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진만햇발
세서절(칠석에서 백중까지의 절기)
윤형순(대구면 수동출신)
지금 세상이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다. 하늘과 땅 바다에서 별의별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삼한사온이 실종된 지 이미 오래다. 원래, 모내기는 남에서 북으로, 가을걷이는 북에서 남으로 그리고 꽃 소식은 남에서 북으로가 계절의 순리였다. 그러나 요즘은, 아열대 식종인 동백과 대나무가 서울에서 건재하고 진해에서 먼저 피어야 할 벚꽃이 여의도 윤중로에서 3일 먼저 만개하는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계절의 ‘룰’이 깨져 버린 것이다. 이것이 바로 Global hot(지구온난화) 현상이다. 북극의 만년빙하는 계속 녹아내리고 과학문명의 반대급부로 지구의 도처에서 각종공해와 환경오염 등으로 우리인간을 비롯한 동식물의 괴로운 비명소리가 우리의 귓전까지 울려 퍼지는 느낌이다. 이런 현상은 자업자득이라고나 할까? 우리 인간이 버린 만큼 되갚음을 당하는 천륜의 법칙이라고나 할까, 옛 성현과 조상들의 후덕하고 여유 있는 삶의 정서가 새삼 그립고 부럽게만 느껴진다. 지금, 농촌이 들녘에는 강열한 뙤약볕 아래 한창 벼 포기 자라는 소리가 바스락거리는 듯 하다. 이제 농사도 옛날처럼 상부상조하는 품앗이정신(두레정신)은 사라지고 농촌인구의 노령화로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내일 모래가 칠월칠석(음력7월7일)이다. 불현듯 옛날 보릿고개 시절의 칠석과 백중 때 우리네 어머님들께서 만들어주신 밀개떡 생각이나 어릴적 우리 농촌의 실상인 토막상식을 언급해보고자 한다. “세서절”이란? 칠석에서 백중까지(음7.7~7.15) 9일 동안의 기간을 말하며 이때가 벼농사의 배동받이 시기로 사실상 그 해의 벼농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때다. 다시 말해 농부가 그 해의농사를 끝내고 호미를 씻어 놓은다는 뜻으로 農夫洗鉏歲功成(농부가 호미를 씻으니 그 해의 농사가 성사되었도다)라고 노래 불렀다고 한다.(正易에서)
지금 세대는 1년 중 겨우 설날과 추석만 2대명절로 생각하고 야단법석을 떨며 교통대란을 겪지만 옛날에는 설. 추석. 정월대보름. 칠석과 백중을 4대명절로 꼽았으며 세서절에는, 필연코 돼지잡고. 막걸리 빚고. 밀개떡 만들어 이웃끼리 서로 나누어 먹으면서 그 해의 풍년농사를 기원했다는 우리 교유의 전통미덕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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