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국제법에 어긋나는 '북방한계선' 이대로 좋은가?
김현철(전 언론인)
------------------------------------------------
북한이 계속 문제를 삼아 시끄럽게 굴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 Northern Limit Line)은 이미 1975년 키신저 당시 미 국무장관이 "일방적으로 설정된 것이기에 국제 법에 위배된다. 북한의 선박과 항공기가 NLL 이남으로 넘어 온 사건을 한국 국방부는 이 해역에 대해 '영해'라는 용어를 씀으로써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주한미대사관과 유엔군사령부는 이 사건에 관련해 한국의 영해나 배타적 경계수역 내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한국 측 성명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음이 밝혀졌다.
당시 휴전을 결사반대하고 북진통일을 고집하던 이승만 대통령을 믿지 못해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은 북 보다 우위인 한국 해군이 북침을 못 하도록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에게 NLL을 만들라고 지시, 북한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NLL을 설정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2006년 7월 5일에 해제된 기밀문서에서 밝혀진 것으로 최근 미 블룸버그 통신이 취재했다.
그러나 그 후 북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한미 양국군은 북한군이 1953년부터 1990년에 이르는 근 40년 간 전혀 불만 없이 준수해 왔으므로 "NLL이 재협상 대상이 아니며 북한군의 NLL 침범 내지 도발 행위는 심각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엄밀히 따지자면 미국 고위 관리들이 인정했듯이 NLL은 '완충지대'로 북한 측과 합의 한 것이 아니라 주한 미군 사령관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해상봉쇄선"이다. 북의 남침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 '남방한계선'이 옳지 '북방한계선'이란 용어를 썼겠는가?
6.25 남침조차 "북침"으로, 또 11월 23일 연평도 포격도 "남한군의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는 억지를 쓰는 북한이라 상대하기조차 싫은 면이 없지 않지만, 현실은 냉혹한 것, 평화로운 대한민국에 북이 국지전 형태로라도 계속 귀찮게 굴어 시끄러워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날 것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 등에의 막대한 교역량은 대폭 감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과는 북보다는 남이 보다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북한의 서해상 도발이 발생할 때마다 쌍방은 전적으로 자기합리화를 고집해 왔다. 한국의 경우 정부(군사)당국조차 NLL이 국제법상 문제가 있는 것이기에 "영해 침범"이라고는 주장하지 않는데 일부 몰지각하고 선동적인 언론인, 평론가, 교수들이 아무런 사실인식의 근거도 없이 북한 해군함대의 "한국 영해 침범"이라고 선동해 왔다.
이러한 한국의 일부 언론인의 작태는 지난 냉전 반공주의, 반평화 군사독재 시대의 무책임성과 어용성과 경박성을 조금도 청산하지 못한 반공 선동주의를 그대로 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부분의 한국 국민은 60년간 길들여진 대로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또 북한공산도당이 저지른 악랄한 휴전협정 위반행위'로 단정하고 규탄한다. 이번 서해상 해군 충돌의 전체 과정을 통해서도 그러했다. 이러한 국민정서는 언제나 사건과 사태의 진상규명을 스스로 거부하는 위험한 고정관념이 아닐까?
남북한 간의 행위를 놓고 사태의 전모를 철두철미하게 검증해 보면 남북한 어느 한 쪽은 전적으로 결백하고 다른 쪽은 전적으로 위법자라는 식의 도식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동안 서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온 북한 해군 함정을 '남한을 공격하기 위한 영해침범'으로 신중치 못한 한국 언론이 대서특필 했다가 그 후 '북한의 어선을 보호할 목적'이었음을 정정 보도한 실례(한국일보 특종기사)도 있었고 또 북한 어선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어선들도 NLL을 넘어가서 어로행위를 한 침범 사례 또한 흔히 있는 사실로 알려져 왔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있는 서해 NLL에 전운이 감도는 이 때 '오기' 또는 '기 싸움'으로써 결과를 그르치기보다 지난 2007년 10월 2차 남북정상 회담 때 NLL 해역을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논의하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중단 되어 버린 '서해 평화를 위한 노력'을 다시 시작해서 다시는 NLL 때문에 남북 간 군사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 남북한 모두에 득이 되는 일이 아닐까?
신중치 못한 정부의 선택으로 만일 남북한 전쟁이 발발한다면 24시간 안에 남북한 군, 민 총 약 2백 40만이 또 1주일 안에 무려 6백만 명의 희생(한,미 군 당국 가상 전쟁 시뮬레이션)을 자초한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정권으로 기록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goeul.kr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