔다. 객이 모골이 송연하여 주인 할미를 깨워 일으킨 후에 개를 찾게 하였더니, 개는 이미 기진하여 죽어 넘어진지라, 객이 만나는 사람마다 매양 그 이야기를 일러 가로되

"짐승도 오히려 그 허물을 듣기 싫어하거든, 하물며 남이 모자라는 것을 털어 얘기할 수 있을까 보냐." 하였다.

 

 

권선징악勸善懲惡

허 서방이란 자가 탐심이 많고 또한 부지런하여 전혀 옳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아서 많은 재산을 벌었다. 때마침 밭갈이할 무렵이라 일군들을 지휘하여 쓰레기와 거름 등속을 소에 실어 내더니, 때마침 늙은 중이 떨어진 옷과 해진 짚신으로 문전에 이르러 밥을 빌어주기를 바랬다. 허 서방이 크게 노하여 말하 되

"내가 평생에 미워하는 자가 중과 여승이라 했다. 밭을 갈지 아니하며, 길쌈하지 않고 놀고 입고, 놀고 먹으니 그것은 백성의 좀이라, 네가 어찌 감히 나의 집에서 밥을 구하느뇨? "

하고 쇠붙이와 호미 등속으로 발우鉢盂 안에다 똥을 하나 그득 담아 주었다. 노승이 묵묵히 받아 가지고 돌아갔겠다. 그 이웃에 양 서방이란 자가 있어 집안은 비록 가난하나 성품이 본시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여 이를 보고 불상히 생각하고 말하되

"성인聖人은 한 줌 밤과 한 그릇 죽을 얻은 즉 살고 얻지 못하면 죽을지라도, 그를 불러 주면 행도行道 하는 이는 받지 아니하고, 그를 차면서 주면 걸인도 편안치 않는다 하니 이것은 또한 한 줌의 밥과 한 그릇의 죽에 비할 바가 아니니 그대는 어찌 받으리오? "

하니까,

"오직 존자께서 천한 자에게 주심에 오히려 감히 사필 말씀이 없거든, 하물며 산 승이 감히 높으신 어른께서 주심을 사양하리까? "

양 서방이 이에 발우를 달라해서 깨끗이 씻고 그곳에 공양을 담아 드리니, 스님 손을 합장하며 사례해 말하였다.

"시주의 후한 뜻을 무엇으로써 갚으리오. 나로 하여금 고요한 방에 있게 하여 나에게 짚을 주시고 인적을 통하지 않게 하시면, 마땅히 당신께 은혜 갚을 길이 있겠읍니다."

양 서방이 그 말대로 하여 베푸니, 잠시 지난 뒤에 노승이 양 서방을 부르거늘 들어가 본즉 돈이 방안에 그득하였다. 크게 놀라고 괴상히 여겨 비로소 그가 신승神僧 임을 알고 발 벗은 채로 뜰에 내려 묵묵히 치사하였다. 노승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되

"그대에게 오래 쌓은 선심이 있으니, 보은하는 이치가 마땅히 이와 같도다. 어찌 치사를 하지하리오. "

하고 이에 다시 말했다.

"명년 이날에 내 마땅히 다시 와서 그대가 반가이 만나리라."

하고 말을 마친 다음 지팡이를 휘두르며 사라져 갔다. 양 서방이 이로부터 가도家道가 점점 풍성해져 이웃 허 서방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허 서방이 괴이히 여겨 와서 그 치부의 술책을 묻는데, 양 서방이 그 경위를 말하니, 허 서방이 말하기를

"스님이 만약 다시 오시면 모름지기 나에게 알리라. "

"그렇게 합시다. "

하고 양 서방이 답했다.

그후 기약된 날에 이르러 노승이 과연 도착하니, 허 서방이 친히 맞이하여 집에 돌아가 성찬으로 대우하여, 엎드려 절하며 간청하여 말하되

"듣자 온즉 노존사께서 모래()를 단련하여 성금케 하는 신술이 있다하니 엎드려 원컨데 나를 위하여 시험해 주소서."

노승이 허락한즉 허 서방이 심히 기뻐하여 집을 정하고 사람을 물리쳐 양 서방이 한 것과 같이 하였더니, 이레를 겨우 지난 후에 문꼬리를 열고 본즉 스님은 간 곳이 없는었다. 허 서방이 가서 보니 허 서방과 똑같이 생긴 허 서방이 뛰어나와 허 서방을 발길로 차면서 말하되

"내 본시 이 집주인이라 네가 어떤 놈이냐? "

하거늘, 허 서방의 처자가 놀라 자세히 본즉 면목과 해동거지와 언어, 풍속이 조금도 진짜 허 서방과 다름없는지라, 진짜 허 서방과 가짜 허 서방이 서로 '이집 주인이 자기'라고 하여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는데 처자 권속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신에게 푸닥거리를 해도 듣지 않 게 되었다. 관가에 송사를 해도 관가에서 이를 가리지 못하는지라. 진짜 가짜의 두 허 서방이 싸우기를 길이 일삼았다. 그동안 쓴 돈과 낭비가 물과 불같아서 가산이 탕진되고 남음이 없는지라 하루는 노승이 다시 와서 허 서방에게 말했다.

"패악하여 들어오고 패악하여 나감은 이치의 상사라, 그대의 일생이 어질지 못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옳지 못함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니, 이미 그 많은 재산을 모으고도 오히려 족히 생각치 않고 더욱 그 패도를 행하니, 재앙이 어찌 발생치 않으랴."

얘기를 마치자 이에 지팡이를 들어 한 번 가짜 허 서방을 미니, 곧 그것은 소먹이 한 묶음으로 변했다. 노승이 섬돌을 내려 두어 걸음 걸어가매 별안간 그 자취가 없었다.

 

 

무매곡부無妹哭訃 

어떤 바보 원 하나가 있었다. 그가 바야흐로 동헌東軒에 올랐을 때였다. 마침 혐리刑吏가 그의 앞에 있었다. 별안간 방자房子 놈이 혐리에게

저의 누이가 세상을 방금 떠났답니다.”

하여 말미를 얻으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원은 자기의 누이의 부고訃告 인 줄 그릇 알고 한바 탕 목을 놓아 크게 울었다. 울음을 끝내 고는

그 병은 어떤 증세였으며, 운명은 며칠 날 하였단 말인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방자는

이 부고는 영감께 고하는 것이 아니옵고 혐리에게 통고하는 것입니다.”

하고 변명을하는 것이었다. 원이 그제야 눈물을 거두고 조용히 이르기를

다시금 생각해 본 즉, 난 과연 누이가 없구 먼.”

하는 것이었다. 여러 아전衙前들은 손으로 입을 덮고 가만히 웃었다.

 

 

정관웅

힐링코칭상담연구소장

시인칼럼니스트

강진고을신문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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