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정동 명당터
도암면 강정리 덕정동에 주인의 명당을 훔친 한 머슴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도암면 덕정동에 대지주인 윤씨일가가 살고 있었다. 윤씨는 부모님의 장지를 정하기 위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지관(풍수사)을 모셔왔다. 지관은 덕정동에 내려와 하루 동안 덕정동의 지형을 조사하느라 해가 지고 한참 지나서야 돌아왔다.
“어디, 좋은 명당이라도 발견하였는가요?”
“네, 아주 깜짝 놀랄만한 명당 한 군데 발견했지요.”
윤씨는 기대감을 가지고 바짝 마른 입술을 다시며 지관에게 그 위치를 물어봤다.
“제가 보고 온 곳이 명당이 맞다면 반드시 내일 새벽에 닭이 홰를 치면서 크게 울 것입니다.” 지관은 자기가 보아 둔 명당자리를 확신이라도 시켜주려는 듯 자신있게 말하며 위치를 윤시에게 넘겨주었다. 이제 윤씨는 명당에 장지를 마련하면 될 것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는 사람이 한명 있었는데, 윤씨 집안에서 일하고 있는 머슴이었다. 이 머슴은 주인에게 충성하는 우직한 성향 보다는 자신의 이득을 따질줄 아는 인물이었다. 그는 주인에게서 그 명당을 가로챌 계획을 짰다. 그날 밤, 주위에 깔린 어둠이 짙어지자 머슴은 몰래 집을 나가 지관이 가르쳐 준 명당자리에 썩은 달걀을 하나 묻어두고 왔다. 그 때문일까, 새벽에 닭은 홰를 칠 뿐, 울지 않았다. 잠을 거르고 몸을 뒤척이고 있던 윤씨는 몹시 실망하여 지관이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했다. 지관은 이게 무슨 일인이 의문을 가지며 억울해 했으나 윤씨가 들을리 없었고, 결국 얼굴만 붉히며 말다툼을 하여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윤씨는 저런 사람이 소개해준 명당자리가 대단할리 없다고 단정해버렸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달걀을 묻은 머슴이 부친상을 당했다. 머슴은 주인에게 부친상을 알리며 지난번 지관이 알려준 자리에 장지를 마련해달라고 간청했다. 윤씨는 머슴의 효성에 감탄하여 그 자리를 바로 내어주었다.
그 뒤 지관이 말한 것처럼, 이 자리가 정말 명당이었는지 머슴의 집안은 번영하기 시작했고, 머슴 대 뿐만이 아니라 후손들까지 그 번영을 누렸다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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