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백가(百家) ⑥

“강진의 명소 만들겠다”는 꿈을 위해

강진읍 서산리 윤윤섭씨의 황토방

아궁이의 은은한 온기··· 한숨 자고 나면 피로가 싹~

3평 남짓한 황토방은 그림 같은 집이다. 아무리 피곤해도 잠을 자고나면 피로가 싹 가시는 방. 누구나 그런 조그만 방을 갖고 싶은 갖고 싶을 것이다. 황토벽돌로 차근차근 쌓아 만든 원 모양의 황토방은 당연히 불을 때는 아궁이가 있어 그 맛이 은은하다. 더구나 방바닥을 바닥타이루(파키스탄제)로 깔아서 개운할 뿐 아니라 따뜻한 온도를 품고 있어 은근히 몸을 데운다.

이 집은 생활공간이 아닌 순전히 잠자리용이다. 손님이 오면 내놓기도 해서 사랑방 역할도 하고, 방문객 역시 황토방에서 맞이하기도 한다. 그만큼 자랑스럽다는 뜻도 담겨 있으리라.

“이 집은 매우 작지만 주변을 싸고 있는 정원은 꽤 넓습니다. 대지가 2천평에 길 건너에 단풍나무밭이 500평입니다. 이 집 하나를 위해 있는 셈이죠.”

윤윤섭씨는 청자촌에서 청자를 굽는 장인이다. 청우요 주인이 바로 그다. 그래서 정원 한쪽에는 대형 청자가 많이 눈에 띠기도 한다.

“제가 이 큰 평수의 집을 구입한 것은 강진입구이기도 하지만 강진의 명소를 만들고 싶어서였죠.”

그의 말을 듣고 보니 과연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돌 조형물이 무려 1천여 점이 주변에 늘어서 있기 때문이었다. 의자 형태의 조형물, 돌탑, 초가지붕 형태의 조형물, 남근석 등 엄청난 돌의 세계가 그 넓은 대지 위에 펼쳐져 있었다. 심지어 연못도 자연석으로 꾸며져 있는가하면 정각까지 갖춰진 거대한 돌의 정원이었다.

“이곳에 작업실을 짓고 전시관을 열 계획이죠. 그러려면 여기에 얼마나 투자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무도 더 심어야 하고 갖다놓은 돌도 제대로 놓아야 하고, 석축도 해야 하고······.”

엄청난 정원을 꾸며놓고도 아직 부족한 게 많다는 말이었다. 3평 짜리 황토방. 그 한 개 작은 집이 어마어마한 꿈을 펼치고 있는 셈이었다. 방이 작으므로 생각은 넓어질 수 있고, 방이 작으므로 더 넓은 곳을 볼 수 있기에 그는 황토방을 지은 것이 아니었을까. 송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