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들판 ]
- 조선대학교 초빙교수 김현태
갈비뼈 드러내놓은 논
가는 햇살 한 입 베어 물고
시간의 늪 흔들어 깨워
무늬 팽팽한 너울로
알록달록 풀어 놓은 흙 바닥
꾸득꾸득 매말라간다
눈 깊은 그리메가
빗금져 갈라진 들녁 에워싸
하늘아래 날 서 있고
어슬렁거리는 철새
긴 날개 펼쳐 날아 오르며
울음 풀어 합창 한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밤새운 바람이 땅위에 스러져
땅속 깊이 갈아 엎고서
물비늘 곧추 세운 채
여울물 구르는 소리 멀어져
하늘문에 외로움 매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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